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바흐솔리스텐서울의 b단조미사
http://to.goclassic.co.kr/concert/2971

 
과연 바흐의 대작 b단조미사는 당시에 어떠한 식으로 연주되었을까? 직접 타임머신을 타고 목격하지 않는 이상 그것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만 많은 연주자들의 노력으로 가능한 바로크 후기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세계 도처에서 이루어져왔고 지난 9월 8일에는 한국의 예술의 전당에서도 김선아 지휘의 바흐솔리스텐서울에 의해 이루어졌다.

 

비록 리프킨이나 패럿같은 파격적 최소편성은 아니었지만, 25명의 비교적 작은 규모로 독창자가 합창을 겸하는 콘체르티스트-리피에니스트 형식으로 라이프치히에서의 모습을 재현하려고 노력하였다. 더불어 테너의 독생(unigenite) 발음이나 합창의 동정(Virgine)발음에서 들리는 독일식 라틴어도 원전으로의 회귀 분위기를 더하였다.

 

합창은 주님을 부르는 키리에로 시작하였다. 특별히 여성들의 영롱하고 유미적인 울림이 좋았는데 상투스의 시작부분에서도 그 같은 상황이 재현되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치히의 합창단도 당시에 그러한 정제미가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고졸한 아름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되며 그렇다면 시작부의 Kyrie라는 단어는 더욱 간절한 절규가 배어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두번째곡인 소프라노 이중창에서는 음형이 매끄럽게 들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굳이 콘체르티스트-리피에니스트 형식을 따라야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었다.

 

주님의 찬란한 큰 영광을 노래하는 글로리아에서는 팀파니와 금관이 힘차게 가세했는데, 특히 바로크 트럼펫을 담당한 두 명의 외국인 여성주자가 인상적이었다. 다만, 주요한 부분에서 음정이탈이 들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제10곡에서는 앨토 독창자와 주고 받는 오보에의 역량이 두드러졌는데, 그 다음 곡에서의 튜바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휴식 후에 이어진 신앙고백에서는 단어상의 경중도가 아쉬웠다. 나는 믿는다는 Credo라는 중요한 단어가 그다지 부각되지 못했는데, 대신 세례를 믿는다는 콘피테오르에서는 테너파트가 칸투스 피르무스를 용기 있게 잘 소화해주었다. 조금 더 부각되어도 좋았을 뻔 했다.

 

베네딕투스를 담당한 테너의 독창도 청중들의 귀에 청명하게 파고 들었는데, 다만 허사인 qui의 파찰음에 필요이상의 에너지가 소비된 듯했다. 더욱이 바흐의 미사에서는 라틴어 원전과 달리 osanna를 발음하며 마찰을 줄이고 있는데 말이다. 오히려 강조를 하려면 그 문장 마지막에 대문자로 쓰여진 Domini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신의 어린양을 노래한 카운터 테너는 기존의 앨토와는 구별되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했는데, 다음에 이어진 합창에서 의미상의 경중도가 아쉬웠다. 갈구하는 동사 dona에 더 무게가 실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이러한 대작을 비교적 깔끔하게 복고한 것에 대해 바흐솔리스텐서울에 찬사를 보내며, 회수를 건넌 귤이 한라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주마가편으로 지적을 하자면, 보다 말끔한 멜리스마와 곡간의 균형 잡힌 완성도가 필요할 듯 하다. 또한 곡 전반에서 나타나는 성악파트의 기악화로 힘든 부분이 많겠지만 그래도 텍스트의 경중도 조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보며, 한발 더 나아가서 단체만의 어법을 추가해야 하는 고민도 주문해보고자 한다.

 

[금하]

 

작성 '15/09/12 10:02
zw***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링크 글 (Trackback) 받는 주소: 로그인 필요

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5/09/13 01:36
덧글에 댓글 달기    
0/1200byte
한 줄 덧글 달기
 
 1
 


내가 본 공연은 내가 평한다, 공연 후기는 이곳에
번호 글쓴이 제목 날짜 조회추천
2280oy*** '16/01/0829192
2279jo*** '15/12/2832265
2278gi*** '15/12/2032441
2277hy*** '15/12/1733354
2276ko*** '15/12/1137796
2275sa*** '15/12/0238085
2274sk*** '15/11/2929945
2273nt*** '15/11/243926 
2272ri*** '15/11/1927035
2271oy*** '15/11/1935779
2270yd*** '15/11/121890 
2269na*** '15/11/0123254
2268md*** '15/10/313029 
2267tu*** '15/10/2232285
2266er*** '15/10/221918 
2265sk*** '15/10/1734182
2264he*** '15/10/17341115
2263sk*** '15/10/1024251
2262sk*** '15/09/2031031
2261sa*** '15/09/1644525
2260zw*** '15/09/1230221
2259fr*** '15/08/3141695
2258zw*** '15/08/3126031
2257na*** '15/08/2131443
2256na*** '15/08/0228913
새 글 쓰기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마지막  
총 게시물: 2816 (7/113)  뒤로  앞으로  목록보기
Copyright © 1999-2019 고클래식 All rights reserved.
For more information, please contact us by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