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장들의 산실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새로운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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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거장들의 산실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새로운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겐

 

글 음악칼럼니스트 유정우

 


   필자가 로테르담 필하모닉이라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을 처음 느낀 것은 1990, 바리톤 드미트리 흐보로스코프스키의 데뷔 음반을 통해서였다. <돈 카를로> 중 로드리고의 죽음 장면에서 처연한 흐보로스토프스키의 절창은 물론 놀라웠다. 하지만 정작 필자의 귓전을 떠나지 않는 것은 마치 이른 봄의 훈풍처럼 가볍게 흐느끼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였다. 그 때 반주를 맡은 오케스트라가 바로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로테르담 필하모닉이었던 것이다. 갑자기 생긴 관심으로 오케스트라의 프로필을 확인해 보니 1987년에 이미 내한공연을 가진 바 있는 관록의 오케스트라였다.

 

 

1918년 창단된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올해로 9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90살이나 된 전통 있는 오케스트라이면서도 언제나 젊은 차세대 거장들의 산실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이 독특하다. 각각 32세와 33세 때 음악감독에 취임하였던 에도 데 바르트와 제임스 콘론, 그리고 1988 35세의 나이로 수석객원 지휘자를 맡았던 발레리 게르기에프에 이르기까지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미완성의 젊은 거장들은 하나의 함수관계를 형성해 왔었다. 아울러 30대는 아니었지만 데이비드 진만이나 제프리 테이트 등의 전임 음악감독들 또한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더불어 언제나 젊고 진보적인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다. 이렇듯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차세대 거장들을 파트너로 선택해 왔던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혜안이 최근 다시 한 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바로 1995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아왔고 금년 상반기를 끝으로 물러나는 발레리 게르기에프의 후임으로 32세의 신예 지휘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바로 캐나다 출신의 야닉 네제 세겐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세계 클래식 음악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20, 30대 젊은 지휘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 중요한 것으로 음악 시장의 전반적인 환경변화를 들 수 있다. 반복 청취가 가능한 음반의 전성기 때에는 원숙한 노장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지만, 전세계적으로 음반시장이 약화되고 클래식 감상의 무게 중심이 다시 실황 공연으로 이동하고 있는데다가 DVD 등을 통해 클래식 영상의 보급이 보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역동적이고 비주얼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선사하는 젊은 지휘자들이 지닌 매력은 각별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무대에는 음악제 사상 최연소인 23세의 지휘자가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으며, 최근 유럽과 미국의 음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구스타보 두다멜(27),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36), 다니엘 하딩(33), 필리프 조르당(34) 등의 활약상은 바로 이러한 현재 클래식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젊은 거장들의 활약 속에 우리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인물이 바로 야닉 네제 세겐이다. 그와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인연은 2005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그의 지휘는 ‘정교하면서 불꽃 같은, 생명력이 있는 연주라는 극찬을 받았는데 이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을 첫 눈에 알아본 로테르담 필하모닉은 그 다음 시즌에도 그를 초청했다. 두 번의 만남은 가능성을 확신으로 바꾸기에 충분했으며 오케스트라는 그에게 바로 차기 음악감독직을 제안하였다.

 

 

1975년 캐나다 퀘백 주의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네제 세겐은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몬트리올 음악원에서 지휘, 작곡, 피아노를 전공했다. 우리나라의 정명훈도 사사한 바 있는 대지휘자 카를로 마리아 줄리니를 사사한 네제 세겐은 2000 4,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지휘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게 될 2008/2009 시즌부터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금년 여름에는 테너 롤란도 빌라손이 등장하는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무대에도 데뷔할 예정이며, 2009/2010 시즌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데뷔도 예정되어 있다.

 

 
올해 8월 음악감독에 공식적으로 취임하기에 앞서 이뤄지는 야닉 네제 세겐과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이번 내한 공연은 오늘날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흐름을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물론 미래를 엿보는 기쁨이라는 보너스도 함께...



* 이 글은 음악칼럼니스트 유정우님의 글입니다.

작성 '08/06/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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