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의 말러2(DG 신전집 volume2 해설 번역)
http://to.goclassic.co.kr/artist/330
 

[이 글은 번스타인의 말러 신전집(DG)의 내지에 있는 해설을 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이지만 혹시 저작권 상의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퍼가시는 분도, 저작권 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중기의 3부작과 ‘뤼케르트’ 가곡

 

 

 

DG가 번스타인의 말러를 한 데 묶어 출시한 박스셋 중 두 번째에 포함된 작품들은, 완전히 성숙한 우리의 오스트리아 작곡가(말러)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교향곡 1번~4번에서 말러의 음악은 음조나, 회화적인 표제 음악의 요소, 민속 가요, 사람의 목소리의 사용 등에 있어 [자신이 뜻하는 바를] 설명하는(descriptive) 듯한 특성을 보여주었다. 대조적으로 순수하게 기악적인 구성을 하고 있는 중기의 3부작, 5번(1901-02), 6번(1903-04), 7번(1904-05)은 보다 간결한 화폭을 보여준다. 후기의 작품에서는 길게 이어지는 현악의 흐름이 없어진 대신, 더 힘차고 다채로운 관현악적 구조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금관 파트가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말러 특유의 호방한 타악기 부대는 전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음색과 구성을 보여준다.

 

레너드 번스타인과 세 오케스트라(뉴욕필, 이스라엘필, 그리고 빈필) 간의 밀접한 관계를 다룬 BBC의 프로그램에서, 번스타인은 빈필에 대해 느끼는 그의 특별한 애정을 피력한 바있다. 그는 특히 빈필이 보여주는 연주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언급하며, “그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전통에 대해 매우 자부심이 강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너무나 사랑하지요. 저는 이들의 질병과도 같은 열정에 걸려들었습니다. 저에게 있어 그것은 너무도 전염성이 강했는데, 그것은 저 역시 사랑을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연인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이들도 사랑싸움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 중의 하나는 말러의 교향곡 5번과 관련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빈필은 말러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번스타인이 오랜 시간 그의 비서로 있었던 Helen Coates에게 쓴 편지(72년 4월 19일) 중에 있는 글이다. 말러 연주가 확고한 전통으로 자리잡은 콘체르트헤보우나 뉴욕필과는 달리, 당시의 빈필은 말러의 음악을 핵심 레퍼토리로서 다루고 있지 않았다. 번스타인은 빈의 음악가들이 말러의 음악에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의 전부를 쏟아 붓지 않는다고 느꼈다. 트레몰로를 연주할 때마다 번스타인이 그것을 극대화하여 연주해 달라고 간청해야 했던 - 그렇게 연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 , 비디오로 촬영된 어느 리허설 장면은, 번스타인 느낀 좌절감을 너무나 잘 보여준다. “우리가 연습하는 이유가 뭡니까? 그냥 곡을 알아보기 위해서인가요?” 물론 이따금 오케스트라가 [지휘자와 음악에] 동조하며 어마어마한 합주로 응답하고, 그들 스스로가 음악의 마법을 재확인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리허설에서는 또한 번스타인이 제1트럼펫과 제1트럼본 주자를 구워삶으며 1악장 처음의 클라이막스를 ‘마치 이탈리아 오페라처럼’ 연주하도록 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이탈리아 오페라’를 언급하는 것은 결코 경박한 은유가 아니다. 말러는 ‘오페라 도제’ 시절 동안 수많은 베르디 오페라를 섭렵했으며, 심지어 <팔스타프>가 밀라노에서 처음 공연되자마자, 비엔나에서의 초연을 지휘하기도 했던 것이다. 예를 들어, 3번 교향곡 피날레 클라이막스의 호른 모티브와 오델로의 ‘폭풍’ 합창 바로 앞의 소절은 놀랄만한 유사성을 보여준다. 드문드문 장례 행렬의 리듬을 곡에 포함시키는 것도 두 작곡가의 공통점이다.

 

마찬가지로, ‘Nun seh'ich wohl’, 즉 Kindertotenlieder(1901-04)의 두 번째 곡도, <아이다>의 ‘E qui lontana da ogni umano sguardo’의 음악과,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닮아 있다. 그러나 말러의 의도는 오페라적인 카타르시스와는 거리가 멀다. 오케스트라의 내성적이고 실내악적인 섬세함과 미묘한 대위 선율은 많은 부분 <대지의 노래>의 음악적 세계를 예감하게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특성들이 프리드리히 뤼케르트의 글과 절묘하게 어울린다는 것이다. 뤼케르트는 자신의 두 아이가 죽은 뒤 슬픔에 가득한 다섯 편의 시를 썼다. 이 시들은 단순한 이미지들(촛불, 맹렬한 폭풍, 열리는 문 등)을 통해 우울하지만 기묘하게도 통쾌한 느낌을 준다.

