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코 마이나르디 - 첼로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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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잊혀져가고 있는 첼리스트 중의 한 사람인 엔리코 마이나르디 (1887~1976)의 작품집이다.

 다큐멘츠의 다른 음반들처럼 10CD로 구성된 이 박스에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첼리스트였었던 엔리코 마이나르디의 명연주들이 알뜰히 담겨져 있다.

 14CD로 구성된, 국내 라이센스반인 엔리코 마이나르디 컴플리트 DG 레코딩이 한때 화제를 집중시키며 발매된 적이 있었지만 이 박스에는 10장의 음반에 많은 녹음이 집약되어 수록돼 있다.

 라이센스반에서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베를린 필/프리츠 레만 협연이었지만 이 음반에서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오이겐 요훔 협연인 것이 다르다.

 그리고 라이센스반에만 있는 녹음은 오렐 니콜레가 연주한 타르티니의 플루트 협주곡, 볼프강 슈나이더한이 연주한 타르티니의 바이올린 협주곡,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와 루돌프 바움가르트너가 연주한 타르티니의 신포니아, 그리고 CD13에 수록돼 있는 소품들뿐이다.

 반면에 다큐멘츠반에만 수록돼 있는 연주는 상기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과 힌데미트의 첼로 협주곡, 마르첼로의 첼로 소나타, 말리피에로의 첼로 협주곡,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제1, 2번과 보케리니의 첼로 소나타 제1, 6번, 피체티와 슈만의 첼로 협주곡, 드뷔시의 첼로 소나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키호테, 게오르그 쿨렌캄프와 협연한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 등이다.

 솔직히 이 음반을 접하기 전에는 마이나르디의 연주는 파일로 들어봤을 뿐이지 그리 큰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었고 호기심만 가볍게 일어나는 정도였었다.

 그러나 음반으로 들어보니 잘 알려진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과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전곡,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전곡,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도 인상에 깊이 남는 연주였었지만 주로 1950년대 모노럴 레코딩인 이 음반의 다른 연주들에 비해 가장 이른 시기인 1933년의 녹음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키호테처럼 깊고 명확한 인상을 남긴 연주는 없었다.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이 관현악을 맡고 작곡가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지휘한 자작자연반인데 주인공인 돈 키호테는 마이나르디의 첼로가 맡고 그의 충실한 하인인 산초 판자는 게오르그 크니에슈타트의 비올라가 맡았다. 실내악곡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독주 악기들의 소리가 정교하고 섬세하게 부각된 이 연주는 곡상이 명확히 전달되는 모노럴 레코딩 시대의 역사적인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세르반테스 원작의 감동을 수십년 전에 소설로 처음 접하고나서 그 몇년 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연극으로 접한 감동이 지금, 이 표제음악의 연주에서 가장 크게 되살아난 것이다. 그 원인은 작곡가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자작자연이었다는 점과 독주 악기들이 부각된 탁월한 녹음과 리마스터링, 그리고 엔리코 마이나르디의 뛰어난 연주에 있다고 본다.

 아날로그 스테레오 레코딩을 듣거나 디지탈 스테레오 레코딩을 듣다가 모노럴 레코딩을 들으면 아무리 리마스터링이 잘 된 연주라고 하더라도 답답한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입체적인 느낌의 스테레오 레코딩이 아니라 평면적인 느낌의 모노럴 레코딩은 소리를 완벽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여유를 가지고 머나먼 과거의 녹음에 귀를 기울여 보면 그곳에는 분명히 연주와 녹음 기술이 발전한 현재와 다르고 우월한 면이 분명히 있다. 작곡가가 살던 시대와 가까운 시대 또는 동시대의 공감과 친근한 경외심, 추상적인 이해가 아닌 구체적인 이해가 그 낡고 어눌한 연주 속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아르투르 슈나벨의 베토벤이나 슈베르트, 파블로 카잘스의 바흐, 부쉬 사중주단의 베토벤이 전해주는 감동은 리마스터링의 왜곡된 전달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크다. 그 명작의 명연주들을 이해하기에는 벅찬 노릇이지만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폄훼하고 말기에는 고전 음악의 세계는 너무나 넓고도 깊다.

 

 

작성 '18/08/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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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이 전집 음반 저도 구매했습니다.
소장 가치 많습니다.
음질도 들을만 합니다.
가성비 엄청납니다.^^

18/08/2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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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

네, 그렇습니다.
다큐멘츠의 10CD반들, 거의 다 모노럴 레코딩이라고 해서 허투루 보기에는 소장가치가 큰 게 많은데 국내에서는 품절 상태인 게 많죠.

18/08/21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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