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도의 베토벤 9번..
http://to.goclassic.co.kr/symphony/228
DG녹음은 아니고 오늘 아침 NHK에서 방송해 주는 프로그램을 보았는데요,
98년 루쩨른문화관에서 있었던 라이브였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거라서
4악장만 들을 수 있었구요.

녹음 시기를 생각하면 이번에 발매된 음반과 별다른 해석의 차이가 없을 것
같은데, TV를 통해 본 거라서 자세한 건 모르겠습니다만 많이 이야기되던대로
정격연주풍의 사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더군요. 카메라 앵글이 절묘해서 악기편
성은 전혀 알 수 없었지만(나올 때 마다 딴 곳을 보고 있었는지도 모르죠)
트럼펫 소리가 아주 화려하게 울려퍼지는게.. 아르농쿠르를 연상시켰습니다.

테너의 독창으로 진행되는 행진곡의 막바지에서 강렬하게 두들겨대는 타악기
들은 푸르트뱅글러의 타라녹음을 연상시키기도 했죠.

하지만 막바지에 곡의 템포를 급격하게 올린다거나, 이래저래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 낭만주의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TV로 잠시 본거라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푸르트뱅글러의 연주에서 뺄 건 빼고
얻을 건 얻은 듯 하더군요. 게다가 정격연주스타일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는 점
아, 루체른문화관이라는 연주홀은 그다지 크지 않았습니다. 높이는 상당했지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보다는 훨씬 작을 것 같던데요.

...푸르트뱅글러의 연주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생각한다는 아바도도 결코 '추종'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저 연주를 통해 알 수 있더군요. 좋은 점을 많이 배웠
다는 것도 사실이구요, 정격연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오케스트라의
장점과 정격연주의 장점을 적절히 받아들였죠. 소리의 밸런스가 아주 훌륭합니다.

저는 곽규호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습니다만, 그 점을 떠나서 표문송님과의 '다툼'에 대한 순수한 제 생각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래 글을 쓰신 곽규호님은 푸르트뱅글러는 물론 멩겔베르크나 크나퍼츠부취, 칼 슈리히트 등등 독일 낭만주의 지휘자의 음반을 많이 소유하고 계십니다. 토스카니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음반들을 아주 즐겨 들으시는 분입니다.
요컨데 옛 거장들의 연주를 좋아한다는 말이지요. 저는 단 한번도 곽규호님이 독일 낭만주의연주를 배척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래 글에서는 조금쯤 '배척'하는 듯 한 뉘앙스가 풍기죠.
하지만 그 글을 가만히 읽어보면 표현이 좀 과격해서 그렇지, 옛 거장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옛 문화를 무조건 추종하는 일부 평론가들을 비난하는거구요, 그들이 가진 큰 영향력 때문에 일종의 '세뇌'를 당한 젊은 음악팬들이 늘어난다는 점을 문제삼은거 아닌가요?

물론 오해의 소지가 생기도록 글을 쓰신 곽규호님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표문송님의 반응이 지나치게 민감했다는 점이 두 분 사이에 감정대립이 생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곽규호님의 글이 과격했기 때문에 기분이 상하셨다고 해서 더 과격한 글을 올리시는 건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요.
통신공간에서 독설이나 빈정대는 글을 올리는 것도 토론의 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이 게시판에서는 그러한 방법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아바도의 베토벤을 들어보니 옛 것과 새 것이 잘 조화되어 있다는 느낌이더군요.
푸르트뱅글러에게서 아바도가 '버린'것은 '낭만성'입니다. 곽규호님이 '낡았다'고 말씀하신 부분도 바로 '낭만성'이죠. 듀크 엘링턴이나 카운트 베이시의 스윙은 확실히 훌륭했고 그 가치가 바래는 일도 없겠지만 요즘의 재즈 뮤지션들에게 빅 밴드를 강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푸르트뱅글러'의 낭만성에 심취해서 최근의 연주를 배척하는 일부의 평론가들에 대해서는 분명히 비판해야 옳지 않겠습니까.

표문송님께서 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글을 보시면 이해 못할것도 없을 듯 합니다. 두 분사이의 감정대립이 빨리 정리되었으면 좋겠네요.

작성 '00/11/1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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