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단상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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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단상26 : 음악의 양태

  음악은 여타의 인간행위의 양태처럼 표현의 양태다. 그중에서도 지식의 양태라기 보다는 예술의 양태다. 작품이 지식의 양태일 수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예술작품은 지식의 영역에 머물기를 거부하는 듯 보인다.
  지식과 예술은 어디가 다른 것일까?  혹자는 말하기를 '창조력은 지식의 산물이다' 라고 말하고 있고, 또 다른 한편 '지식은 예술이 되지 못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들 둘은 같은 인간행위의 결과들, 그중에서도 정신활동의 결과들인데 도대체 어디서 구분되는 것일까?
  오래 전, 학창시절에 법학과의 한 동료가 내게 말하길, -그 때 나는 한창 곡쓰기에 바쁘고 힘들었던 와중에 그에게 " 아, 참 힘들다! 곡쓰기란 참 힘들군." 라고 말했었다. 그때 그는 뜻밖에 - "아! 나도 정말 힘들어. 작곡과 마찬가지로 논문구상도 같은 창조력이 필요해." 라고 말했다. 그 때 나는 아마 예술에서의 창조력과 법학논문에서의 창조력을 다른 것으로 이해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 듯 했다.
  그와 비슷한 당시, 수학과의 한 후배가 '음악과 수학은 착하거나 순수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 이라며 음악에 많은 관심을 보였었는데, 음악이 미의 표현, 아름다움의 표현이듯 수학 또한 지극한 아름다움의 표현이라고 말하곤 했다. 어디 수학만 그러겠는가? 다른 여타의 자연과학의 미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수 혹은 논리의 추상구조물로서의 뛰어난 상상력의 산물로서의 수학은, 역시 또다른 소리라는 매개의 추상구조물로서의 뛰어난 상상력의 산물인 음악과 그 유사성이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그리고 뛰어난 상상력만 있으면 상상의 공간에 소리 혹은 수의 구조물을 쌓아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은 예술창조에 있어서, 필수일까? 아니면 선택일 뿐일까?  두가지 상반된 이론이 상충한다. 홀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개인 만의 표현이 아니기에, 작품이 되려면 지식이 필수이다라는,  지식이 없으면 완전한 작품이 아닌 결여된 작품일 것이고, 이미 창조력, 상상력은 지식, 과학의 산물이라는, 또한 지식의 결여는 예술품이 아닌 딴따라의 작품일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이고,
  오히려 지식에 기반한 작품은 예술적 생명력의 결여로서, 학구적인 전시물에 지나지 않으며, 철저한 장인정신에 기반한 갈고 닦은 경험에 의존하는 생명력있는 예술작품은 지식이나 학구적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장인적인 개인의 감각과 그 정신에 의거한다는 주장이 또 다른 하나이다.  그러면서 특히 상아탑에 갇힌 지식의 틀에 갇힌 작품을 여러 측면에서 결여된 작품으로 (혹은 예술작품이 될 수 없는 것으로) 본다.
  이 상반된 두 가지 견해에 있어서, 후자의 지적은 예술가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다. 무릇 예술 창조자에게는 지식이나 과학을 이용할 뿐 그에 의존해서는 안될 것이며, 또한 그것을 넘어선, 보다 본질적인 것을 담아내야 하며, 상아탑에만 갇혀  삶(생활)속에서 잉태된 생명력을 작품 속에 담아내지 못해서는 안될 것이며, 지식의 틀에 갇혀 무궁한 상상력과 창조력의 가능성을 잃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전자의 견해는 예술가의 우월의식 내지는 애호가들의 음악에 대한 신성 내지 경원시에 대한 하나의 충고가 될 수 있다. 법학과 친구의 얘기 처럼, 예술은 우리의 삶에 때로는 친구,혹은 때로는 구원자, 혹은 동반자, 위로가 될수는 있으나 삶의 우상, 도피처가 되서는 곤란하다.  이런 신성화 내지는 우상화(?표현이 옳을지는 모르겠다)는 건전하지 못하고, 또한 건강하지 않은 발상이다.
  우리들은 누구나가 창조력을 공유하고 있다.  음악가(예술가)의 창조력과  과학자의 창조력, 법학자의 창조력이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 창조력의 본질은 다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유명 인문학자의 말처럼 "우리는 단지 타인에게서 내게 결핍된 또 다른 나의 소망을 갈구할 뿐, 그 타인은 역시 또 다른 결핍된 나일 뿐" 인 것이다. 그 역시 나와 똑 같은 결핍의 존재인 것이다.
  음악은 우리를 강하게 잡아끈다. 음악에서 강한 향수를, 힘을 느낀다. 이는 음악이 별다른 존재라는 뜻이 아니다. 이는 내게 결핍된 창조력의 본능을 음악이 강하게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은 인간행위의 여러 양태 중 하나이며, 이 표현양태인 예술양태로서의 음악은 다른 여타 인간행위 혹은 그 양태들 중 창조력을 강하게 소유한 바, 다른 양태에서 보기에 타자인 음악에서 그 결핍의 향수를 느낄 뿐인 것이다. 그러므로 음악에서 보기에 또 다른 타자인 사회과학 인문과학 자연과학 등에서 그 결핍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거듭 음악은 신성시의 영역이 아닌 존재양태의 한 양태일 뿐인 것이다.
  이 점에 오해가 있다면, 음악을 유별나도록 특별하게 생각해서 모종의 어려움에 빠질 위험성도 있다. 여러가지 착각과 오류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도 이해 못하면서 세상도 이해 못하고 그러면서 자신에만 빠져있는 그런 오류 말이다. 음악가 중 부적응자 내지는 몰이해자, 혹은 과대망상이나 자기파괴적인 사람을 간혹 볼 수 있는 이유는 혹 이런 점 때문이 아닐까? 극히 일부일 뿐일테지만 말이다.
  표현양태로서의 예술양태인 음악은 삶의 멋이고 기쁨 환희이며 승리이다. 음악이 우리의 삶을 견인할 때 우리의 삶은 승리와 환희를 맛볼 것이다.
작성 '08/10/25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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