정명훈지휘 베를린필(8일) 연주회 후기
http://to.goclassic.co.kr/concert/2910
지난주 유럽을 다녀왔습니다..

스케쥴을 잡다보니, 음악 여행 비슷하게 되었는데..파리오페라하우스를 시작으로, 베를린필, 런던로열 오페라하우스, 비인슈타츠오퍼 그리고 마지막으로 황금홀에서 비인필 연주까지..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건 아무래도 정명훈 샘이 지휘하는 베를린필 연주와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한 비인필연주 (멘델스존 이탈리아와 베를리오즈의 장엄미사 - 정말로 좋은 연주였습니다. 제가 게으르지 않다면 추가로 글을 올려 보겠습니다^^~~)가 될것 같습니다.

8-10일 3일간 Philharmonie 에서 있는 연주의 첫날, 8일(목)연주에 참석을 하였습니다. 3일 모두 sold out 된 연주회이면서, 아무래도 예전에(이번이 philharmonie 에는 4번째 가보았습니다) 비해서 동양분들(특히 곳곳에서 들리는 우리말 ^^~~)이 많이 보인 연주회였습니다.

총평을 먼저 하고 글을 적자면...평소의 정명훈 샘 모습답게 참 담담하고 당당하게 베를린필을 이끈다는 든든한 느낌이 드는 연주였습니다.

이날 연주곡목은 마탄의사수 서곡, 진은숙의 첼로 협주곡 그리고 후반부에 브람스 교향곡2번 으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느낌이 오다 시피, 사실 (진은숙 첼로협주곡을 제외하고) 두곡은 지휘자가 없어도 베를린필 연주로 잘 굴러갈(?) 듯한 곡이기에, 처음에는 오히려 이런 선곡보다 정명훈 샘이 좋아하는 프랑스 작곡가의 곡이 어떨까란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원래 2년전, 베를린필 지휘할려고 할때 선곡은 메시앙의 그리스도의 승천이었쟎아요~~). 하지만 이날 정명훈이 보여준 지휘는, 오히려 베를린필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탄탄하게 끌어가면서 내가 청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은 이런 것이란걸 자신있게 표현하는 연주였습니다.

평소처럼 자신있게 껑충껑중 포디움에 올라서서 바로 지휘봉을 올린후 시작된, 첫곡 마탄의 사수. 아무래도 시리즈 3연전(?)의 첫 출발이라서 그런지 조금은 어색한 느낌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느끼는 것이지만 정명훈 샘의 비트가 처음 접하는 연주자들에게는 빨라 보인다고나 해야 될까 ? 정확한 프레이징을 잡기에 애를 먹어 보이거든요. 그래서인지 첫음에서 나지막하면서도 중후하게 깔려주는 화음들이 깔끔하게 동시에 배출이 되어야 될건데, 마치 중구난방으로 흘어져 나오는 아쉬움 ?..하지만 단언컨데(!) 이날 연주의 흠이라면 바로 요 첫부분 밖에는 없다고 할수 없었습니다. 바로 이어지는 그 유명한 호른 멜로디 이후(-사실 연주자들이 착석할때, 호른파트에 Stefan Dohr 이라던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Sarah Willis 등이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는데- 누가 호른을 연주해도 완벽한 아름다움을 들려주더군요-), 폭풍처럼 몰아치는 합주부에서 부터는 누가 보아도 정명훈샘이 베를린필을 휘어 잡는 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가슴 뻥뚤리는 멋진 연주였습니다.

두번째 곡, 진은숙의 첼로 협주곡도 인상적이 었습니다. 반복해서 들어본 진은숙샘의 곡은 DVD로 출반된 오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베를린필 Digital concerthall 에 올려져 있는 "Akrostichon-Wortspiel (문자 퍼즐 ? 이라고 번역해야 되나요?)" 밖에는 없지만, 두곡다 현대음악 치고는(?) 친숙하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날 첼로 협주곡 역시, 마치 우리나라의 다듬이 소리를 연상시키는 도입부 부터 해서, 종종 우리의 징이나 꽹가리를 연상시키는 타악기의 울림까지, 몇번 들을수록 더 친숙한 느낌의 곡이겠다는, 그리고 참 괜챦은 곡이란 느낌이 드는 것이 었습니다. 거기다 평소 정명훈 - 진은숙 샘 두분이 종종 작업을 같이 하시니, 표현력이야 어떤 지휘자 보다도 더 좋을수 밖에 없겠죠. 거기다 더욱 놀라왔던 것은 이날 첼로 협연을 맡은 "Alban Gerhardt" 였는데요, 안내프로그램에 보면 예전에도 진은숙의 이 곡을 같이 연주는 했다고 되어 있지만, 정말로 기막히는(!) 난해한 이 곡을 몽땅 외워서 연주해 버렸다는...보는 우리가 안스러울 정도로 미친듯이 네줄을 날라다니는 손가락, 거기다 마치 첼로줄에 손이 베여 버리면 어쩌나 하는 안타까움이 묻어날 정도로, 글리산도는 왜 그리 많은지 ? 그런데도 정말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연습한듯..훌륭한 연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곡, 브람스의 교향곡2번

