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리뷰] 덕수궁 야외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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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날 고궁에서 터져 나온 탄성

 

덕수궁 야외 음악회 ‘고궁클래식’| |덕수궁

 

 

호암아트홀에서의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의 여운을 간직하고 휴일 도심의 한가한 거리를 걸어 덕수궁으로 짧은 산책을 했다. 길 건너편에서 걸어가는 파스칼 드봐용이 보였다. 덕수궁에서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특별공연 ‘고궁 클래식’에서 또 연주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덕수궁은 ‘태평연월’을 연상케 했다. 공연이 열릴 중화전 근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주최측이 마련한 좌석에 앉는 것에는 아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중화전 상단에 미리 자리를 잡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공연을 기다리는 청중들을 보며, 영화 <왕의 남자>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오늘은 저분들 모두가 왕이구나’하는 감상에 젖어 보기도 했다.

서울클래시컬플레이어즈 단원들이 가설 무대에 하나둘 자리를 잡고, 아나운서 손범수 진양혜 부부가 무대에 올라 사회를 보면서 공연이 시작되었다. 비발디의 <사계> 중 ‘봄’의 1악장의 강동석의 바이올린, 마르첼로 오보에 협주곡 2악장의 장-루이 카페잘리의 오보에, 그리고 비발디 두 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의 강동석과 김혜진의 바이올린 문을 열었다. 지휘자 박영민은 무대에 오르지 않고 멀리서 연주를 보고 있었다. 음악 소리를 듣고 그 시간까지 덕수궁 곳곳에 흩어져 있던 관람객들도 모여들었다.

새들의 지저귐과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공연에 큰 방해는 되지 않았다. 이어서 파스칼 드봐용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 첼리스트 조영창의 포퍼 헝가리안 랩소디, 로망 귀요의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의 무대가 이어졌다. 지휘자 박영민이 비로소 무대에 올라 협연 무대를 받치기 시작했다.

첼리스트 양성원의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에 이어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며 ‘고궁클래식’의 낭만적인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기타리스트 알바로 피에리의 로드리고 ‘아란훼즈 협주곡’ 2악장은 스페인의 궁전과 조선의 궁궐이라는 묘한 교차점을 형성했고, 소프라노 김수정의 오페라 아리아 두 곡은 ‘고궁 클래식’의 절정을 노래했다.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김영호가 협연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3악장이었다.

김수영 시인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는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작품이지만, 이날 고궁을 나오면서 느낀 심상은 이제 서울이란 국제적인 도시가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예술적 컨텐츠의 부분이었다. 공연에 자리한 상당수의 외국인들의 만족감에 찬 모습에서 이런 공연의 장은 되도록 어렵지 않게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공연을 마련하는데 힘쓴 모든 이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를 보낸다.

*리포터 : 박정준

 

 

 

 

작성 '06/05/0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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