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문송님께 사과 말씀 드립니다...
http://to.goclassic.co.kr/symphony/235
시간이 조금 지나서 그런지 표문송님의 글에서 감정적인 부분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의 위험성중에 하나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면서 충분한 말을 나누면서 이루어지는 토론이 아닌 짧은 (말로 하는 것에 비해) 글에 자신의 생각을 압축해서 적다가 보니 자신이 의도한 것과는 엉뚱한 쪽으로 전달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에다 상대방이 감정적인 불쾌함을 나타내기 시작하면 차근차근히 다시 설명을 하면 될텐데, 대부분의 경우 자신도 불쾌하니까 슬슬 맞받아치는 감정적인 글을 올리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방은 다시 더 기분이 나빠져서 험한 말이 나오게 되고, 그러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가게 되지요. 표문송님과 저와의 토론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허하게 끝나버린 과정을 다시한번 찬찬히 훑어보니 이러한 과정을 그대로 밟아왔더군요...

사실, 제가 표문송님의 글을 처음 읽으면서 느낀것 중에 약간의 짜증과 불쾌감섞인 감정이 들었음을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왜냐하면, 제가 의도했던 바가 오해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표문송님의 글의 어투가 지나치게 과격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굳이 김기형님을 겨냥해서 한 비난의 글이 아니었는데, 정작 오해의 소지가 있는 김기형님은 별 말씀이 없으시고 한번도 글 올리신적 없는 표문송님이 강력한 항의의 글을 올리시니 좀 황당하기도 하더군요. 여기서 제가 좀 더 부드러운 어조와 친절한 말투로 차분하게 설명을 드렸다면 아주 건전한 방향으로 토론이 진행되었을 수도 있었는데, 저의 좁은 성격탓에 감정적인 면을 최대한 자제한다고 쓴 글속에 냉소적인 비난의 글이 섞여든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에 대한 표문송님의 답글은 아주 감정적으로 격앙되셨더군요."술한잔 하고 쓴글 아닌가" "좋은 음악 많이 즐기십시오" "말귀를 못알아 듣는다" 등등 노골적으로 불쾌감과 함께 저를 비하하는 글을 쓰시니 저도 기분이 좋지가 않더군요.. 그럼 이제는 서로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악화의 단계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고, 이렇게 되면 차분한 토론이고 뭐고 제대로 안되는 단계이죠...초반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과정이었는데, 그 기회를 제가 놓친 결과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났으니 서로의 감정적인 면들은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음악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타인과의 사이가 나빠진다면 누가 봐도 이상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일은 동호회의 본래 창설취지와도 어긋나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저도 표문송님과 무슨 "다툼"을 벌였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적어도 서로가 감정적인 앙금이 남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생각되고, 이 게시판을 읽은 다른분들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누가 옳고 그르고 하는 1차원적인 문제는 그만 접어두고, 제가 먼저 글을 올렸으니 제가 먼저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리죠. 이유야 어떻든 제가 올린 글을 보시고 기분이 안 좋으셨을건 분명하니까... 심기가 불편하셨다면 이제 그만 마음을 푸시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ps) 제가 비판하고자 한 대상은 김기형님 특정인을 겨냥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는걸 말씀드려야겠군요. 다만, 김기형님이 주로 언급하시는 인물들의 이름을 가만히 읽다보니 자꾸만 최근 몇년동안 만나서 이야기 나누었던 젊은 사람들의 폐쇄적인 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에 한 자 적었던 것이 그러한 오해의 소지를 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특정인에 대해 이곳에서의 권위(?)를 이용해서 언어의 폭력을 휘둘렀다고 격분하신 것이라면 이제 그만 오해를 푸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하긴, 글의 출현 위치상 그런 오해를 받을만하기도 하지요....아뭏든 부연설명을 꼭 드려야 할 것 같아 말씀드립니다.

(ps) 또 구차해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저를 오해하신 듯 하여 한마디만 더 드립니다. 아래의 글에서 "곽규호님이 우려한 것은 제2, 제3의 클렘퍼러 이전에 원본 클렘페러를 듣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클렘퍼러를 듣는 게 어떻게 닫힌 마음이라는 것인지 지금도 기가 막힙니다" 라고 말씀하신 부분에 관해서 입니다.

클렘페러 영감님만 두고 한 말은 아니지만, 그 양반을 예로 들어서 제 입장을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클렘페러(로 대표되는 옛 연주)**를** 듣는게 닫힌 마음" 이라는 것이 아니라 "클렘페러**만** 듣는게 닫힌 마음" 이라는 것이 제 주장의 핵심입니다. ( "를" 이 아니라 "만" 입니다. 이 두 음절의 차이는 실로 엄청나다는 것을 잘 아실것입니다 )

물론, 이 말은 "정격연주"만" 듣는 것도 역시 닫힌 마음" 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주장속에는 정격연주"만"이 우월하다는 그런 의미는 처음부터 없었음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물론, "둘 중 어느 한가지"만" 듣는것도 감상자의 취향문제이니 당신이 간섭할 일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신다면 저도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시고 조금만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제 글의 진의를 아실것 같아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표문송님은 저를 현대연주 "만" 듣는 사람으로 오해하고, 저는 님을 옛 연주 "만" 듣는 사람으로 오해하였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성 '00/11/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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