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웅님께 한 마디 응대, 곽규호님께는 한 마디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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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선웅님에게

과객께선 계속 길을 가셨어야 하는데 시궁창에 괜한 발을 들여 놓아 욕을 보시게 생겼군요.
스스로 내린 함구령의 재갈을 풀고, 잠시 응대하겠습니다.

귀하께서 제게 하신 말입니다.

“귀하께서 가장 큰 오해를 하시는 것은 '개인'과 '전체'의 관계입니다. 곽규호 님의 글은 김기형 님 개인적인 입장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만에 하나>> 김기형 님께서 '안 모 평론가, 선 모 평론가, 송 모 평론가'의 글들에서 자유롭지 못해 푸르트뱅글러의 베토벤 바이로이트 실황 9번 3악장은 "법열의 경지"라는 말을 외우듯 머릿속에 인식하였다면 자신만의 감상을 하는데 오히려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만약>> 그런 말을 듣지 않고 그가 처음 <<객관적>>으로 감상하였다면(이런 인공적인 상태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겠지만), 그리 신통치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자꾸 김기형님이 거론되어 민망스럽지만, 중요한 건 어떻게 김기형님을 마음대로 그렇게 가정하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김기형님에게 물어라도 봤습니까? 꺽쇠 처리된 <<만에 하나>>라는 위험한 가정의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 근거를 둔 것입니까? 제가 최초에 곽규호님께 위험 신호를 보낸 것도 바로 그러한 가정에서 비롯된 비판의식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인 것이며 도 다른 전체주의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조작해 내는 것입니다.
또 다른 <<만약>>은 또 어떻습니까? 그 만약이 보증하는 <<객관성>>은 과연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요? 게다가 그렇다 해도 그 결과는 신통치 <<않을 수도>>, 신통<<할 수>>도 있는데요? 님의 마지막 말은 가정으로 시작해 억측으로 유도하고 강요로 마무리하는군요. 박사 공부로도 부족 한듯하니 좀더 공부하고 오심이….

지금 우리가 처한 문화적 맥락은 한 개인의 완전하게 자유로운 사고를 어렵게 만드는 게 사실입니다. 부지불식간에 타인의 영향을 입고, 입히게 마련입니다. 그 상황 속에서 이선웅님이 말한 객관성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게 될까요? 귀 막고, 눈 가리고 백지상태에서 듣는 것을 말하시나요? 게다가 음악행위(연주가 되었든, 감상이 되었든 음악을 한다는 행위)에 객관적이란 말이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겠습니까? 김기형님이 평론가들의 말을 들었든, 안들었든, 그 말을 신봉하든, 안 하든- 이 모든 것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아주 잘못된 가정! 이선웅님의 말은 가정이 잘못되었으니 모든 게 잘못되었군요. 이건 현학이 아닙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거죠.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음악으로부터 추구해야 하는 게 객관성이 아닌 “주관적 객관성”이라는 것입니다. 음악행위에 있어서의 주관적 객관성을 보지해 줄 수 있는 것은 문화와 시대라는 콘텍스트를 해석하고 수용하는 개인의 몫인 것입니다. 그 주관적 객관성이 상황의 콘텍스트에서 수용될 때 우리는 보편성이라는 이름을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클렘퍼러의 시대에 그의 음악이, 정격연주의 시대에 가디너의 음악이 그 시대의, 우리 시대의 음악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같은 보편성의 문제이겠지요. 하지만 이 보편성은 롤랑 바르트의 말마따나, 객관적인 것은 아닙니다. 대관절, 음악에서의 객관성이 존재할 수나 있을 런지요? 절대불변의 진리가 있습니까? 감상이라는 개인의 차원으로 한정될 때, 음악의 객관성이란 얼마나 초라해지게 됩니까? 음악이 지닌 힘은, 가치는 그것이 시대의 차원이든, 개인의 수준이든 인간적 감정과 사고라는 보편성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을 객관성이라는 과학의 말로 재단하지 마십시오. 게다가 그 논리마저 객관성이 결여 되었다면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덧붙여 말하자면…
저 위에 박사 공부로도 부족한듯.. 운운한 것은 이선웅님의 말로부터 비롯된 것이니 너무 발끈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어두에 제 현학연을 나무라시기에 응대한 것입니다. 기의가 문제이지 기표는 부차적인 것인데, 그것부터 문제삼으셨기에… 어쨌든 그건 개인의 언어 습관이거나 버릇이거나 둘 중에 하나겠지요(아! 지금 바른생활 시간인가요? 그걸 문제 삼게?). 게다가 예로써 든 "20년 넘게 고전 음악을 들었지만",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인용하면", "평론가 양현호 씨와 같이 들으면서"의 경우, 20년 넘게 들은 것도, 양씨와 같이 들은 것도 과장이나 허구가 아닌 (이선웅씨가 좋아하시는) 매우 “객관적인 사실”인데 무엇이 문제이죠? 화이트헤드는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긴 한데… 이박사님도 논문을 쓰던 학회에서 발제를 하시든 인용 많이 하지 않으세요? 이제 보니 그거 다 현학이군요. 게다가 제가 20년 들었다고 말하는 것과 이선웅님이 나도 15년 들었소! 하는 것과는 맥락을 달리 하고 있죠. 학력 운운하시는 걸 보니 누가 자랑하는 건지 모르겠고, 그 말이 거기 왜 들어 가는지 모르겠군요? 배울 만큼 배운 저로써도 구상유취로 밖에는 안들리니 언급을 회피합니다. 어쨌든 절 현학으로 몰아 붙인다면…쩝쩝, 그리 높게 봐주신다니 고맙군요.


그리고 곽규호님께.
곽규호님의 글 잘 보았습니다. 벌써, 이미, 전 사과도 했고, 불필요한 소모전을 그만 두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말로써 말이 많아지니…. 어쨌든 서로 이해를 했으니 더 이상의 말은 각자 가슴 속에 묻어 두도록 하지요. 더러 과격한 표현들에 대하여는 다시 사과합니다. 다만, 오늘 또 다른 고클회원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고클 리뷰어를 주류 비평가로 볼지도 모르는 수 많은 눈과 귀를 염두에 둔 보다 “객관적”(예! 이선웅님이 말씀하신)인 비평을 바랄 뿐입니다.

자꾸 근무에 지장이 생겨 이젠 진짜 입 꼭 다물겠습니다.
시대에 뒤쳐진(역시!) 사람이라 컴퓨터도 집에 없고, 해서 회사에나 와야 이것도 들여다 보고 말 한자라도 적는데 이젠 업무에 열중해야 겠습니다. 아무리 옆구리 찔러도 이젠 재갈을 풀지 않겠습니다. 자꾸 소란이 생겨서...미안했습니다.
작성 '00/11/1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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