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단상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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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단상207: 2019년 11월

 

 

  세월이 유수처럼 빨라, 서기 2000년을 이미 훌쩍 넘고 또 넘어 20년을 또 넘어가려하고있는 그 끝 지점 19년 11월 하고도 21일을 더 넘어서고 있다. 며칠만 더 지나면 12월로 접어들고 바야흐로 거센 한파 속 동장군이 기세를 부리는 가운데 그렇게 잠시 후면 드디어 서기 2020년에 접어들겠다.

  요즘 내 생활을 돌아보니, 기밀상(기밀이랄 것도 사실 없지만) 일상은 밝힐 일이 아니지만, 음악은 점점 일상으로부터 멀어가고, 특히나 이른바 예술음악은 접할 일이 별로 없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자극을 주는 상황이 발생하기는 한다. 예를 들어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음악 강의를 맡게되는 경우가 종종 생겨 그 일로 한 학기 내내 굳어버린 머리 굴리느라, 골머리 앓으며 강의 준비로 끙끙대는 경우가 좀 있고.. , 또는 이런저런 이유로 뜻하지 않은 심오한 화성진행 문제의 갑작스런 출현으로 인해, 역시 굳어버린 머리를 회전시키느라 한참 골머리를 앓으며 오랜 지식을 깊은 곳으로부터 끌어내느라, 그런 재미있는 노동을 통한 환호의 기쁨을 가끔 맛보기도 한다.

  지식의 유용성과 그 기쁨은 참 큰 것 같다. 지식을 익히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시간은 언제나 빠듯하고. 그래서 '인생은 짧고 예술(기예, 기술, 지식, 학문)은 길다'고 했던가!. 음악은 어쩌면 예술과 기술과 기예와 지식의 장이니, 어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겠는가. 그만큼 기쁨이 크지 않겠는가. 그 기예와 예술과 기술과 지식의 깊은 우물에서 걷어올려진 기쁨은 얼마나 크겠는가.

  그 우물의 깊이는 어찌보면 상호 비교가 불가할 것이니, 예를 들어 성속을 쉬 구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예술음악 대중음악, 종교음악 세속음악의 구분 분류는 가능하겠으나, 예술음악은 귀하고 대중음악은 그렇지 않고, 종교음악은 거룩하고 세속음악은 속되고의 이런 구분법이 유효하겠느냐는 것이다. 예술음악이 귀하니 대중음악은 천하고 종교음악은 거룩하니 세속음악은 속되다 하는 류의 구분이 유효하겠냐는 것이다. 현재는 대중음악의 시대라 하니, 클래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쇠퇴기라 하니 굳이 이런 시류에 클래식의 자기주장이 옹졸하기 일색이라는 견해 따위가 다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나만 거룩하고 남은 다 속되다는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요는 그 우물이, 지식과 예술과 기예와 기술의 우물이, 클래식만 지식과 예술과 기예와 기술이 있겠느냐는 문제다. 대중음악에도 기예와 기술 지식 예술이 있고, 민속음악에도, 아프리카음악에도, 민중음악에도, 어느 곳에도 각각의 기예 기술 예술 지식이 있다는 게다.

  예술이 이데올로기의 각축장이라는 언급은 별도로 하더라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예술에도 계급이 투영돼 있어서 바로 예술이 투쟁의 장이 되고 작금에는 상업성의 투쟁의 장이라는, 즉 모든 것에 돈이 반영돼 있다는 논지 또한 인지해야 한다. 어쨌거나 그러함에도 우리가 특히 예술과 미 그리고 특히 서양 클래식음악에 끌리는 바가 있다면 이는 그 우물에서 그만큼의 미를 기쁨을 끌어올리면 그만이겠다.

