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5 부천 필하모닉 말러 6번 연주회
http://to.goclassic.co.kr/concert/2972

  연주 곡목     :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서곡
                       말러 교향곡 6번 가단조 비극적
  지휘자         : 박영민
  연주 단체     :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날짜 및 장소 : 2015년 9월 15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부천 필하모닉에서 '박영민' 이라는 신임 지휘자의 지휘로,
  말러의 교향곡 6번을 연주회에 올린다고 해서 몇일전 급하게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사실 말러 교향곡 6번은 그동안의 음악생활중 한번도 실연으로는 들어본적이 없어서,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주중의 평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해서 연주회에 갔습니다.
 

  티켓팅을 할때부터 대음량의 소리가 쏟아져나올것 같다는 생각으로
  좀 멀치감치 뒷자리에 앉아서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부러 3층 중간자리를 예매했는데 결과적으로 저의 선택이 옳았던것 같습니다....^^
 

  이날의 첫곡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 서곡이었는데
  늦게 오는 직장인들을 배려하기위한 선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숨고르기 용으로 서곡을 연주하고 잠시 인터미션을 가진후
  막바로 이날의 메인곡인 말러 교향곡 6번을 시작하였습니다.
 

  첫 1악장에서 익숙한 행진곡풍의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딱~ 딱~ 들어맞는 금관악기 섹션들의 일치된 소리와
  나머지 현악주자들의 의도된 둔중한 울림은 저를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첫인상부터 '부천 필하모닉 단원들이 이곡을 위해 엄청나게 연습 했구나' 하는걸
  자연스레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부천 필하모닉의 힘찬 연주는
  넓은 예술의 전당안을 출발부터 과포화 상태의 꽉찬 음량으로 채워가며
  엄청난 소리의 정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짧지 않은 1악장이 언제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빨리 흘러가고
  잠시후 감미로운 2악장 안단테가 시작되었는데,
  소방울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목가적인 분위기는 정말로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혼 주자가 느린 솔로를 연주하는 부분에서
  다소 음이 불안정해지며 눈에 띄는 실수를 해서 듣는 이를 조마 조마 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정도 실수는 감수할 생각으로 온것이라 크게 구애받지 않고 집중하려고 애썼습니다.
 

  3악장은 약간 난삽한 음들이 많이 나오는 스케르초 악장이었는데,
  이악기 저악기가 번갈아 나오며 관악기들의 다채로운 활약이 제법 많았는데,
  1악장, 2악장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많이 지쳤는지,
  중간 중간 실수가 자주 발생해서 다소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의 전체 연주중에서 제일 산만하게 진행된 악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침내 요란한 마지막 4악장 피날레가 시작되었는데,
  일단 연속해서 정신없이 쏟아지는 그 엄청난 음향의 파도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연주자들이 각자의 음들을 정신없이 쏟아내다보니
  예술의 전당 홀안이 거의 한계상태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음향의 홍수를 이루었는데,
  마구 쏟아져나오는 음악 소리에 넋을 잃은채
  저는 눈을 감고 음악속에 파묻혀갔습니다.
 
  음악이 흐르는 중간 중간 몇차례 나무 망치의 강렬한 타격이 있었는데,
  그 소리에 솔직히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것처럼 묘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 간간히 터지는 팀파니의 엄청난 타격음 또한 장관이었고
  나무 회초리 같은 루테의 탁~ 탁~ 치는 소리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이 모든걸 듣고 있자니~
  말러는 정말 이 곡에서 현대 오케스트라가 연주할수있는 극한까지 몰아갔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수있었습니다.
  드디어 마지막 부분에선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부풀어질대로 부풀어져~
  온몸이 떨릴정도의 엄청난 소리가 무대로부터 쏟아져나왔는데,
  그 순간의 엄청난 오케스트라의 폭발음을 듣고 있으려니
  마치 하늘에서 내게 별 무리가 쏟아지는듯한 쾌감을 느낄수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체 교향곡의 연주가 끝난 후에
  저는 긴 한숨을 몰아쉬며 잠시동안 침묵의 시간을 가졌는데,
  다른 관객들도 다들 비슷했던지 음악이 끝나고도 몇초동안 정적이 유지되다가
  조금씩 박수소리가 나오더니 나중에는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날의 연주회를 총평하자면,
  중간 중간 세부적인 부분에서 앙상블이 흐트러지는등의 불안한 순간이 제법 있었지만
  지휘자가 그런 부분에서 당황하지 않고 곡의 흐름을 잘 콘트롤해서,
  전체 연주의 큰 줄기와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며 끝까지 작품을 끌고 가는 뚝심을 보여주었으며,
  그 덕에 말러 6번의 전체 모습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곡의 거대한 스케일을 제대로 즐길수있게 해준
  부천필 연주자들의 성실한 연주는 충분히 박수를 받을만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엄청난 정보가 쏟아져나오는 곡을 연주하려면
  연주자들 역시 에너지 소모가 심했을텐데,
  다들 연주회가 끝나고나서 기진맥진 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몇번의 커튼콜 이후 지휘자가 악장을 일으켜세우는 바람에
  이날의 음악회는 비로서 마무리가 되었는데,
  밤 바람을 맞으며 예술의 전당을 걸어나올때에,
  그동안 일상에서 받았던 모든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다 씻겨져 나간듯한 후련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말러 교향곡 6번의 연주회가 있으면 가급적 꼭 참석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이날 최선을 다해 연주해 준 부천 필하모닉 단원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의 박수를 보냅니다.

