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규호님과 김태우님 등에게 보내는 최종 입장 표명
http://to.goclassic.co.kr/symphony/230
제 입장을 정리했는데 여기 저기서 팔을 걷어 붙이고 나오시니 마지막으로, 짧게 제 입장을 표명하겠습니다.
저 아래 204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다툼”(굳이 이런 생각까지는 안했으나 김태우님이 이걸 다툼으로 보시니, 객관적 입장을 존중해 다툼이라 치겠습니다)의 시작은 김기형님이 클렘퍼러를 들으니 좋더라라고 올린 글을 보고 곽규호님이 인습, 연연 운운하며 심각한 어조로 문제 삼기 시작한 글을, 다시 제가 보고 문제의 더 심각함을 제기함으로써 시작된 것이지요. 그리고 204번 글에서 얘기했듯이 더 이상의 대화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싶어 다툼을 그만하자고 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곁에서 지켜 본 분들에게도 사과와 입장을 표명하기 위해 다시 221번의 글을 옳렸습니다. 중요한 건 시대가 아니라 음악이라는. 그런데도 다시 곽규호님은 오해니, 이해를 못하느니, 편견으로 몰아붙이는 편견이니, 실망이니 하는 말씀을 하시길래 저 또한 실망과, 그리고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껴 실소로 응대했을 뿐입니다.

김태우님의 말씀마따나 일부 평론가들의 현재 배척과 과거지향은 문제가 있겠지요. 하지만 곽규호님의 말씀이 지니는 더 큰 위험성은 김기형님의 순수한 음악감상행위를 인습으로 매도한 그 생각의 편협함과 독단적인 편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일견 심해 보이는 말을 하는 것은 곽규호님이 바로 문제의 일부평론가와 별단 다를 게 없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곽규호님이 이 사이트의 리뷰위원이라는 점에서 비롯됩니다. 님의 말은 생각 밖으로 과거의 여타 일부 평론가들과 같은 무게의 힘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과거의 연주를 비판하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됩니다. 김태우님도 편을 드실 게 아니라 정확하게 보십시오. 곽규호님이 우려한 것은 제2, 제3의 클렘퍼러 이전에 원본 클렘퍼러를 듣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클렘퍼러를 듣는 게 어떻게 닫힌 마음이라는 것인지 지금도 기가 막힙니다. 곽규호님이야 말로 최초의 문제의 글을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해석만이 열린 마음이 아닙니다.
게다가 문제는 곽규호님이 연주(혹은 해석)과 감상을 구분하지 못했다는 데서 더 큰 결함을 지니게 됩니다. 저도 동의 합니다. 2000년, 오늘 클렘퍼러식의 연주는 난센스일 것입니다. 하지만, 2000년 오늘 클렘퍼러의 음악을 듣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언젠가 평론가 양현호씨와 클렘퍼러의 B단조 미사를 듣다가 그가 그런 얘기를 흘린 적이 있습니다. “요즘 저런 식으로 연주 했다가는 미친 사람 취급받는다”는 얘기 -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본 낭만주의 성향의 연주 스타일이 문제인 것이지, 그것을 듣고 말고 하는 감상자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푸르트뱅글러'의 낭만성에 심취해서 최근의 연주를 배척하는 일부의 평론가들”이 문제라는 김태우님의 지적만큼이나, “현시대의 요구에 귀기울이느라 과거의 연주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인습으로 몰아붙이는 한 사람의 평론가”도 문제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제가 과거연주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는 누차 얘기 했듯이 과거와 현재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균형잡힌 시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곽규호님이 클렘퍼러와 푸르트뱅글러를 소장하고 있듯이, 저 또한 가디너와 호그우드와 사발이며 괴벨이며를 산더미 처럼 갖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음악을 감상한다는 행위는, 언어학을 빌어 말하자면, 랑그도 랑가주도 아닌 빠롤의 문제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언어인 것이지요. 개인적인 차원의 음악감상에 연주자들에게나 요구할 랑가주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물며, 때론, 연주자들의 과도한 빠롤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큰 행복을 경험하게 되기까지 하는지 모릅니다.

더이상 험구하지 맙시다. 저는 이제 함구하겠습니다.
제 자신만의 음악 세계로 침잠하겠습니다.




추신
“이러한 주제를 논할려면 어느정도의 세월과 역량을 키워야 할텐데 말입니다. (?)” 고 말씀하신 손영진씨에겐 미셸 푸코의 인용구를 재인용하는 것으로 할 말을 대신하겠습니다
“구두장이여, 구두만 말하라”
작성 '00/11/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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