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바흐 '요한수난곡' 공연 프로그램 (T.S 엘리엇 시 낭독 등 포함)
http://to.goclassic.co.kr/news/5328

오는 2월 28일(목)에 있을 마크 패드모어와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 및 합창단의 바흐 <요한수난곡> 공연 진행순서가 나왔습니다. 물론 <요한수난곡> 전곡을 연주하지만 그 외에도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이 더 있답니다. 자, 한번 보실까요?
    
      

PROGRAM
 
Reading from Gospel of St.John I: 1-5
J.S.Bach : Johannes Passion BWV245 PART I
Reading of Psalm 22:1-19
Reading of T.S.Eliot "Little Gidding" part V from "Four Quartets"
J.S.Bach : Johannes Passion BWV245 PART II
Jacob Handl: Ecce quomodo moritur justus
  
NO Intermission
Orchestra may sing Handl. Poem reader doesn't have to join.

   
  
   
성경과 T.S. 엘리엇의 시를 낭독
   
보시다시피 이번 공연은 프로그램이 매우 특별합니다. 우선 <요한수난곡>을 연주하기 전에는 요한 복음 1장 1~5절을 낭독하며, 1부 연주를 마친 후에는 곧바로 시편 22장 1~19절과 T. S. 엘리엇의 시를 낭독합니다. 낭독하는 중에는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가 직접 배경음악도 연주한다고 들었어요. 참고로, 마크 패드모어와 계몽시대 오케스트라가 2005년에도 영국에서 <요한수난곡>을 연주했는데, 그때도 역시 별도의 나레이터가 T.S. 엘리엇의 "재의 수요일"을 낭독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네 개의 사중주> 중 "리틀 기딩"의 일부를 낭독할 예정이며, 이해를 돕기 위해 특별히 한국인 낭독자가 출연하여 한국어로 낭독할 모양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T.S. 엘리엇의 "Little Gidding" 전문 보기 ☞ 클릭!
  
  
  
야코프 한들의 성가로 마무리
  
그리고 2부까지 모두 연주한 후에는 연주회가 그냥 끝나는 게 아니라, 야코프 한들(Jacob Handl : 1550~1591)의 "Ecce quomodo moritur justus"를 부릅니다. 아마도 찬송가로 쓰이는 라틴어 가사로 된 모테트인 듯한데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함께 부를 수도 있다는 뜻인가 봅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이 이사야서 27장 1~2절의 내용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Ecce, quomodo moritur justus,
et nemo percipit corde.
Viri justi tolluntur
et nemo considerat.
a facie iniquitatis
Sublatus est justus,
et erit in pace memoria ejus.
In pace factus est locus ejus,
et in Sion habitatio ejus,
et erit in pace memoria ejus.

보라, 의인이 어떻게 죽는지를
아무도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는구나.
의인들이 죽임을 당하건만
아무도 깊이 생각하는 이 없도다.
죄인들의 면전에서
의인이 죽어갔으나,
그의 추억은 평화 속에 간직되리라.
평화가 그의 자리가 되었으며,
시온이 그의 거처가 되었도다.
그의 추억은 평화 속에 간직되리라.

   
※ 번역 출처 ☞
클릭!
   
   

  
사순절과 수난곡 연주
  
공연 내용이 무척이나 진지한 것 같죠? 그리스도교 신자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사실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랍니다. 제가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니라서 잘 알지는 못 하지만, 교회에서는 부활절 전의 40일간의 기간을 '사순절'이라고 정하고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보낼 것을 장려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사순절 기간에 바흐의 수난곡을 자주 연주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계몽주의 시대 오케스트라의 이번 공연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난곡이 반드시 기독교인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곡은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이번
공연에서 T.S. 엘리엇의 시를 낭독하겠다는 것은 바흐의 수난곡 안에 담겨져 있는 종교적 의미를 인류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메세지와 연결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연은 결코 종교적 이벤트는 아닐 것입니다.
    
    
   
인터미션이 없다!
  