 

 

작성 '15/09/1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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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좋게 들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제게 어제 공연은 '(해머가 아니라) 휴대폰이 "운명의 세 번의 타격"을 가했던 말러 6번'이었습니다.

15/09/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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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

4악장 연주시 세번이나 울렸던 휴대폰메세지 알림소리 얘기시군요...저도 짜증이 났었는데 박영민 지휘자도 짜증을 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15/09/1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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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

저도 어제 공연을 봤습니다만, 부천 필은 참 열심히 하더군요. 군데군데 기량의 한계가 드러나는 부분들이 없진 않았지만 그들의 열정어린 연주에는 기꺼이 박수를 보냈습니다.
반면 지휘자는.... 제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말씀드립니다만, 솔직히 왜 다른 후보자들을 제쳐두고 이 사람이 부천 필의 상임이 되었는지 알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특별한 뭔가를 찾기는 힘든 그저그런 지휘였습니다. 해석은 딱 악보에 있는 것만 쫓아간 정도였고, 음악의 흐름이며 악절 사이의 이음새가 (특히 1악장에서는) 상당히 어색한 부분이 꽤 있었지요. 지휘자가 스코어 공부 이외에 딱히 말러 음악 특유의 어법에 대해 학술적인 공부를 안 한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구요...

15/09/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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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1악장의 이음매가 상당히 부실하더군요. 특히 1악장 제시부 반복은 이전에 쌓아올린 긴장감을 두세 배 증폭하고 심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 중차대한 대목에서 고삐를 늦추는 바람에 기존의 긴장감이 죄다 증발해 버렸고, 결과적으로 단순한 반복 이상의 것이 아니게 돼버렸지요. 그럴 거면 반복을 왜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헌데 졔시부에서 발전부로 넘어가는 대목마저도 똑같은 문제를 노정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답이 없었다고 할 밖에는;;

15/09/17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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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음... 저는 만족했던 사람인데, 티켓값이 10만원쯤 하는 공연이면 모를까, 그 가격에 그 정도 연주면 가성비는 충분히 좋은 연주 아닐까 싶습니다. 벨소리 해머는 짜증나긴 했지만요

15/09/16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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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글만 읽어도 6번 교향곡이 들려오네요. .

정말이지 오케스트라의 온갖 무공을 남김없이 휘둘러야 하는 심포닉 스펙터큘러~
신임지휘자가 일부러 이 6번을 택했다는건 참 여러가지 의도가 있지않았을까 생각도 합니다.

15/09/17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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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5/09/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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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5/09/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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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

물론 비싸지 않은 티켓이라 부담없이 가긴 했습니다만, 10년 전 멋지게 말러 사이클을 해냈던 부천필을 기억하고 있는 입장으로선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임헌정선생님의 카리스마도 그리웠고, 중견 연주자들이 대부분 보이시지 않던데 너무 젊어진 악단도 걱정스러웠습니다. 특히 목금관의 개개인의 실력은 너무 아쉬웠습니다.

물론 정명훈 지휘자 취임 연주회때 시향의 말러 1번도 굉장히 어수선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음악팬의 한 명으로서, 부디 부천필도 긴 시간을 두고 재도약해주길 기대합니다.

15/09/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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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정명훈 취임 때의 말러 1번은 정말. 극악의 수준이었죠. 그때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정말 지휘자의 역할이란 대단합니다.

15/09/21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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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

정명훈 취임 당시의 서울 시향과 임헌정 퇴임/박영민 취임 당시의 부천필은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서울 시향이야 정명훈이 처음부터 다시 쌓아올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부천필은 임헌정 선생이 이미 상당한 세월에 걸쳐서 악단만의 색깔과 앙상블을 완전히 정립하고 구축해놓은 상태이니까요. 임헌정 선생은 이미 "되어 있는" 오케스트라를 박영민 지휘자에게 고스란히 물려주었습니다. 그러니 박영민 지휘자는 그걸 이어가야 할 입장이지 "재도약"을 말할 정도로 침체되어 있거나 망가져있는 상황에서 악단을 넘겨받은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걸 이어갈 역량이 그에게 있느냐 하는 것이죠.

15/09/2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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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

네, 말씀하신대로입니다.
다만 그들의 영광의 모습을 기억하는 음악팬의 입장으로선, 저 연주에서의 부천필의 퍼포먼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것 뿐이지요.

15/10/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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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예전글보면서
글 남겨보는데요

글쎄요
임선생님은 그냥 그당시 아직 클래식이막 발전하려던
황무지 시대에 그나마 다른지휘자보다
공부를 한티가 나서 화려해보이는것이지

전 지금 박영민쌤이 더 잘 이끄시는것 같은데요

17/05/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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