  음악을 거의 듣지 않는 형국인데도 며칠 전부터 이상하게도 한 노래가 자꾸 뇌리에 떠돈다. 어쩌다가는 길을 걸으며 그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해보는데 몇 구절만 기억날 뿐 좀처럼 더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노래가 느닷없이 기억나는 이유는, 아마 어쩌다 한 번 씩 떠올랐기도 했을 터다, 처음 들었을 때 감회가 있었기에 그렇다. 오래전 선거철 때 한 선거방송차에서 들렸던 노래였는데, 그때 남다르게 들었기에 아마 기억에 남았을 것이고, 그 감회의 여파로 지금껏 남아있었을 텐데, 그러니까 기억에 남아있는 가사는 " ..이 땅의 축복 위하여.."였다. 멜로디는 기억에 남아 있는데 가사는 "아아, 영원히.."어쩌고 계속되는데 뚜렷한 가사는 "이땅의 축복 위하여"였다.

  나름 장대하고 의미심장한 가사와 분위기여서 그 감흥이 잊히지 않은 것 같은데, 여지껏 잊고 있다가 어제는 검색을 처음 해 봤다. 그리고 그 작곡가의 이름을 처음 알았는데 그는 김의철이라는 작곡가였다. 예전 선거차량에서 듣던 곡은 합창이었는데, 들어보니 합창도 있고 기타반주에 남성중창 및 제창의 곡도 있다. 김의철이라는 작곡가는 포크송의 초창기 대가인 것 같고 독일 미국 등지에서 기타를 공부했고 또 미국에선 성가대지휘도 했던 것 같은데 그의 곡을 듣다보니, 귀에 익은 곡이 하나 더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의 이 곡을 어디서 불렀는지 기억은 전혀 나질 않는데, 교회일까? 교정일까?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시여 당신의 뜻이라면~~하늘 끝까지 따르리라" 하는 곡이었다. 템포가 빨랐었는데 자료에서는 너무 느려 맥이 빠지긴 했으나 어쨌건 김의철이라는 작곡가의 곡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김의철의 곡에서는 화성진행은 단순한데, 그의 음악에선 비장함 의미심장함 등이 느껴진다. 한대수나 쇤베르크가 얘기했듯, "작곡가가 되는데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다. 오직 절실함이 필요하다." "많은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라 화음 한 두개만 알아도 명곡을 만들 수 있다. 절실함만 있다면."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김의철이라는 작곡가 외에 또 한 사람 기억 나는 작곡가는 한태근이라는 작곡가다. 한태근의 곡은 대학초년시절부터 알고 있었고, 이후 성가대지휘를 하면서 가끔 그의 곡을 부르기도 해서 잘 알고 있었다. 한태근의 곡은 훨씬 동요스런 곡으로 단순 간결하다 하겠다. 그러니까 김의철의 곡과는 완전 다른 분위라 하겠다.한태근은 1920년대생이고 김의철은 1950년대생이다. 한태근은 성가지휘자 음악목사이고 김의철은 포크송가수이다. 한태근은 성경가사 그대로에 곡붙이기를 수백곡 한 것 같고 김의철은 민중가요를 여럿 작곡한 것 같다. 한태근의 곡으로 기억나는 건 딱 한 곡이 있다. 물론 성가곡도 몇 있을테지만 안타깝게도 확실하지가 않아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고, 아무튼 기억나는 곡 하나는 "이 세상 어딘가엔 남이야 알건말건 착한일 하는사람 있는 걸 생각하라~마음이 밝아진다"하는 동요스타일 돌림노래였다. 이 곡을 탁자에 둘러앉아 동아리에서 부른 기억이 있어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후 성가 지휘하면서 가끔 돌림노래로 불러보곤 했었는데, 어쨌건 그의 '꼬부랑 할머니'는 유명 동요다.

  아무튼 이 시점에 2020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는 김의철이라는 작곡가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았다. 앞으로는 음악을 더욱 가까이 해야겠다. 아무튼 음악은 안식처고 음악은 좋은 우물이고 위안이고, 예술이고 기예고 기술이고 지식이고 학문이고 원천이니 앞으로는 음악을 항상 가까이 해야겠다. 

작성 '19/11/2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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