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음악회에서의 임동혁
http://to.goclassic.co.kr/concert/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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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티보 콩쿨 1등이라는 후광을 업고 신년 음악회 무대에, 그야말로 약관의 나이에 오른 임동혁. 그의 무엇이 아르헤리치라는 대 피아니스트를 움직였을까 하는 궁금함에 주저 없이 티켓을 끊었다. 기다리던 오늘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연주된 그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한 마디로 판명할 수 없는 복잡한 세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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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턱시도를 입고 마른 몸집을 건들거리며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말 그대로 17세의 소년이었다. 피아노 앞에 앉아서 이마의 땀을 손수건으로 짚어내고 건반을 살짝 닦아내는 모습하며, 1악장 도입부의 그 장대한 첫 코드 위에 손가락을 대보는 모습이라니. 마치 학예회 무대에 오른 소년을 보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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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재씨의 지휘봉이 움직이며 마치 러시아의 설원을 휘달리는듯한 서주가 시작되자 임동혁은 아무런 과장도 긴장도 없이 곧바로 차이코프스키의 세계로 빨려들어갔다. 종종 피아니스틱 하지 않다는 말을 듣는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의 면모를 임동혁은 말의 진정한 의미에서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소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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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연주자의 카리스마를 돋우는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되는 이 음악에 임군은 그대로 들어가서 철저히 자신을 연소시키면서도 김홍재씨의 지휘와도 어우러지며 아무런 무리 없이 연주에 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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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을 종횡무진 누비며 그 몸집에 어디 그런 힘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파괴력을 선보이기도 했고, 페달을 깊게 밟으며 한껏 비르투오시티를 과시하다가도 곧바로 다시 악상의 흐름으로 돌아오곤 했다. 특히나 아름다운 피아니시모의 악구들은 임군의 손가락에서 그지 없는 청명함으로 솟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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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의 아름다운 노래는 그의 천부적인 멜로디 감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오케스트라가 숨을 죽이고 그의 오른 손에서 맑디 맑은 트릴이 솟아오를 때 나는 가만히 숨을 멈추었다. 그의 왼손이 그의 가슴 옆에서 오른 손을 구경하는 양 멈추어 있을 때, 지휘자도 그의 음악에 도취된 듯 그의 얼굴을 주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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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악장의 카덴짜에서 지휘자는 완전히 그의 연주에 빠져들어 건반 위를 누비는 그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박자를 맞추고 있을 뿐이었다. 장대한 코다에서 임군은 힘이 소진된듯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차이코프스키는 자연스럽게 음악당 안을 부유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내리꽂히듯 나의 마음 속으로 들어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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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임동혁의 연주는 간만에 보는 '연주 이상의 연주'였다. '참 잘한다'라고 말하는 것이 부족한듯 느껴지는 그런 연주. 곡의 구비 구비가 이처럼 자연스럽게 구성되기도 어렵다. 김홍재씨의 서포트도 더할 나위 없었지만, 임군의 찬란함이 여지 없이 빛나고 있어 그 적확함이 바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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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2/01/0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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