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대관령 국제 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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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대관령 국제 음악제

횡계니, 용평이니, 진부니 하는 대관령 언저리의 경관들이 좋아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는 그 곳을 다녀오곤 한다. 국내 어느 곳에 비해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에세이, 산문적 분위기가 좋아서다. 시적인 속초 양양언저리의 바다 경관들과는 또 다른 맛이 그 곳에는 있다. 특히 매년 여름 피서 철이면 열리는 대관령 국제 음악제가 있어 내게는 더욱 매력적인 곳이기도 하다. 동남아 여행? 웬만하면 나는 안 간다. 문학으로 비유하자면 非文들이 많아서다.

작년에 음악제를 관람하려고 개최 일에 임박하여 예매를 하려니 매진된 기억이 있어 올해는 아예 한 달 훨씬 전인 6월 초에 예매를 하여 연주자들의 손놀림을 볼 수 있는 앞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7월 29일 수요일.... 주말이 아니라 주중 공연으로 택한 것은 주말이면 화실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피해서다.

사정이 그러하다 보니 예매 전에 공연 내용을 알아보고 자시고 할 형편이 아니었다. 그리곤 으레 바흐나 비발디 아니면 베토벤, 브람스와 같은 친숙한 곡목들일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알펜시아 콘서트홀에 도착해보니 레퍼터리가 친숙한 클래식이 아닌 현대음악이라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리비에 메시앙’,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 낯선 작곡자에다 낯선 곡이 아닌가... 다른 요일의 연주곡들과는 달리 하필 오늘 수요일의 곡목은 현대음악이런가. 그것도 여름철 장삼이사 관광객들이 몰리는 피서지에서의 현대음악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미술을 하는 당사자지만 전위미술이란 장르자체를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나로서 음악권역 밖의 현대음악에까지 우호적인 박수를 보낸다고 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하는데... 아무튼 아쉬운 대로 연주 안내 팸플릿을 급히 훑어본 후 관람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2차대전, 나치수용소, 절망, 희망... 등등이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의 음악적 모티브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관람 도중 느닷없이 들려오는 포학한 굉음과 어린 아이 경기하듯 고요한 氣絶音... 그리곤 경쾌하게 들려오는 새소리의 반복 등이 절망적 포로수용소 생활을 하던 당시 메시앙의 심경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나름 해석을 했다.

벙어리 삼용이도 아니고, 아다다 아다다 식의, 어법을 무시한 미술행위를 현대미술이라 한다면 현대음악 역시, 아다다 아다다 식의, 어법을 상실한 농아들의 발성과 같은 음악행위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과 음악 공히 현대 예술이란 또 다른 어법을 모색하기 위한 교정과 치유의 과정에 놓여 있는 '아다다' 증상들이지 결코 아름다움의 완결은 아니라고 본다.

아무튼 이 번 여름휴가, 피아노의 굉음에 놀라고 바이올린의 기절음에 놀란 서늘한 하루였다. 내년 음악제를 또다시 기다린다.
작성 '15/07/30 2:04
se***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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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

이번에 꼭 가볼려고 작정하고 있었는데, 개인적인 일들이 여유가 없어서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다녀오신 감상문을 보니 무척 부럽습니다.
내년에는 꼭 가고야 말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합니다.
혹시 기회가 되면 내년에 대관령에서 번개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15/08/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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