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http://to.goclassic.co.kr/concert/2776
서울시향이 프랑스 음악, 러시아 음악에 강점을 보인다는 것을 어제밤에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어제 정도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 연주라면 세계 무대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 없을 것 같습니다.
파비아노 객원 첼로수석이 연주가 끝난 후 스스로 고무되어 주연선 수석과 힘차게 악수하는 모습, 뒷쪽의 첼로연주자들과 하이파이브하는 모습..충분히 그럴만 했습니다.

2월 로제스트벤스키와의 교향곡 8번 연주에 이어 2012년 서울시향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에서 확실한 성과를 남겼습니다. 제가 보지 못했지만 올 6월의 10번, 내년 다시 로제와의 4번, 그리고 2010년 2월 에즈베리와의 7번..쇼스타코비치의 중요한 대규모 교향곡을 모두 커버하게 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쇼스타코비치 5번을 제대로 이해하는데는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Keeping score 영상물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기 전까지는 3악장을 지루하고 어두운 부분으로만 치부했었습니다. 쇼스타코비치가 오페라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므첸스크의 레이디맥베스"를 작곡한 이후 스탈린 체제에서 신변에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으나 교향곡 5번의 대성공으로 극복한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교향곡 5번에서 작곡가의 핵심적 메시지는 3악장에 담겨 있습니다.(4악장은 의도적으로 체제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작곡했습니다. 작곡가의 생존본능이 깔려 있는 셈입니다) 호른을 포함한 금관악기가 모두 쉬면서 현악과 목관, 타악기만 연주를 합니다. 특히 바이올린을 세부분으로 나누고(1바이올린을 두파트로, 그리고 2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도 두부분으로 나누는 아주 정교한 현악파트의 오케스트레이션이 백미입니다.

어제 정마에와 서울시향은 3악장을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멋지게 연주했습니다. 청중석에서 소음이 날까 두려울 정도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극도로 세밀한 트레몰로 등은 듣는 사람들의 집중력을 최고로 끌어올렸습니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10대의  베이스로도 3악장 후반부의 저현파트의  울부짖음에서 저역이 강렬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오디오시스템의 저역 표현능력 테스트하는데 가장 좋은 부분입니다) 피오바노와 주연선이 활약한 첼로파트의 소리는 계속 눈길이 갈 정도로 발군이었고, 비올라쪽도 음악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목관수석들도 모두 훌륭했고, 바티가 수석이 아닌 평단원으로 투입된 트럼펫파트는 4악장의 어려운 부분들을 멋지게 소화했습니다. 팀파니의 신들린 타격 역시 기대치를 충족시켰습니다. 브람스에서 최악이었던 호른파트는 쇼스타코비치에서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회복되었습니다.

12월 7일의 모짜르트 교향곡 41번과 레퀴엠 공연을 보지 못했지만, 지난 8월 트리스탄 이후 세차례의 서울시향 공연에서 아쉬웠던 것이 어제 쇼스타코비치 5번을 통해서 해소되었습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정마에가 서울시향과 많은 시간을 보낼텐데, 어제와 같은 집중력 있는 연주력이 유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합창석에서 듣기 거북한 목소리로 끝나자마자 포르테시모로 "브라보" 외친 분..꼭 그랬어야 할까요?
작성 '12/12/22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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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

그 관객 진짜 짜증났습니다. 잘난척 하는건가요??

12/1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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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

처음엔 음대출신인가 했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일본관객이나 평론가처럼.. 오버하는것 같에요. 므라빈스키나 첼리비다케,카라얀의 일본 음원(CD,녹음)들 보면 안다브라보가 꽤 많더라구요. / 오히려 매번 합창석에서 정명훈에게 멋지게 환호하는 브라보아저씨는 그렇게 하지는 않으시던데;;(어제도 오셨음) ㅋㅋ

12/12/2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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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감상문 정말 잘 읽었습니다. 어제 연주의 감흥과 디테일을 잘 묘사해주셔서 연주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매우 공감되는 글이네요.
저는교향곡 연주가 끝나고, 마치 쇼스타코비치를 만난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그간 낯설기만 했던 곡이 너무나 생생하고 가깝게 다가와 흥분되는 밤이었어요!
체제지향적인 곡으로 대성공을 거둔 5번이지만, 곡의 군데군데 묘하게 쇼스타코비치 본연의 메세지를 숨겨둔듯한 구성과 전개에 앞으로 쇼스타코비치 곡들이 새롭고도 친근하게 다가올것같은 소중한 연주회였어요

12/12/2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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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

일명 '안다브라보'를 외친 그 사람의 행동은 절대 '브라보'적으로 안보이더군요. 물론 쇼스타코비치 5번이 연주 후 잠시 여운을 느껴보아야 하는 곡은 아니지만 그래도 끝나기가 무섭게 브라보가 나왔어야만 하나 의문이 듭니다.

12/12/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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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

저는 심지어 그 '브라보'에 깜짝 놀라기까지 했습니다.

오랫만에 큰 만족감을 느낀 연주였는데,
마지막 음이 채 다 나오기도 전에
거칠고 큰 목소리로 고함이 터져나오는 바람에
화들짝 놀랐고, 한참이나 진정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케스트라가 피날레로 향해 가기 때문에
저도 호흡을 멈추고 숨죽이고 듣고 있었는데,
그 상태에서 갑자기 맥을 끊는 고함은
정말 폭력과도 같은 심각한 일격이었습니다.

어제는 가뜩이나 1층 관객석이 유난히 어수선했는데,
(제 앞의 커플 두 쌍은 공연 내내 대화를 나누고 애정 표현을 하더군요)
심지어 3악장의 가장 조용한 부분에서는
오른쪽 뒤에서 휴대폰이 울리기까지 했고요...

초대 공연의 불가피성은 이해하지만,
관객들의 지나친 무성의함은 좀 참기 힘들더군요.

12/12/2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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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2/12/2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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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

그 안다 브라보 한 색퀴에게 "ya-2-18-nom-아"를 해 주고 싶었습니다만 참았습니다.

12/12/2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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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여하간에 쇼스타콥 대단했습니다.

12/12/28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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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

언제 jangeast님의 감상문이 올라올까 기다린 1인 입니다. ㅎㅎ
잘 읽었고 감사합니다. 객원 악장에 대한 이야기가 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없어서 조큼 서운했습니다. ㅎㅎㅎㅎ

이번 연주회때 저는 정마에를 정면에서 볼수 있는 합창석 중앙에 앉았었습니다. 정말 많은 능력이 있으신분인데 암보 능력도 대단하심니다..
마지막에서 아마 이장면은 저 말고 아무도 못봤을꺼 같은데 마지막 중 마지막에서 큰북 주자와 팀파니 주자가 눈맞추면서 연주한 장면.. 와..
정말 최고였습니다. 와.. 진짜 장난 아니다 감동이야..하고 많은 생각들이 오가는데 갑자기 나온 브라보에 완전.. ㅠㅠ

12/12/2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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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

객원악장은 정보가 거의 없어서요. 4년전 베를린필 내한공연 때 합창석에서 브람스 4번 1악장의 마무리 팀파니 타격에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음량 밸런스는 조금 맞지 않지만 합창석에서만 실감할 수 있는 타악기나 금관악기의 강렬한 맛이 있습니다.

12/12/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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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

지나가다 주워들은 이야기인데... 객원악장은... 차기 악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분 중의 한분이시랍니다...

13/01/0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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