그리고 이번 공연과 관련하여 무엇보다도 주의하실 사항은
인터미션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공연 시작하기 전에 화장실도 미리 다녀 오시는 것이 좋겠고, 무엇보다도 지각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지각하시는 분들이 언제나 있기 때문에 중간 입장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어쩌면 1부 끝나고 나서 딱 한번 중간 입장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늦지 않으시는 게 가장 좋겠죠?
    
    
-尙憲
   
   
(p.s.)
아,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소식이 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이 이번 공연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대요. 그 대신에 리디아 토이셔(Lydia Teuscher)가 함께 공연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캐롤린 샘슨의 팬들께서는 무척 아쉬우시겠지만, 독일 최고의 시대악기 연주단체로 우뚝 솟은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3월에 내한할 예정이니 너무 아쉬워하지는 마세요~
   
    


   
※ 캠페인!!!
   
훌륭한 공연은 훌륭한 청중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른 공연들도 모두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이 수난곡 공연이 우리 모두에게 정말로 특별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이 공연에 가시는 분들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연주가 모두 끝난 후에는 제발 '안다박수'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성급하게 터져 나오는 박수는 때때로 훌륭한 연주를 망쳐 버릴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바흐의 수난곡처럼 무겁고 진지한 곡을 들은 후에는 마지막 여운을 좀 더 깊이, 좀 더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유럽에서는 수난곡 연주가 끝난 후에는 박수를 아예 치지 않고 침묵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소 극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무려 10분 가까이 침묵한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유럽이라고 해서 항상 그런 것은 아닐 것이고, 한국에서는 기독교적 문화 전통의 뿌리가 약하고 우리들에게는 우리들만의 문화가 있으므로 유럽에서의 관례를 맹목적으로 따르자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교회도 아니고 일반 공연장에서 하는 공연인데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감상법까지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저도 기독교 신자가 아니기 때문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엄숙하게 공연을 감상하고 싶지는 않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난곡 연주가 모두 끝난 후에 열광적으로 환호성을 외치는 것은 이 곡의 진지한 성격과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수난곡이 종교적인 곡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처럼 진지한 곡을 듣고난 후에 마음 속 깊이 그 여운을 느끼고 싶을 때, 휘파람 소리라든가 열광적으로 '앙코르' 또는 '브라보'를 외치는 것을 듣는다면 정말 당혹스럽답니다. 박수를 아예 막을 수는 없겠지만, 박수를 치시더라도 그 전에 마지막 여운을 충분히 음미하는 여유를 보여 주실 수 없을까요? 박수를 치시더라도 열광적으로 환호성을 외치는 것보다는 조용히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시면 어떨까요? 그러면 여러분 모두가 매우 특별한 경험을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From... http://cafe.naver.com/gosnc/22011

작성 '08/02/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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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제가 이런 글 올리면 기획사 관계자나 아르바이트 생으로 오해 받을까봐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만, 저는 제 돈 내고 티켓 사서 보는 평범한 애호가일 따름입니다. 그냥 고음악 공연을 너무 좋아해서 극성인 것이니 좋게 봐 주세요~ ^^;

08/02/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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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바흐의 "종교음악"들도 한국에서는 "세속음악"과 아무 구분없이 취급되고 말죠... 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2000년 가까운 기독교 문화가 녹아있는 유럽에서와 같은 분위기를 한국에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닐까라고 요즘은 생각합니다...

08/02/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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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물론 그렇죠! 사실 공연장 에티켓을 당연시하고 음악에만 집중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서양에서도 19세기 이후의 산물이니, 저도 그와 같은 문화를 꼭 따라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음악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까지 이러쿵 저러쿵 따지면서 에티켓을 지나치게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고전음악 공연장을 '죽은' 박물관으로 만드는 일이며 고음악 연주자들의 정신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더구나 교인도 아닌 일반인들에게까지 이 곡을 경건하게 참회하는 마음으로 엄숙하게 들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죠. 저 자신도 그렇게 들을 자신은 전혀 없답니다!

