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크너 교향곡 5번. 도흐나니
http://to.goclassic.co.kr/concert/1766

이글은 저의 은사님이 금년 도흐나니의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관람하시고

쓰신 글의 원문입니다. 좋은 글이기에 허락없이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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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교향곡 5번

 

크리스토프 폰 도흐나니. Die NDR Sinfonieorchester
2006. 9. 11. 함부르크 라이스할레

 

브루크너 교향곡 중에서 가장 종교적인 뉘앙스가 강하다고 느껴지는,
하지만 모티브들이 장시간 동안 반복되고 소강, 점층되기때문에 집중하고 듣기가
다소 거북하기도 하다.
연주를 잘못하다간 자칫 피곤한 음악으로 치부될 수도 있기에.
스타 지휘자 도흐나니는 마에스트로 이쎄어슈테트, 텐슈테트, 귄터 반트등의 뒤를 이어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를 맡으면서 특히 반트가 이룩한, 유산으로 남긴
고색창연함과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아우러진 브루크너의 연주들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멋진, 그리고 너무나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NDR 사운드라 일컫는 유려하지만 그윽한 멋과 기풍이 감도는 현, 도대체 한치의 흔들림이
없는 목관악기군, 근엄한 금관, 대양과도 같은 팀파니의 심연한 사운드. 이것이 바로
NDR 교향악단의 (이하 NDR SO) SOUND 이다.
특히 이날 연주회에 들어가기전 도쿄에서 비행이륙부터 최근 몇년간 연주된 실황음원들중에
명연으로 일컫는 블롬슈테트 SDR SO (2006. 6. 2. 슈트트가르트 리더할레 실황)
- 이연주 또한 명연중의 하나이다. 첼리비다케가 이룩해둔, 어떠한 난곡들도 하나부터 차근차근
골격을 갖추고 중심요소와 부가적인 요소들을 오로지 불타는 예술혼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새로운 음악으로 창조하는 연주들. 블롬슈테트는 코럴풍인 교향곡 5번에 낭만이라는 힘을
첨가했다. - 를 들으며 내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교향곡 5번에 대한 예습을 하고
연주회장에 들어섰다.
도흐나니는 최근 몇년사이에 노쇄한 기력이 역력했다. 나이가 든 노장이기때문이다.
솔직히 70세를 넘긴 나이에 유럽과 미주지역을 오가며 지휘를 한다는게 얼마나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일인가.
작년에 그가 연주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의 2가지 연주들을 들으며 NDR 사운드를 더더욱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켜가는 투혼에 감동을 받았는데... 이날 연주회에서는 거의 심장이 멎었다.
2000년 귄터 반트가 NDR SO를 이끌고 도쿄에 왔다. 이미 DVD, CD로 발매가 되었지만
소위 말하는 피튀겨가며 어렵게 표를 구해서 반트의 미완성과 브루크너 9번을 듣고는 저멀리
허공에서 보여지는 아주 밝고 순수한 빛을 보는 듯했다. (반트는 분명 천국에서 또다른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을 것이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당시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을 하며 노장 반트의
예술혼에 경의를 표하며 나가지도 않고 몇십분을 박수갈채를 보냈다. 나 역시 얼마나 브라보를
외쳤는가. 그런데 이번에 라이스할레에서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말았다.
마음속으로는 통쾌하게 브라보를 외치고 싶으나 목소리가 나지않는다. 목이 떨리고 온몸에 경련이
일어났기때문이다. 아, 북독일 방송 교향악단의 위력이란 바로 이것이구나. 혼이 담긴 연주란,
피가 통하는 연주란, 살아있는 연주란 이런 것이구나...
눈으로 귀로 나의 모든 감각으로 그것을 체험했다. 더군다나 NDR의 심장부 라이스할레의

황홀한 음색에 난 완전히 푹 빠졌다. 갑자기 베를린에 가기가 싫어진다.

 

 

1악장...

