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만 듣고 나면 살맛이 난다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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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내가 듣고 있는 음악 한 곡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내 작은 힘과 정성을 모으는 일


지금 이 순간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이

지상에서 가장 보람되고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도록

내 작은 힘과 정성을 보태는 일


그리하여 세상이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아름다움 쪽으로 기울 수 있도록

내 작은 힘과 정성을 보태는 일


                              졸시 부활을 위하여(2)-클래식 듣는 법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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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인은 라면이라는 음식은  먹지 않습니다.

50살 때 명예퇴직을 하고 혼자 집에 남아 라면을 끓여 먹고 있다가, 설움이 북받쳐 올라

그만 울어버린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지은 시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왠종일 일없이 앉았다가/ 라면하나 끓이려고 물을 부으니

참았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명예퇴직이란 이름으로/ 하루아침에 빼앗겨 버리고 만 직장


직장을 잃는다는 것/ 그것은 한 가정의 가장에게는

질병이나 전쟁보다 오히려/ 더 무서운 폭력이 되고 마는 현실 앞에

나는 한동안 진저리를 치고 말았네


라면 하나 끓여 놓고/ 멍하니 앉은 사이/ 라면도 어느덧 식어 버리고

이까짓 점심 한 끼/ 포기해 버리면 그만이지만


멀쩡한 정신과 육신을 가진 내가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 먹어야 하는/ 이 개떡 같은 현실을

어찌 용서와 변명만으로 지샐 수 있으랴


그래 결별하자/ 이제부터 라면 너와는 /영원히 결별이다.


                          졸시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8)-라면을 끓이며 전문)


이날 저는 헨델의 메시아를 들으며 원도 한도 없이 울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3) 슈만의 교향곡 1번에는 봄이란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저는 이 곡을 들을 때 마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떠 올리곤 합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그 마음가짐 이라네

장밋빛 뺨,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이 아니라

늠름한 의지, 빼어난 상상력, 불타는 정열

삶의 깊은데서 솟아나는 샘물의 신선함 이라네 


청춘은 겁 없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말하는 것 이라네

때로는 스무 살 청년에게서가 아니라 예순 살 노인에게서 청춘을 보듯이

나이를 먹어서 늙는 것이 아니라 이상을 잃어서 늙어 간다네


세월의 흐름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리나

정열의 상실은 영혼의 주름살을 늘리고

고뇌, 공포, 실망은 우리를 좌절과 굴욕으로 몰아간다네


예순이든, 열여섯이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선망, 어린이 같은 미지를 향한 탐구심

그리고 삶의 즐거움이 있게 마련이라네


또한 너 나 없이 우리 마음속에는 영감의 수신탑이 있어

사람으로부터 든, 신으로부터 든

아름다움, 희망, 용기, 힘의 전파를 받는 한

당신은 청춘이라네

그러나 영감을 끊어지고

마음속에 싸늘한 냉소의 눈이 내리고

비탄의 얼음이 덮여 올 때

스물의 한창 나이에도 늙어 버리나

영감의 안테나를 더 높이 세우고 희망의 전파를 끊임없이 잡는 한

여든의 노인도 청춘으로 죽을 수 있네


                                         사무엘 울만의 시 - (청춘 전문)


이 시를 요약해보면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그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 늙어 가는 게 아니라 이상을 잃기 때문에 늙어 간다는 것)

(세월의 흐름은 피부의 주름살을 늘리지만, 정열의 상실은 영혼의 주름살을 늘린다는 것)

이 시는 구구절절 삶에 대한 위안과 격려,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어 주는 따뜻한 음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기에 본인은 슈만의 교향곡 1번을  들을 때 마다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떠 올리면서

언제나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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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몇 년 전의 일이다.

추석을 약 보름정도 앞둔 어느 날, 사전 예고도 없이  정복 경찰관 3명이 우리 회사를 찾아와서는, 조사할게 있으니  현장에서  근무 하고 있는  김x조씨를  좀 불러달라는 것이었다.

경찰관이 찾는 김x조씨는 60을 넘기긴 했지만,  맡은 일 하나 만큼은 책임감 있게 실수 없이 잘 처리해 내고  성실한 직원이었다.


김X조씨는 전남 인월 사람인데,  약 30 여 년 전부터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부활시키지도 못한 상태로 30여년을 살아왔으며, 6년 전 우리 회사에 입사할 당시에는 동생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제출하고 입사를 하였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1명도 아니고  무려 3명이나 찾아온 이유는, 며칠 전 김X조씨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추 누구라는 사람과 다툰 적이 있었는데,  앙심을 품은  추 누구라는 사람이 김 X조씨를  간첩으로  신고를 해 버렸던 것이다.


경찰관 3명은  김X조씨를 강도(?) 높게 조사를 했지만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로 30여년을 살고 있는 죄( 1972년에 말소-2001.9까지 말소상태 계속 중) 외에는 별다른 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대로 돌아가고 말았다.


나는 경찰관이 돌아가고 난 후, 김x조씨에게 어떻게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로 30여년이란 세월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물었더니, 30여 년 전 서울 목4동에서 주민등록이 말소된 후  여러번 부활을 시도하였지만, 여의치가 않았다는 이야기와,  그동안  몇 사람에게 주민등록을 부활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건넸다가  돈만 떼이고 끝내 주민등록은 부활을 시키지 못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나는 김x조씨로부터 주민등록 말소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 다음날부터 김X조씨 주민등록 부활에 직접  나서게 되었다. 본인이 자기의 머리를 깍지 못하고 있다면 누군가가 나서서 깍아 주어야 할 게 아닌가.


