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푸르니에 유니버설 컴플리트 레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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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erre Fournier : Complete Recordings on DG, Decca & Philips (25CD)

 

  유니버설 뮤직 산하의 DG, DECCA, PHILIPS 레이블로 발매됐었던 피에르 푸르니에의 음반들이 최근에 컴플리트 레코딩으로 묶여서 재발매됐다.

 총 25장 중에 11장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보유하지 않은 다른 음반들까지 모두 다 섭렵해 보고 싶어서 구입을 하게 되었다.

 다른 박스 세트들이 보통 해외 구매에 비해 국내 구매 가격이 훨씬 더 비싼 편인 경우가 많았지만 이 박스 세트는 할인 쿠폰을 이용하면 오히려 해외 구매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점도 구매 의욕을 자극하는 큰 장점 중의 하나였다.

 우선 외관부터 살펴보자면, 박스는 북릿과 음반들이 들어있는 안쪽의 박스가 바깥쪽의 박스를 모자처럼 덮어쓰고 있는 구조다. 그래서 음반장에서 꺼낼 때 밑을 받치지 않고 부주의하게 꺼내면 음반이 밑으로 떨어져 손상될 수도 있겠다는 기우도 들어서 차라리 가로로 밀어넣는 일반적인 구조로 하는 게 더 바람직해 보였다.

 그리고 낱장들을 담은 종이 케이스들은 오리지날 재킷 이미지를 쓰고 있어서 제작사의 정성이 돋보이는데 비교적 얇은 종이를 두겹으로 감싸 놓아서 좀 더 견고하고 특이하며 고급스럽게 보이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두 장으로 구성된 음반 네 아이템은 비교적 두꺼운, 일반적인 외겹의 종이 케이스에 담아 놓았는데 다행히 예전의 필립스 그레이트 피아니스트 시리즈처럼 수납구가 안쪽에 있지 않고 바깥쪽에 있어서 CD를 수납할 때 스크래치가 생기지 않게 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띄었지만 CD1과 CD2의 사이가 관통돼 있어서 음반을 빼려고 케이스를 벌릴 때 다른 쪽의 CD 일부가 CD를 빼는 쪽의 케이스로 들어와서 케이스를 성급하게 접다가 음반 파손의 우려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기우가 들기도 했다.

 또한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를 담아 놓은, 3장의 CD를 묶어 놓은 케이스도 수납이 불편한 구조라서 수납구가 좌우의 양쪽에 있는, 가운데의 CD는 수납할 때 주의하지 않으면 스크래치가 나기 쉽기 때문에 두 장과 세 장을 한 케이스에 묶어 놓은 음반들은 차라리 낱장으로 만드는 게 나았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러 번 사용하면 익숙해져서 큰 결점이 되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실용적인 견지에서의 만듦새에 대한 평가는 이 정도로 그치고 고전음악 애호가로서의 가장 중요한 관점인 "음질"에 대해서는 그리 예민하지 못한 청감으로나마 주관적인 평가를 해 보았다.

 우선 예전에 낱장의 오리지날스 시리즈로 발매된 바 있는, 랄로와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등을 담고 있는 음반과 켐프와 함께 연주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전곡은 OIBP 리마스터링이 되어 있고 굴다와 함께 연주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전곡은 오리지날 마스터 테이프를 이용했다는 오리지날 마스터스 시리즈의 음반이었는데 소리를 비교해 보니 차이는 미미하지만 다른 점이 발견되었다. 전자는 선이 가늘고 날카롭고 건조한 소리를 들려주지만 후자는 소리가 조금 퍼져서 나오는 느낌이 들어서 보유하고 있었던 음반들을 리마스터링하기 전의 구반의 마스터를 쓴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소리가 비교적 두텁게 들리면서도 부드럽고 풍성하고 따뜻하게 들려서 보다 더 LP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며 잔향이 좀 더 풍부해졌고 음장감이 확연히 나아졌다.

 일본 데카반으로 보유하고 있었던 박하우스와 함께 연주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전곡반과 비교해 보자면 거의 차이가 없었지만 좀 더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소리를 들려주는 부분이 미미하게나마 일부분 감지되었다.

 25장의 음반을 두 번씩 다 들어본 필자의 결론은 만듦새에 아쉬운 부분이 일부 있었지만 푸르니에의 음반을 상당수 가지고 있는 사람이더라도 충분히 들을 가치와 소장 가치가 있는, 여러모로 제작사의 정성과 첼로의 대가 피에르 푸르니에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 여실히 느껴지는 고충실도의 박스였다.

 이제는 CDP도 MP3 파일 청취를 지원하는 기기들이 널리 보급되고 있고 PC에 저장해 놓고 듣는, PC-FI로 듣는 파일들이 오히려 음질이 LP나 CD보다 더 나아지고 있어서 CD의 시대는 급격하게 저물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1980년대에 이미 도태됐어야 할 LP들이 근근히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가 최근에는 오히려 CD보다 비싼 고가에 거래되면서 소량씩이나마 생산을 재개하고 중고로도 활발히 유통되면서 복고의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보면 2020년대 이후의 가까운 미래에는 CD도 사양산업으로 밀려나 천대를 받다가 어느 시점에는 지금의 LP처럼 희귀성과 나름의 장점을 인정받아서 고귀한 대접을 받을 날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이 박스 세트의 구입을 통해서 강한 운궁과 남성적인 연주의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와는 대조적으로 일면 유약하고 여성적인 연주 경향을 보이면서도 우아하고 유려한 운궁의 첼리스트 피에르 푸르니에의 연주를 주의깊고 새삼스럽게 되새겨 들어보는 계기가 됐고 들어보지 못했었던 연주들도 보충해서 섭렵해 보는 여유와 감회에 젖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작성 '17/02/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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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물처럼 특정 장르 (교향곡-오페라)에 한정되지 않는, CD와 LP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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