브루크너만의 독특한 현의 뉘앙스로 어느새 작품이 시작되었다.
나는 첫개시부를 행진곡풍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 대부분의 연주들이 그렇더라. - 새벽안개가 사라지고
밝은 태양이 떠오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연주가 진행되는 동안 템포는 전체적인 구조상으로
일정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약간의 변화를 주어 절묘한 리듬감을 통한 효과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제1악장 최초의 2번의 클라이막스는 색채감이 너무 밝은 듯한 뉘앙스라 다소 경박하지 않나 생각이들었다.
오케스트라의 에너지가 정점에 달아 음악적 에너지가 그윽하게 표출되기를 바란 나의 욕심일 수도 있다.
어쨌든 도흐나니가 절묘하게 이끄는 저음부의 소너리티는 예술 그자체였다.
투명하고 밝은 빛의 뉘앙스이지만 결코 가볍지않다. 자연스런 새의 노래 소리같기고 하고.
인위적인 내음은 없다. 다이나믹을 강조하기위해 편차를 크게하는 연주가 종종있지만 도흐나니는
그러지않았다. 대신 필연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연주했던 것이다.
특히 58소절부터 시작되는 목관악기군의 자연스런 하모니 - 혹자는 이것을 새소리의 모방이라고도 한다.-
를 통한 너무나 아름다운 프레이징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109소절인지 정확하진않지만
바이올린의 멜로디는 천하일품이었다. 베를린 필의 인위적인 뉘앙스가 전혀없다. 완벽한 톤이지만
기계적인 느낌이 없는...
더군다나 153소절이라 생각되는데 제1바이올린이 완만한 상승곡선후 서서히 하강하는 음악적 심상을
대단한 실로 대단한 표현력으로 연주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도흐나니의 대가다운 모습이 아닌가싶다.
237소절부터 1회의 클라이막스로 목관악기군에 의한 매혹적인 음색과 더불어 목가적인 뉘앙스의
차분한 음악이 진행된다. 267~70소절 즈음에는 다시 클라이막스가 고조되는데, 295~98 소절사이의
팀파니의 심연의 장중한 타건은 무시무시할 정도였다. 충격자체였으니!
흔들림이 없는 오케스트레이션. 금관악기군의 가공할만한, 끝이 보이지않는 무한의 아름다움을
이렇게 연주할 수 있는가. 장엄하다는게 바로 이런의미가 아닌가 싶다.
338소절부터 왜 팡파레가 나와야하는지 나는 이해를 못하겠지만 - 브루크너 작곡기법을 연구해보지
않아 모르겠다. - 아주 훌륭한 팡파레가 들린다. 346소절의 어두운, 그러나 너무나 순간적인,
콘트라베이스의 프레이징을 발판으로 삼아 음악은 다시 장중하게 울려퍼진다.
459소절부터 시작되는 1악장의 피날레는 약간의 불균형적인 템포와 현의 피치카토가 다소 불안했지만
어느새 활활 타오르는 오케스트레이션은 천하일품중의 일품이었다.
특히 시원하고 장쾌하게 뻗어가는 금관악기군과 더불어 강하지는 않지만 깊이가 있는 팀파니를 통해
장중한 음악속에 펼쳐지는 음악적 에너지가 표출되었다.
그러나 그음악적 에너지는 모두 발산되지 않았다. 발산이 되었다면 다음악장이 존재할 필요가 없겠다

 

 

2악장 
 
오보에의 약간은 불투명한 하지만 꽤 소박한 톤의 사운드가 마음에 끌렸다.
31소절부터 시작되는 그유명한 멜로디! 도흐나니의 뉘앙스는 다소 차분하고 어두운 이미지의
프레이징이었지만 아름다움이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더라. 템포가 조금 불안한 것이 흠이라면 흠.
하지만 그의 포르타토는 역시 예술이었다.
119소절부터 음악은 다시 아름다운 멜로디로 재현된다. 163소절까지는 특별한 점은 없이 유유하게
음악을 진행시켜가고 있다. 솔직히 난 2악장을 잘 듣지않는다. 어쨌든 현의 집요할정도의 완벽한,
미세함이 가득한 뉘앙스와 금관등에 의해 발현되는 구슬픈 멜로디를 듣고 가슴이 찡하지 않는
청중은 없었을 것이다. 도흐나니의 비팅은 NDR을 압도하고 있었고 그다지 많은 제스쳐를 하지도
않았다. 필요이상의 비팅은 하지않기로 유명하지만 조금은 오바를 바라기도 했다.
173소절에 드러서면 이제 순수함과 열반의 경지가 다가온다. 그 광경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신앙심이 무척 강했던 브루크너의 종교에 대한 지극할 정도의 신앙심이랄까.
내 지우는 신의 은총이라고 표현하던데 매우 황홀한, 그러나 여운이 꽤 오래가는 아름다운 은총인듯하다.