서울 목4동 사무소  주민등록증 담당직원은 매번 한다는 이야기가 주민등록을 부활시키려면 30 여 년 전 말소서류를 찾아야만 부활이 가능하다는 대답만 되풀이 해대고 있었고,

김x조씨가 살고 있는 부산의 소속동 사무소 직원은 서울 목4동을 통해서 주민등록을 부활시키라는 대답만 되풀이 해 대고 있었다.


나는 김X조씨가 살고 있는 동사무소를 통해서, 만약 김X조씨에 대해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 아닌 각서까지  동사무소에 제출하고는  일을 시작한지 보름 여 만에  김x조씨의 주민등록을 부활시켜주는데 성공(?)하였다.


김X조씨에게 주민등록을 부활시켜 주던 날 저녁, 나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미국작곡가 아론 코플란드의 (서민을 위한 팡파레)를 수없이 듣고 또 들었다.

이 음악은 3-4분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 짧은 곡이지만,  기분을 최고조로 밀어 올려 놓아주는 신명이 나는 그런 음악이다.      

이럴 때 이런 기분 좋은 음악을 듣지 않는다면 언제 이런 음악을 듣는단 말인가.


김x조씨에게 주민등록을 부활시켜 주고 난 2-3일 뒤,  김X조씨가  봉투하나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돈 봉투였다. 나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어떻게 봉투를 받겠느냐며 끝까지 거절을 했지만, 남의 성의를 그렇게 무시하는 게 아니라면서 끝까지 받기를 강요하는 것이었다.


나는 고민 끝에 천주교 부산교구에다 봉투에 든 10만원을 김x조씨  명의로 헌금하면서, 30여년 만에 찾은 주민등록 번호가 선명하게 표시된 영수증을 요구, 그 영수증을 김X조씨에게 돌려드렸더니,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그때 나는 김x조씨의 웃으시는 얼굴에서 천사의 미소를 읽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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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께서는 2006년 3월 5일 (제 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한.일 2차전에서 1대 2로

뒤져 있는 상황에서 8회 초 이승엽이가 친 2전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쾌거를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이날 승리는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 있는  도쿄돔에서 거둔 승리였기에 (도쿄대첩)이라

부르면서까지 전 국민이 한마음 되어 기뻐했지요.


이와 비슷한 극적인 이야기가 음악계에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1950년대에 미국과 소련은 우주선개발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던 때 였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련이 언제나 한수 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자존심은 영 말이 아닌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1958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코프스키 콩크르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미국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당시 24세)이  당당하게 우승을 거머지게 됩니다.

소련의 높은 콧대를 꺽고 차지한  반 클라이번의 우승이야말로, 우주선 경쟁에서 뒤져있던 미국의 구겨진 자존심을 단숨에 회복시켜 놓은 통쾌무비한 쾌거였던 것입니다.


그가 귀국했을 때,  뉴욕에서 벌어진  환영 행진은 린드버그가 대서양 횡단에 성공하고 돌아왔을 때의 환영행진을 훨씬 능가하였다고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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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습니다.

백번을 듣는 것보다 실제로  한번 보는 것이 더 낳다는 이야기 입니다.

저는 음악과 관련해서 백문이 불여일청(百聞이 不如一聽)이란 말을 제의하고 싶습니다.

클래식 음악이 좋다는 말만 하지 말고  한곡이라고 직접 들어보시라고 말입니다


운문종을 창시하신 중국의 운문선사께서는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 되도록 그렇게 살아가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들도  일일시호일-날마다 좋을 날이 될 수 있도록 ,클래식음악 많이 들으시면서

그렇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듣고 싶은 음악이 있어 여기  한곡 준비해 왔는데, 다함께

들으면서 오늘 강의는 모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가 준비해온 곡은 슈베르트의 (음악에 부쳐)라는 곡입니다.

원래는 성악곡인데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들을 음반은 제럴드 무어라는 피아노 반주자가

68세로 은퇴를 하면서 그의 은퇴를 애석하게 여긴 그의 친구이자 슈바르츠코프의 남편이었던 월터 랙이 기획한 마지막 고별연주회장에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피아노 독주로 연주한 음반입니다.( 1967.2.20일 런던 로열페스티벌홀 연주 실황)


슈베르트의 (음악에 부쳐)라는 곡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음악의 거룩한 힘이여

어두운 순간과 험악한 삶의 고통 속에서도 너는 내 마음을

뜨겁게 해 주었네

또 나를 신비의 세계, 그곳으로 이끌어주었네

나의 입에서 한숨이 흘러나올 때면 , 달콤한 너의 화음 들려와

나의 마음 하늘로 열리네


감사하네. 음악이여!

내 그대에게 감사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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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밤늦게 귀가한 나는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를 몇 번인가 듣고 나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는데, 내가 들은 음반은 (ANTIPHONE BLUES-스웨덴 PriPrius)에 실려있는 것이었다.  아르네돔네러스의 색소폰과  구스타프스요크비스트가 오르갠 연주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연주와 음질 두 부분 모두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돋보이는 그런 음반이었다.


이 음반에는 클래식 소품은 물론, 흑인영가와 스웨덴이 성가, 듀크 엘링턴의 곡까지 모두 11곡이 실려 있는데, 연주가 얼마나 풍부하고 또 웅장한지, 틀어 놓았다하면, 아파트 전체가 단숨에 무도장 같은 분위기로 바뀌어 버리고 마는 그런 음반인 것이다.


    

    

         



작성 '06/04/18 11:07
ch***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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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

첫 강의를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자주 생겨서
정태상님의 폭넓고 깊이있는 경험과 지식과 열정이
널리 다른 사람들에게도 유용하고 향기롭게
작용하기를 바랍니다.
이번 장문의 글도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06/04/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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