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음반 레퍼런스 - 바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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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감을 맛보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으로 진학하고보니 그곳은 또다른 '고등학교 4학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졸업정원제라는 희안한 제도를 몽둥이삼아 우리들에게 휘둘러대는 일부 몰지각한 교수님들 사이에서 우리들은 서서히 방황을 맛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가 대학을 낭만의 울타리라고 했던가...?

 

게다가 교내시위에도 무장 진압차와 닭장차는 무력을 앞장세워 캠퍼스로 마구 진입해들어왔고 구경꾼으로 방관만 하다가 친구누님형님들이 마구잡이로 잡혀가는 모습에 구호를 외치며 순진하게 달려들면 도서관이고 교실이고 사정없이 최루탄을 쏘아대는 극악무도한 행패에 치를 떨며 대포집 모서리가 해져버린 낡은 탁자에 막걸리랑 김치, 튀김 한 접시 놓고 군사정권 욕을 하면서 매캐했던 목을 탁주 한 모금으로 씻어내던 그때......

 

시간이 흐르며 주위에 친했던 선배와 친구들이 잡혀가고 학교에서 퇴학당하고 자살하고......어지러운 환경에서 이렇게 공부하면 뭐하나...하는 자괴감이 저를 엄습해왔습니다. 점차 책을 멀리하고 피아노와 음악에 빠져들다가 음악감상모임에서 좋은 형님누님들을 만나 마음의 안정을 찾기 시작하였고, 마침 부산에 처음으로 문을 연 전문음악감상실 P의 주인인 J형을 알게되면서 여기서 맴도는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때 빠져들게 된 것은 말러와 차이꼬프스끼, 그리고 바그너였습니다. 참으로 중독성이 강한 것들임을 알게 되었고, 사정없이 빨려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아마도 성장을 했나봅니다...서서히 현실을, 이성을, 냉정을 찾아가며 원래의 생활로 복귀하게 되었고, 말러와 바그너, 덤으로 브룩크너의 음반들은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넣어버리거나 술 한 잔 값에 넘겨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십여 년 이상을 듣지도 않게 되었었지요...

 

이제는 과거에 휘말렸던 Storm und Drang의 시절을 생각해보면서 덤덤히 음반을 정리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아니, 없어진 음반들을 다시 찾아 헤매는 제 모습을 보며 헛웃음을 짓기도 한답니다...^^;;;

 

마침 내달에 부산시향과 아니씨모프가 바그너를 들려준다는데, 제대로 실연으로 들었던 바그너는 오래전 박종혁이 부산시향을 지휘할 때 로엔그린 삽입곡을 연주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얼마나 힘차고 웅대한,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미묘한 바그너의 음악을 표현해줄지...기대해보면서 옛 추억(+요즘 이야기^^)이 어린 LP 음반 레퍼런스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관현악곡 세 가지에 대한 것입니다.

 

요즘도 인용되는 음반들이 많지만, 그보다는 추억이 어린 음반들을 정리하며 추억속의 기억을 더듬은, 지극히 개인적인 레퍼런스라는 점을 알아주시고 읽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결코 바그너리안 같은 흉내를 내며 쓰는 글은 아니니까요...CD도 있지만 주로 LP를 소개하는 쪽으로 합니다.

(글 세 편이 한묶음이 되다보니 그냥 제 블로그 글을 링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개인적인 것이기도 해서...^^;;;)

 

 

발퀴레의 기행(騎行)...클릭!

 

트리스탄과 이졸데...클릭!

 

탄호이저...클릭!

  

 

작성 '07/03/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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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조희영님, 혹시 탄호이저 서곡 골로바노프 51년 멜로디야 녹음 안 가지고 계시면 리핑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저한테는 제일 엄청난 연주여서요.ㅎ

07/03/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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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영석님 잘 지내시는지요?^^
오늘 디스코그래피에 에테르나에서 발행된 멜로지야 LP 앨범으로 니꼴라이 골로바노프가 연주한 바그너 서곡들 51년 역사적 명연반 올려두었습니다...

요즘은 모노럴을 너무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서 연주는 의미가 있고 괜찮아도 조금 빼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다보니 골로바노프의 이 음반도 소개를 생략해습니다.

그런데, 너무 직설적이고 강하다는 생각이 안들던가요? 제게 몇몇 바그너 작품들(오페라 포함해서) 러시아 연주 음반들이 있는데, 너무 억센 느낌이 나는 듯하여...^^;;;

차라리 크나 할아버지나 클렘페러처럼 독일식의 딱딱함이라면 모를까...^^; 그래도 한번씩 크게 볼륨 올리고 듣습니다.^^;

07/03/2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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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애고 저는 오페라는 잘 모르지만 골로바노프의 바그너 곡집은 워낙 충격적이어서요. ^ 리엔치도 그렇고요. 디스코그라피에 올려져있는 걸 몰랐네요.

07/03/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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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은 니콜라이 골로바노프 지휘 USSR RTV Large Synphony Orchestra의 1951년 녹음을 매우 좋아합니다. 무쟈게 느린 서두, 점점 부풀어오르는 고양, 유연한 템포, 장중한 마무리 ... 베누스베르크무직이 딸린 카라얀의 EMI 녹음과 더불어 가장 자주 듣게 되더군요. 스탈린이 시퍼렇게 살아있던 시절, 1951년 소련의 바그너라...

07/03/3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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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1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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