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LP]디 스테파노를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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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태어나기를 시칠리아에서 났으니 나폴리와 남부 이탈리아의 뜨겁고 환한 햇살이 가득한 '나폴리 민요'의 그 서정과 방언이 포함된 이탈리아어의 억양마저도 모두 그의 것이 될 수 밖에 없는 조건을 갖추었던 가수 쥬세페 디 스테파노(Giuseppe di Stefano)...

2차 대전이 끝난 직후 모든 것이 어수선하던 시기에 빗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베리스모적인 영화들이 주는 신선함처럼 미청년이었던 디 스테파노는 화려하게 등장하였습니다. 밀라노에서 배우고 레지오 에밀리아 시립극장에서 데뷔한 그는 감미로운 미성과 아름다운 용모, 그리고 수려한 매너로 해서 곧장 밀라노 라 스칼라와 로마를 점령하고 1948년에는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가극장까지 밟게 되었습니다.

그가 마리아 칼라스와 함께 남겼던 일련의 오페라들 - 도니제티의 '루치아',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레온카발로의 '이 팔리아치', 벨리니의 '청교도', 푸치니의 '라 보엠',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등 - 은 EMI의 유산으로 남게 되었으며, 목소리가 리리코에서 드라마티코로 바뀌고 나서 다소 부진하였지만 그때를 전후해서 내놓았던 그의 고향의 노래 '나폴리 민요집' 들은 그 어떤 유명한 이탈리아의 가수들것보다도 더 정감이 와닿는 것이었지요...

어릴적 집에 쥬세페 디 스테파노가 모터보트를 타고 손을 흔들며 노래하는 음반이 있었습니다...그 속에는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아는 '돌아오라 소렌토로' '무정한 마음' 등이 수록되어 있어서 그의 잘 생긴 모습과 더불어 마음 속에 각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들은 '푸니쿨리, 푸니쿨라'나 '마레키아레' 외에는 우리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나폴리 민요들이지만, 그 정감은 훨씬 더 짙어서 오히려 이 음반을 더 자주 듣게 됩니다.

사실, 쥬세페 디 스테파노가 강도에게 상해를 당하여 식물인간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야 알았습니다. 다른 이탈리아 가수들은 나이가 들어도 한번씩 무대에 나와 비록 떨리고 깨끗하게 다 올라가지 않는 음성이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었는데, 쥬세페 디 스테파노는 안보인다고 속으로는 투덜거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오랜 시간 힘든 이생의 연장선상을 지나 앨범 자켓의 배경에 보이는, 저 멀리 밝고 아름다운 시칠리아의 푸른 하늘에서 평안히 쉬고 계시겠지요? 늦게나마 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 음반 정보 : ANGEL(U.S.A) 36102
 - Giuseppe di Stefano Tenor / G. M. Guarino / Orch.

(( 음반에 수록된 곡들 ))

 = SIDE A =

* Funiculi', funicula'
* Marechiare
* Luna nova
* Mamma mia, che vo' sape'?
* Torna!
* Carmela
* Guapparia

 = SIDE B =

* Mandulinata a Napule
* I' m'arricordo'e Napule
* Pecche'
* Anema e core
* Me so'mbriacato'e sole
* Nisciuno po' sape'
* Vurria


 = 2008. 3. 10
작성 '08/03/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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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

며칠전 명연주 명음반에서 스테파노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오페라 아리아라든지 이런음악은 평소 잘안듣게 되는데 스테파노라는 사람을 알고 그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한발더 다가갈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08/03/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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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94년도에 내한공연이 있었는데...제가 당시 개인 사정으로 가지 못했는데..그게 그를 볼수 잇는 유일한 기회였네요..94년에는 니콜라이 겟다도 왔었는데..그 연주회 역시 보지 못했습니다..95년도 리히터 연주회 놓친것과 함께 정말 아쉽습니다;;

18/03/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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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런데 이분 노래를 들으면 듣는 사람이 힘들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쉽게 노래하는게 아니라 발성을 쥐어짜듯이 억지로 내는듯한... 좀 편하게 노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군요. 일생을 두고 개인적인 사생활도 절제가 부족했다는 후문을 듣고있습니다. 아프리카 어느 나라에서 부인과 여행중 부인에게 달려들어 목걸이를 탈취하려는 강도와 격투하다가 크게 다친게 별세의 빌미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고인이 되셨지만 성악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기신것은 틀림없습니다.

18/04/1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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