그러나 연주자들은 모두 기독교 문화 속에서 살아온 유럽 사람들이죠. 물론 그들도 수난곡을 항상 엄숙하게 듣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고 오히려 수난곡을 대하는 마음이 훨씬 더 자유스러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기독교 문화의 전통이 없다는 것을 그들도 잘 알 것이니 틀림없이 우리를 이해해 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사실 그들은 돈 벌기 위해 내한하는 것일 테니 많은 걸 기대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그들이 정말로 성의 있게 연주한다면 우리도 무작정 우리의 '열광하는' 문화를 그들에게 강요할 게 아니라 '안다박수'만이라도 자제하면 어떨까 하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거죠! 저는 그게 연주자들과 청중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08/02/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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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규호형님 오랜만이시네요^^ 상헌님의 고음악 사랑 존경스럽구요.. 작년 유럽여행 때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보았던 헤레베헤의 요한 수난곡 공연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당시 복음사가는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엔.. 마치 복음사가를 부르기 위해 이 땅에 온 사람처럼 느껴지더군요.

요번 공연에 마크 패드모어가 이 역을 맡게 되었다니 정말 기대가 큽니다. 기회가 되면 꼭 비교해서 감상해 보고 싶네요.. 공연장 가 본지도 벌써 한참 된 것 같습니다. 두 분다 건승하시구요..^^

08/02/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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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에반겔리스트인 크리스토프 프레가르디앙을 직접 만나고 오셨다니 정말 부럽네요! 마크 패드모어도 역시 최고의 에반겔리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고, 고음악 분야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테너이기 때문에 저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답니다. 마침 필리프 헤레베허의 바흐 <요한수난곡> 녹음(Harmonia Mundi France 레이블)에서는 바로 마크 패드모어가 에반겔리스트였죠!

08/02/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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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유럽 현지 공연장에서 느낀 것이지만 수난곡이나 레퀴엠이라고해서 유달리 더 경건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당연하게도(?) 수난곡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긴장된 표정을 하는 사람들도 없었구요. 되려 저처럼 중간 중간 졸린 눈빛을 하고 있거나 한눈을 파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다만, 확실해 보이는 것은 곡 자체의 성격에 부합한 매너가 관객들 개개인의 몸에 배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네요. 당일 오후에 보았던 빈 필의 독일 레퀴엠 같은 경우 조용한 안식으로 끝나는 곡 답게 지휘봉이 내려오고 지휘자가 숙인 고개를 들고 난 다음에야 우레와 같은 박수가 나왔죠. 물론 환호성은 없었구요. 요한 수난곡 공연 역시 비슷한 분위기였구요.

떠들썩한 <피델리오>의 피날레나 바렌보임의 말러 5번 같은 건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와~ 하며 쓰나미가 몰려 오듯한 엄청난 열기를 느낄 수 있었구요. 결국 종교곡이나 아니냐 하는 것 보다는 음악이 가진 성격을 존중하는 매너가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종교음악을 성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보다는 수난곡이 가지는 진지한 내용과 성격에 맞는 박수와 환호 매너를 갖추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08/02/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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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

네, 사실은 저도 바로 그런 걸 이야기 하고 싶은 겁니다. 반드시 수난곡이 종교적인 곡이기 때문에 더 특별한 것은 아니죠. 가령 저에게는 슈베르트의 "빈터라이제" 같은 곡도 비슷하답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T.S. 엘리엇의 시를 낭독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아마도 바흐의 수난곡 안에 담겨 있는 종교적인 내용을 인류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세지와 연결시키기 위함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공연은 결코 종교적 이벤트는 아닐 것이고, 이 곡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충분히 진지해질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다만, 수난곡의 내용과 그 안에 담겨 있는 메세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독교적 문화 전통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들에게는 약간은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럽인들이 수난곡의 의미를 그들의 일상적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에게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이성에 호소하면서 조심스럽게 설득을 하고 부탁을 드리는 것이랍니다.

08/02/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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