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향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밤
http://to.goclassic.co.kr/concert/2263
5월에 드레스덴 슈카츠카펠레가 왔을때 무척 갈등을 많이 했습니다..
여유는 안되지만 R.슈트라우스는 너무 좋아하고...
결국 아무리 계산기 두들겨도 답이 안나와서 포기했는데
얼마 안있다가 광주시향에서 6월 정기연주회를
슈트라우스 작품으로만 짠다고 해서..
정말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티켓 오픈 하는 시간에 딱 맞춰 예매했지요..ㅋㅋ
다행히  R석 바로 근처에 있는 S석으로 잡을 수 있었답니다.

저도 연주회 가는 경험이 올해 들어서나 겨우 조금씩 생기는데,
아버지는 집에서 가끔 음악을 들으셔도
연주회장에 가본적은 한번도 없으시기에
광주까지 내려가서 아버지를 모시고 갔답니다.

일단 소감부터 적자면,
물론 베를린필 빈필의 비단결 같은 음색은 아니었지만
똘똘뭉쳐 열심히 연주하는 지휘자와 단원들의 모습에 감동받았고
무엇보다 주제가 확실한 프로그램 구성이 정말 좋았습니다.

노통의 서거와 여러가지 사회문제들...
그런 와중에 듣게 되는 음악인지라  의미심장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밝고 달콤해지는 선율의 음악들은
그래도, 아직 나는 여기 숨쉬고 살아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더군요.

가장 기대하는 곡이었던 <죽음과 정화>는
좀 덜 다듬어진듯한 현악군과 튜바소리가 약간 신경쓰였는데,
(흔히들 이곡에 인용하는 리터의 표제에 따랐을때)
심장박동이 서서히 멈추어가는 마지막 순간 부분부터
조명도 점점 어두워지는 효과를 넣어서 극적인 마무리를 하더군요.
(조명도 약간의 삑사리..^^;) 

네개의 마지막 노래를 부른 독일 소프라노
엘레노어 마기에르는
정말 우아하고 청순한 자태에
노래마저도 비브라토를 많이 넣지 않고 진솔하고 담백하게 불렀습니다.
저는 야노비츠의 연주음반만 가지고 있는데
야노비츠의 부유하는 듯한 몽환적인 음색은 상당히 개성적이긴 해도
딕션이 때로는 불분명하게 들려서 그저 악기로서 아름다움을 느낄뿐이었는데
이 소프라노는 한음절한음절 정성을 다해 부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지 저음에서는 소리가 좀 들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웠지만..

앵콜곡은 구자범 지휘자의 간략한 소개가 있었는데요..
직전에 연주했던 마지막 곡 <장미의 기사> 조곡이,
왜 죽음을 다룬 곡들 가운데 이렇게 달콤한? 음악을 끼우게 되었나..
소피가 옥타비안에게 은장미를 받고 반해서
부르는 노래가사의 맨마지막이 Tod로 끝난다.. 하고
바로 그 장면을 들려주더군요.
앵콜곡에도 성악가가 나와서 노래를 들려주길 바랬던터였는데
더구나 소피역할에 너무나 어울리는 아름다운 가수라서,,
참 절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기대에 충분히 부합할 만큼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이 소프라노는 무대매너도 참 멋졌던게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정말 우아하게 인사를 해서...^^
바로 가까이에서 보고 있노라니 정말 박수를 더 보내주고 싶더군요.

광주가 고향이지만 중고등학교땐 공부한다고,
대학이후로는 거의 광주에 있질 않아서
문예회관도 시향연주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 연주회를 다녀오니 그냥 괜히 자랑스럽더군요.^^
객석이 꽉 찼고, 관객들의 매너도 좋았습니다.
참 신기했던게 별다른 안내멘트가 없었는데도
관객들이 박수타이밍을 잘 맞췄다는거..
네개의 마지막노래 중간에 박수소리가 혹시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말이지요..ㅎㅎ
어린 학생들도 굉장히 많이 왔고
음악이 어려웠던 만큼 아예 자버리는 학생들도 더러 봤거든요.
가족끼리 많이 오는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정착이 되는 것 같아 좋았고..
제가 촌스러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서울에서 있는 연주회에 가면 주차권도 끊고 프로그램도 돈주고 사야하고
로비에선 음료를 팔기 바쁜데 여기선 그런게 없으니
나름대로 진지하고 단란한 분위기가 되더라구요.

아버지도 이런 연주회인데 티켓값이 정말 저렴하다고 하시고..
시향이 있음으로 해서 이렇게 음악을 풍성하게 누릴수 있다는게 퍽 다행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작성 '09/06/24 23:44
bh***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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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

음악회의 전체 구성상 그게 더 맞는 앵콜이긴 한데 마음 같아선 Morgen이라도 불러주면 얼마나 좋을까 헛생각을 했답니다.

09/06/2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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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

그런데 R석 가까운 S석이면 저랑 비슷한 데 계시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저는 다열 190번에서 봤습니다.
그리고 문예회관은 1층 뒤쪽이 앞쪽보다 소리가 더 낫습니다.
뒷쪽 중계카메라 있는 쪽이 소리가 좋았던 기억이네요.
대신 자범 선생님 목소리 듣는 건 포기해야죠.

09/06/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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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h***:

다열 51번 좌석이었습니다.^^ 소프라노가 정면으로 보이는곳이죠..연주를 들으면서 아무래도 1층 뒤쪽이 소리가 좀더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긴 했는데 성악가와 지휘자가 가까운데서 바로 보이는 자리라서..^^ 솔직히 서울에서 하는 연주회에서 2만원주고 이렇게 가까이 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지요..

09/06/2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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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오, 분위기 좋았나 봅니다. 네 개의 마지막 노래 꼭 들어보고 싶었지만, 요즘 일이 바빠 갈 형편이 못 되었는데, 부럽습니다.

09/06/2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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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객석 6월호 구자범 지휘자의 얘기를 듣고 또 어제 공연을 본 뒤 '정치적 올바름'을 갖춘 분이라 생각됩니다. 광주에는 이런 분들이 계셔서 좋아요. 일종의 '꼬뮌'같은 분위기. 프로그램 안내책자 예술이지 않습니까?

09/06/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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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그래서 안내책자 모으고 있답니다....취임연주회부터...

09/06/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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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

프로그램 안내책자 공들여 만든 흔적이 보이더군요. 아버진 어렵게 써놨다고 뭐라 하셨지만..그거야 원래 평론하는 분들이 그런거고..^^ 적어도 이번 연주회를 위해 여러 사람에게 글을 부탁해서 실은 듯 하니 정성이 보이더라구요.

09/06/2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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