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 레코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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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양한 오디오 시스템을 접할 기회가 꽤 있었습니다.
현대적인 하이파이는 물론 1930년대의 시스템으로 구성된 빈티지까지 다양한 시스템을 이용하여 레코드를 들어보았습니다.

스피커의 초기 형태를 가진 필드 스피커는 보통은 풀 레인지 형태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웨이나 3웨이로 구성하기도 하는데 구동을 위해 별도의 전원이 필요하고(이것은 유닛의 특성상 그렇다고 합니다.) 파워앰프의 출력은 기껏해야 2와트에서 3와트 정도의 소출력으로 댐핑이 거의 없는 순수한 음악 신호를 음압이 매우 높은 스피커 유닛을 이용하여 재생하는 시스템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만들어지는 궁극의(?) 시스템이라는 오디오 철학 강의를 듣고 왔네요.

하지만 이런 저출력 앰프를 사용하여 댐핑이 적은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에서는 요즘 만들어지는 고음질 디지털 소스들을 제대로 커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특히 빠른 반응속도가 필요한 음원의 사운드를 필드 스피커 시스템으로 들어보면 명료함과 신속한 다이내믹이 사라지고 흐리멍덩한 최악의 사운드가 만들어지더군요.

하지만 1957년 이전의 모노 녹음을 필드 스피커로 들어보니 정말 어떤 오디오 시스템에서도 느끼기 힘든 자연스러운 풍성함으로 가득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어 무척 좋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엠마누엘 포이어만이 연주한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프리츠 크라이슬러가 연주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엘비스 프레슬리가 노래하는 러브 미 텐더 같은 음악들 말이죠.

데카의 와이드밴드로 대표되는 1960년대의 레코드를 들어보니 하이파이 성향의 오디오에서보다는 초기형의 오디오에서 더 질감 있고 풍성한 사운드가 만들어졌습니다. 풀 레인지 유닛의 특성상 고음역이 억제되는 것도 13KHz로 제한된 레코드 커팅 능력과 맞물려서 고음역을 의도적으로 커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1960년대 데카의 대표적인 레코딩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주를 들어보니 이런 사운드의 특징이 진공관 오디오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는데 당시의 마이크 시스템들도 빠른 응답성보다는 자연스러운 어쿠스틱을 기록하는 방식이 아니었을까 추정해봅니다.

집에 돌아와서 서브로 구성해놓은 1626 싱글 앰프와 듀케인 풀 레인지의 조합으로 모노 시대와 1960년대의 스테레오 레코드를 들어보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부드럽고 낭랑하며, 촉촉하고 두툼합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는 레코드 컬렉션을 모노와 1960년대 프레스
그리고 1970년대 이후의 스테레오 프레스로 나누어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출력 진공관 싱글과 듀케인 풀 레인지의 조합으로 마르셀 마이어가 연주한 라모를 들으면서 아름다운 연주를 멋진 사운드로 만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성 '16/10/05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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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저는 이제 다시 모너럴 음반을 위한 별도의 시스템을 운용하기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확실히 녹음된 음원대체의 음질은 녹음당시의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서 재생할 때 가장 자연스러운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면에서 과거 아놀로그 음원을 cd화한 경우, 그 음질을 둘러싼 논쟁에서 그 기반이 된 오디오 시스템이 최신의 경향을 띨 경우에는 여러면에서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저도 묵은 빈티지 시스템에서 잔잔하게 울리는 모너럴 음반의 음악이 이 가을에 무척 그리워지네요.

16/10/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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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

모노 음반 자체는 그 시대 기술의 소산이니 그 자체를 업그레이드할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위의 예전 빈티지 시스템으로 재생된 소리를 들어보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생음의 정확성을 지향하는 요즘 하이엔드보다 더 왜곡된 저역과 고역 특성, 볼륨을 좀 올리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흐트러져서 소란스러운 음향에 실제 연주에서 느끼는 스피드와 에너지감은 물론 기대할 수가 없죠.
제가 안쓰럽다고 표현한 것은 듣기에 따라서는 그 풍성하고 편안한(?) 음이 최고의 음이라는 단정하는 분들을 볼 때입니다.
기본적으로 50년대에 생산한 포르쉐가 현 세대 포르쉐보다 주행 성능이 뛰어나다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16/10/06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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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

근데 자동차 산업과 달리 오디오 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데,,,,공감합니다. 디지털 기술 말고는 앰프, 스피커가 뭐 발달 하는 소지가 있어야 말이죠.

16/10/0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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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저도 현재 빈티지 오디오는 포기했지만, 그것은 소리의 질 때문이 아니라 유지관리의 문제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현대의 하이앤드에 올인하지도 않는 것은 제가 듣는 음반 중의 상당수가 예전 녹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 하이앤드에서 나오는 모너럴 녹음의 옛날 연주를 들으면, 연미복 입고 판소리 듣는것 같아서 그 맛이 나질 않더군요. 마치 멸균소독된 공간에서 장갑끼고 옛날 유물 살피는 그런 느낌이라까요? 기호성이 따르는 취미의 영역에서 안스럽기는 이장면도 만만치 않죠.

16/10/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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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앗! 제가 관심있어하는 분야입니다. 모노럴 시대의 재생,,,
우선 전 하이브리드로 접근하려합니다

(1) 웨스턴 계열은,,,일단 밀도감이 부족하고

(2) 275시대는 저역 응답속도가 느려서 토스카니니나 기타등등 연주자들에겐 한계가 있을거 같구요

(3) MC20에다 8기통 현대 진공관파워를 물려보면 어떨까,,,요즘 그 생각에 빠져 있습니다

16/10/0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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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원대한 계획을 세우셔야 할 것 같습니당;;;

16/10/0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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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물처럼 특정 장르 (교향곡-오페라)에 한정되지 않는, CD와 LP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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