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7회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6/26,27)
http://to.goclassic.co.kr/concert/2124
KBS교향악단 제617회 정기연주회는 제가 연초부터 노리고(?)있던 연주회였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니콜라이 즈나이더(Nikolaj Znaider)가 협연예정이었기 때문이죠.

연초에 협연곡목은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이었지만
연주 1달전쯤인가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바뀌었더군요.
처음에 즈나이더에게 빠졌던 이유는 2004년 일본 산토리 홀에서 있었던
PMF 2004 공연실황 영상을 보고서였습니다. 
게르기예프 지휘로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하더군요.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열정으로 가득 찬 연주를 보고서는
그 날로 즈나이더의 광팬이 되었었더랬습니다.

올해 초에 즈나이더의 내한공연 소식을 듣고 티켓 오픈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6월중에 드디어 예술의 전당 공연(6/26) 티켓을 손에 넣었습니다.
예당 1층 가운데 앞에서 4번째 줄... 
티켓가격은 6만원이었지만 -_-; 6만원이 대수였겠습니까...
그렇게나 꿈에 그리던(?) 연주자의 실황을 코앞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는데...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 덧 6월 26일이 돌아왔고 저는 들뜬 마음으로 예당으로 향했지요.
즈나이더는 의외로 거구더군요. 키가 197cm랍니다. ㅡ.ㅡ;;;
처음에 바이올린을 들고 나오는데 3/4 사이즈를 들고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동영상으로 봤던 그 날처럼 같은 연주복을 입고 나왔더군요.

오이스트라흐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예전에 너무 많이 들어서 그랬는지
즈나이더의 시벨리우스는 오이스트라흐와는 약간은 달랐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달랐다'는 것 뿐이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단지 아쉬웠던 건 KBS 교향악단의 연주와 약간씩 어긋나는 곳들이 꽤 있었다는 것...
이 날 연주를 보면서는 리허설이 좀 부족했나?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것도 뒤에 말씀드릴 KBS교향악단의 최근 사정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즈나이더의 연주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즈나이더가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과 협연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시벨리우스가 끝나고, 
즈나이더는 앵콜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중 사라방드를 들려줬습니다.

저는 인터미션이 되자마자 즈나이더의 씨디 2장(닐센,브루흐 바협CD, 멘델스존,베토벤 바협CD)을 들고 
잽싸게 예당 옆 출연자 출입구로 달려갔습니다.
경비 아저씨 몰래 즈나이더의 대기실 앞까지 잠입(?)하는데 성공했지만, 문 앞에서 걸렸습니다; ㅠㅠ
싸인받으려고 왔다니까 여기 들어오면 안된다고 매우 무섭게 호통(!)을 치셔서 아쉽게 발길을 돌렸습니다.
2부의 브루크너 교향곡 1번이 끝나면 바로 다시 뛰어와서 빠져나가는 즈나이더에게 싸인을 받으리라
다짐하면서 말이죠.

브루크너 1번은 솔직히 어땠는지 잘 기억이 없네요.
예습을 거의 못 하고 가서 그렇기도 했고, 이 날의 목적은 심포니가 아니라 즈나이더였으니까요...^^

연주가 끝나고 다시 대기실 앞 출입구로 가서 하염없이 즈나이더를 기다렸건만 나오지 않더군요. ㅠㅠ
아마도 1부가 끝나고 그냥 숙소로 돌아갔나보다~ 싶었습니다.
(사실 이에 대한 진실(?)은 다음날 밝혀지게 됩니다)

...


다음 날인 KBS홀에서의 같은 연주를... 또 보러 갔습니다.
이번엔 KBS홀 제일 앞줄입니다. 4만원이네요. ㅠㅠ
저도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습니다. ㅠㅠ

이번엔 공연 전에 작전을 개시했습니다.
같이 보러간 (저만큼이나 즈나이더를 좋아하는) 친한 동생에게 시켰습니다. (이 동생은 예당연주는 안 봤습니다)
'싸인받으러 왔는데 잠깐 협연자를 만나게 해주면 안되냐'고 무대감독에게 물어보라고요...
이 동생이 얼굴이 예쁜 편이라 (남자일 것이 틀림없는) 무대감독에게 통할 것 같았습니다.
왠지 남자인 제가 가서 사정하면 절대 안 먹힐 것 같았거든요.
결과는 역시나 예상 적중이었습니다. ㅡ.ㅡ;
원래는 안되는데 예쁘니까 봐준다고... 인터미션때 무대 뒤로 오라고... 그랬다더군요. @_@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태어나 살기 힘든 점도 있지만
반대로 얼굴 예쁘면 편한 점도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무대감독님이 말해주신건데..
전날 예당 공연때는 협연이 끝나고 객석에서 브루크너 1번을 들었었다더군요.
공연이 끝나고는 로비를 통해서 빠져나갔다고... ㅡ.ㅡ;
그런 것도 모르고 출연자 출입구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니... ㅠㅠ

즈나이더의 연주는 전날보다 더 좋았습니다. KBS교향악단의 반주가 좀 더 안정됐달까요...
인터미션이 되자마자 빛보다 빠른 속도로 무대 뒤로 뛰어갔습니다.
헉....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KBS교향악단의 젊은 여성단원 여럿이 대기실에 있더군요.
저처럼 싸인받으러 오셨더라구요 ㅡ.ㅡ; ㅋㅋ

한 5분을 기다려서 저희 차례가 왔습니다.
저보다 영어를 훨씬 잘하는 동생이 이것저것 마구 얘기했습니다. ㅋㅋ
저는 제 mp3플레이어에 담겨진 즈나이더의 2004 PMF 실황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이 동영상 정말 많이 봤다고... 정말 최고의 연주라고...
.. 그랬더니 즈나이더 눈이 휘둥그레 커집니다.
이거 어떤 연주냐고... 음악을 들어볼 수 있냐고... 묻네요.
그래서 2004년에 일본 산토리 홀에서 게르기예프랑 한 거라고... 기억나냐고 했더니
그제서야 아~! 기억난다고 하더군요. ^^
들려줬더니 이어폰을 꽂고 영상을 한참을 봅니다.
그러더니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 합니다.

'um... not bad~~!'

ㅋㅋ 

그러면서 이 때 연주때 자기가 pneumonia에 걸려있었다고 말하더군요. @_@
정말 놀랬습니다. 폐렴에 걸린 채로 그런 연주를 할 수 있다니 ㅡ.ㅡ;;
어쩐지 땀을 많이 흘리는 것 같기도 했고....

아, 그리고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레코딩 계획은 없냐고, 그거 녹음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했더니
게르기예프-빈필과 녹음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앨범이 올해 발매된다고 알려주더군요.
어쩌면 차이코프스키도 언젠가 녹음할지도 모른다고요...


아무튼 그렇게 거의 10분 가까이 즈나이더와 얘기를 나누고...
가져간 씨디에 싸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
친철하게도 이름 철자까지 묻고서는 이름을 적어주더군요...
한 장에는 for Hanbit, With best wishes - Nikolaj Znaider
다른 한 장에는 for Hanbit, All my warmest wishes - Nikolaj Znaider

너무 행복했습니다.  ^_^ ㅎ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08/07/11 1:08
ha***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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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 좋으셨겠네요

08/07/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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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굉장한 만남인걸요? 흥분이 글을 통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요. 멋집니다.

08/07/17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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