마치 그동안, 최고의 악기를 가져보지 못했던 한을 이번기회에 풀어버리려는 듯, 치밀하게 준비해온 정명훈샘의 모습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템포는 흔히 듣는 고전적 스타일의 안정적인 템포를 유지하면서, 음폭의 변화를 최대한 주면서 특유의 포인트 포인트에서 짧게 끊어버리는 스타일의 연주로 청중들에가 감동을 주더군요.. 그렇다고 특유의 목가적인 곡의 분위기를 헤치는 것은 아니고요.. 적당히 베를린필을 풀어주다가 조여주다가 하는 모습에서, 이제 인생의 후반부를 지나고 있는 정명훈 샘의 노련함이 돋보였습니다. 역시나 가장 좋았던 부분은 4악장이었습니다. 흔히 잘못 생각하기에 워낙 화려한 느낌의 4악장이기에 누구나 지휘해도 4악장 좋을것 같지만, 개인적인 생각에는 잘못 컨트롤 되는 브람스 2번의 4악장은 정말로 듣기에 곤욕인데요, 정명훈 샘은 첫소절의 약음부터 시작해서 피날레의 포르테까지 차분차분 음을 증폭시키면서, 흥분되지 않고 차분하게 템포를 끌어가면서 악장을 마무리 짓는 것이었습니다.

청중의 반응을 보면 그날 연주 성과를 알수 있는데, 무척이나 황홀한 청중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립박수와 환호로 이날 연주를 칭찬하는 것을 볼수가 있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적고는 놓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죄송하게도 정명훈 샘 스타일의 연주를 즐기지는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호호불호를 떠나서 앞으로 십수년간 과연 정명훈 샘 처럼 베를린필의 포디움에 설수 있는 한국 지휘자가 나올런지 걱정이 앞서는 연주였습니다. 마치 김연아 선수 은퇴후의 피켜스케이팅을 걱정하듯이..

어쨌거나 정명훈 샘님...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샘님이라도 계시니 이날 베를린 philharmonie 에서 목에 힘주고 홀을 걸어갈수가 있었습니다. 최근 수년간 조금 주춤하긴 하셨지만, 재도약 하셔서, 샘님의 스승님인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 처럼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인정받는 지휘자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사진. 첼로 협주곡 후 인사하는 첼리스트와 정명훈 샘)

작성 '14/05/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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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

후기 정말 감사드립니다. 안그래도 정마에님의 공연이 어땠는지 궁금했는데 자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저도 정마에님의 건승을 기대합니다.
덧. 얼마후 있는 말러 5번과 2번도 기대가 됩니다.

14/05/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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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

^^...감사드립니다..~~ 저도 말러2번 참석합니다^^~~2년전에 예당에서 정샘이 지휘하는 말러 2번에 감동을 받았었습니다..이번에도 같은 감동을 기대합니다..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14/05/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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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정말 좋은 리뷰입니다. 리뷰 작문의 성향이 어느정도는 비슷한 것 같아 같이 하지는 않았지만서도 그림이 그려지는 더욱 공감되는 리뷰입니다. 게르하르트는 서울시향과는 2번인가 협연을 하였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 진은숙샘의 작품도 있었던 것 같았고...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14/05/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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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

^^~~.. 감사합니다~~

14/05/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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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

정명훈 지휘자님~ 이후 베를린필 포디움이라.....구자범씨가 있지 않습니까??

14/05/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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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

^^~~. .기대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도 너무 독주자로만 고집하지 말고, 오케스트라 단원도 많고. 지휘에도 많이 저변이 넓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14/05/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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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제가 가장 하고픈 유럽의 음악여행을 하셨네요. 부럽기 그지 없습니다.브람스2번 4악장 베를린필의 관파트 특히 트럼펫의 포스가 전률을 느끼게 했을것 같습니다.올여름 8월9일 토요일에 비엔나에서 일박을 하는데 짧은 시간 이지만 그날 저녁에 볼만 한 공연정보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빈필은 그날 짤스부르크에서 공연이 있더군요.

14/05/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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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

7월말부터 8월까지 빈필은 몽땅 잘츠부르크를 지키고 있겠죠..~~.. 시간되신다면..오히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가보시는게 어떨까 하는데요...~~

14/05/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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