 다섯 편의 뤼케르트 가곡은 종종 함께 연주되고 녹음되지만, 사실 이것은 말러의 의도가 아니었다. 더우기 각각의 가곡은 서로 다른 오케스트라 구성에 의해 연주된다. "Ich atmet' einen linden Duft"는 두 대의 바순과 세 호른, 하프, 첼레스타, 바이올린들과 비올라들에 의해 연주되는 한편, “Um Mitternacht"에서는 브라스 전체와 목관이 팀파니와 하프, 피아노의 반주에 맞춰, 현악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섬세하고 감동적인 합주를 들려준다.

 

그러나, 관현악 작곡가로서 말러가 보여주는 기교의 정점은 6번과 7번 교향곡에서 드러난다. 6번은 말러의 작품 중 순수 기악곡으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악기와 연주자들의 구성에 의해 연주되며,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행복하거나 평화로운 결말을 갖지 않는다. 말러는 그의 [음악의] 힘을 조형하여 그것이 콘서트홀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도록 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6번은 특히  라이브 공연에서 섬멸적이며 삼차원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1976년에 촬영된 번스타인과 빈필의 교향곡 6번의 연주는 기운이 넘친다. DG의 신전집에 포함된 연주는 그로부터 12년 뒤의 것으로, 이전의 것보다 더 넓고, 더 거대하고, (좋은의미에서) 표현주의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그동안 6번이 지니는 의미를 말러의 신변사를 통해 밝혀내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1악장의 노래하는 듯한 제2주제는 말러의 아내 알마를 나타내고, 스케르초의 들쭉날쭉한 모티브는 놀고 있는 그의 두 아이를 표현한 것이며, 해머로 두드리는 듯한 피날레는 -결국 그의 생명을 앗아간- 심장 발작의 예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말러의 음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도 명료해서, 굳이 이런 정보를 통해 해석하려 할 필요가 없다. David Hurwitz가 그의 책(The Mahler Symphonies: An Owner's Manual)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말러의 비극은 곡의 테마가 지니는 본질과 그것들이 결합하고 발전하는 음악적인 방식을 통해 스스로의 의미를 표출한다.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사건이나 제스처가 아니라, 음악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명료함과 필연성인 것이다.”

 

말러의 서사시적인 스타일을, 교향곡의 지평 위에 드리운 익히 알려진 회색 구름에 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 비유는, 아마도 -비극적인 6번과 동전의 앞뒷면을 이룬다고 할 수 있을- 교향곡 7번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7번의 음악적 언어가 들려주는 숨김없는 관능과, 기이한 꿈과 같은 아우라, 흘러넘칠 듯 다채로운 관현악을 생각해보면, 7번이 받아들여지고 인기를 얻는 데  말러의 다른 곡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은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뉴욕에서는 이 곡이 디미트리 미트로풀로스, 윌리엄 스타인버그, 라파엘 쿠벨릭 같은 말러 연주자들의 지휘 아래, 다른 곳보다 더 자주 오케스트라를 통해 연주되었다. 번스타인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처음으로 7번 교향곡을 연주한 것은(그 앞의 곡은 10분여에 걸치는 베베른의 교향곡 op. 21이었다) 1965년 12월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콘서트들에서의 연주는 탁월한 스튜디오 레코딩 속에 축적되었다. 20년이 지난 후, 같은 곡을 DG와의 첫 말러 레코딩으로서 뉴욕필과 더불어 연주했을 때, 번스타인은 현대의 디지털 기술의 뒷받침을 받아 훨씬 더 성숙하고 세련된 경지에 도달한다. 
-Jed Distler

작성 '08/05/0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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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

Sorry for my English. Thanks a lot for your clear translation!! It has greatly improved my knowledge about Mahler's symphonies. Because the connection between Mahler and Italian operas was also mentioned in the article written by Donald Mitchell (included in the Chailly's complete Mahler symphony set), once I have thought about writing an article in the forum of this website regarding this issue. Mr Mitchell pointed out the hidden connection between Mahler's works and Verdi's operas, for example, slow movement in his fourth symphony and the final lovers' duet in Aida, Italian expression marks "Sempre molto cantando" used in the second part of his eighth symphony and etc. He explained why Chailly is an excellent Mahler interpreter based on his mastery on Italian opera repertoire. It is surprising to see that Bernstein had the same insight and that may be able to explain why there have been so many Italian conductors excellent at Mahler such as Abbado, Chailly and Sinopoli.

08/05/1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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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

Oh.. You're welcome.. Thanks for reading..ㅋ

08/05/10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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