브루크너가 생각한 소박한 희망은 바로 신의 은총인 것인가!

 

 

3 악장
나는 처음에 3악장의 모티브가 무엇인가하고 꽤 고민한 적이 있었다. 꽤 강렬한 이미지의 심상과
현의 투티가 꽤 저돌적이지 않은가.
아니나 다를까 도흐나니의 연주는 휴... 다양한 반전과 복잡한 리듬, 섬세한 터치등으로 3악장을
매우 강도높게 연주했다. 바다속으로 들어가본적은 없지만 TV에서 볼때 느꼈던 심오함속에
느껴지는 아찔함이 이연주를 통해 나에게 다가왔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브루크너 식의 위트, 트리오의 어울림, 소박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구조를
연주하는 동안 내가 느낀건 살기였다...
여튼 밝은 뉘앙스의 연주는 아니다.

 

 

4악장
행진곡풍의 리듬감으로 시작되는 4악장. 그런데 나는 전혀 행진곡풍으로 들리지않았다.
27소절부터 브루크너의 유머가 시작된다. 강한 의지가 녹아있는 밝은 음색의 멜로디가 연주된다.
현악기의 프레이징은 한층한층 겹겹... 그 층이 두터워지고 벌써부터 장엄한 피날레를 예고하는듯.
135소절즈음 갑작스런 강철과 같은 힘찬 음악이 시작된다. 트럼펫과 호른은 표효하기시작한다.
174소절부터는 4악장의 테마가 여러악기에 의해 나타나고 조용하지만 금관악기군과 목관악기군에
의해 한층더 복잡하게 묘사되다. 그런데 도흐나니는 약간은 억지스러울 정도로 역동적인 면을
가라앉히는건 아닌가 싶었다. 인위적인 내음이 나는듯했다.
음악은 진행되면서 계속해서 반복이 되풀이되다 - 솔직히 174소절부터 436소절까지는 집중해서
듣기가 좀 힘들었다. 곡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에...
어쨌든 잠시 딴생각도 하면서 여기저기를 바라보다 어느새 핵심중의 핵심인 436소절의, 피날레를
향한 도흐나니의 투혼이 시작된다. 이부분에서도 이교향곡의 특징상 문제점이겠지만 결코 익숙해지기
어려운 테마들과 약간 시끄러운 멜로디들... 가볍지만 뭔가 의미는 있을 듯하고 그러나 정리가 잘
안되는 소절들이다.
이제 대망의 피날레... 현의 미세한 아티큘레이션을 통한 완벽한 투티를 바탕으로 톡톡 튀는 절묘한
리듬감에 저멀리 들려오는 팀파니와 금관군의 장엄한 하모니!
드뎌 곡이 곡 끝나겠구나 싶었다. 여유있는 템포와 모든 것을 발산한다는 각오로 NDR SO는
신의 은총과 희망의 피날레를 들려준다. 특히 팀파니의 타건에 숨을 쉴수가 없었다.
상승과 약간의 하강을 통한 재도약, 급상승! 음악의 에너지는 모두 발산되었다. 매우 장중한 뉘앙스의
오케스트레이션, 금관의 그윽한 내음, 어둠의 덩어리들을 곱씹어서 하나라도 남기지않고 내뱉는
가슴 통쾌한 연주였다.
연주가 끝나고 또한번 가슴이 울렁울렁... 마에스트로의 연주에 더이상 할말을 잃었다. 내지우들은
브라보를 외치고 스고이를 조용히 연발하고 계속 박수치느라 정신이 없고 나는 감동받은 미소로
이 연주를 들려준 NDR SO와 마에스트로 도흐나니에게 답했다. 나중에 좀 정신이 들고 브라보를
외쳤지만 워낙 박수갈채가 커서 내 목소리는 묻혔을게다.

작성 '06/09/1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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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많이 참고하려고 복사해놨습니다.

특히 브루크너에 관한 글이라면 많이 올려주십시요^^

06/09/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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