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대에 이 시대의 요구는 어떻게 묵살될 것인가?
http://to.goclassic.co.kr/symphony/205
시대적 요구만으로 음악을 평가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베토벤을 들을 게 아니라 서태지, 조성모나 존 케이지, 루이지 노노 등의 음악을 들어야만 하겠군요?
이른바 고전음악이 고전으로써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시대적 요구를 뛰어넘는 범시대적 규범과 전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정격연주가 옳은가 독일 낭만주의 성향의 연주가 옳은가는 독자적인 영역, 즉 그 자체로써의 해석의 문제이지 시대적인 잣대로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없는 것입니다.
예컨대, 이제 막 베토벤을 시작하면서도 옛 거장의 족적을 따르는 틸레만의 경우는 그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의 해석을 시대착오로만 보아야 할까요?
2000년 11월, 오늘 우리가 클렘퍼러를 들을 수 있는 건 그의 해석이 여전히 유효한 나름의 베토벤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그의 음악은 100년 후에도 살아 남을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우리 시대의 정격연주가 과연 100년 후에도 유효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갑니다. 곽님의 견해대로라면, 멀지 않은 시대에 오늘의 정격연주는 폐지처분될 수 밖에 없겠군요?
온고이지신을 말씀하셨지만, 그 말이 백번 맞긴 합니다. 하지만 그 논리의 허점은 너무나 큽니다. 님의 견해대로라면 모든 음악은 가장 최후에 연주된 것이 가장 훌륭하겠군요!! 오호, 과거의 모든 연주를 갖다 버릴지어다. 과거의 연주가 있음으로 오늘의 연주가 빛이 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연주는 그것이 과거의 것이기에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서의 하나의 완결된 의미체입니다. 오늘 살아남은 과거의 연주는 오늘 테어난 음악보다 더 위대한 생명력이 있습니다. 적어도 그것의 연령이 그걸 말해줍니다. 도대체, 무슨 권리로 과거의 연주를 싸잡아 매도하시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낭만주의성향의 옛 독일 연주 감상을 일제의 잔제로 일도양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폐쇄적인 비판,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밖에는 들리지가 않습니다. 같은 식으로 말하자면, 정격연주를 선호하는 건 유행에 편승하는 맹목적인 음악듣기라고 말해도 무방하겠군요? 아닌가요?
과거를 묵살하는 건 현재를 학살하는 것입니다.
작성 '00/11/0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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