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의 '사랑의 묘약' 9/29
http://to.goclassic.co.kr/concert/2290
지난 9월 29일..
제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3명이서 예술의전당에 다녀왔습니다..
좌석은 A석으로 3층 중앙 맨 뒷줄에서 관람하였는데요..
그날은 마침 빈필의 공연까지 있는 날이라서 주차장이 붐빌까봐서 일찍부터 서둘렀습죠..
길건너 백년옥에서 순두부와 비지찌개로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
음악분수앞 감나무 밑에서 커피 한잔씩 마시고 공연장에 입장하였습니다..

각설하고..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오페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입니다..
오페라를 크게 나누면 '오페라 세리아'와 '오페라 부파'로 나뉘지요..
즉, 비극 오페라와 희극 오페라..
그런데 주류는 '오페라 세리아'가 주류이고, '오페라 부파'는 오페라 작곡가들이 가끔 가볍게 하나씩 쓰는 작품이지요..
그래서 사실 '오페라 부파'는 작품의 완성도나 예술성에서 '오페라 세리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모차르트를 비롯한 몇몇 작품은 제외입니다..)
그렇다면 작곡가들이 '오페라 부파'를 왜 썼을까요??
그건 맨날 눈물짜는 드라마만 보다가 가끔씩 코메디 프로를 보는거랑 같은 이치겠지요..
시민혁명과 전쟁이 반복적으로 터지던 유럽에서 맨날 비극적인 오페라만 보다보면 그 사람들도 우울증에 빠지겠지요..
그래서 가끔씩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수 있는 코메디물이 필요했던거고..
그래서 '오페라 부파'는 발전하게 된 것이지요..
(물론 '오페라 부파'의 시초가 이러한 원인에서 생긴건 아닙니다만, 19세기와 20세기 초반 유럽의 시대 상황을 보면 충분히 유추히볼 수 있는 사실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TV 프로그램에서도 '탤런트'와 '개그맨'이 있듯이 오페라 무대에서도 '오페라 세리아'를 전문으로 하는 가수와 '오페라 부파'를 전문으로 하는 가수가 나뉘어 있었고..
극장 역시 '오페라 세리아'를 주로 공연하는 극장과 '오페라 부파'를 전문으로 공연하는 극장으로 나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립오페라단의 이번 공연..
연출가 이소영 선생님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연출은 상당히 파격적이기는 했으나, 사실 이 작품에 어울리는 연출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오페라 부파'는 아무 부담없이 가볍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는게 저의 지론입니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의 연출은 사실 조금 무거운 분위기였던게 사실입니다..
2005년 빈슈타츠오퍼에서 공연한 롤란도 비아죤과 안나 네트레프코, 일데브란도 다르칸젤로가 열연한 DVD처럼 고전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연출이나, 차라리 현대물로 각색하여 작년에 압구정 예홀에서 공연했던 'Hello Mr.둘까마라' 공연이 오히려 작곡가의 의도와 '오페라 부파'의 의미에 어울리는 공연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사랑의 묘약이라는 작품은 사실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쳐다보면서 깔깔거리며 웃는 그런 작품이지요..
이 작품을 '개그콘서트'나 '웃찾사'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관객들을 매우 유쾌하게 만들어야 하는 작품인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의 연주를 맡은 TIMP 앙상블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네요..
처음 전주곡부터 너무 파워가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며, 사랑의 묘약에서는 다른 악기보다 플룻의 비중이 상당히 큰데 솔직히 기량부족 탓인지 스코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또한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트럼펫과 트럼본 연주자도 실수를 몇차례 보이고(특히 맨 왼쪽에 섰던 트럼본)..
아무튼 유쾌하게 보아야 할 오페라가 더욱 축~ 늘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TIMP 앙상블이 지금보다 더욱 발전하는 연주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이네요..

또한 성악가들의 기량 역시 높은 점수를 주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습니다..
먼저 네모리노 역을 맡은 테너 정호윤씨의 경우 이날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는지 길게 뻗는 소리가 아닌 주변에서 맴도는 소리인것 같았습니다..
아직 확실하게 목소리가 트이지 않은 느낌이랄까..
그러나 '남몰래 흘리는 눈물'에서는 대단한 열창을 보여주었네요..
그리고 아디나 역을 맡은 임선혜씨의 경우에도 아디나의 발랄한 모습을 목소리로 잘 표현했으나, 다소 성량이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둘카마라를 맡은 심인성씨가 초반에는 바이브레이션이 제대로 터지지 못해 애를 먹었으나, 공연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는 모습이었고..
벨코레 역을 맡은 강형규씨는 그래도 무난한 연기를 해주었습니다..

음..그리고 이건 여담입니다만..
아직 우리나라 공연장에는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해서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도 꽤 있지만..
그보다는 출연자들의 제자나 후배들이 객석 한블럭씩을 차지하면서 오히려 공연 분위기를 해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공연 시작을 알리는 예종이 울리면 객석안에서 마음을 다잡고 공연 분위기에 몰두해야 하는데..
공연 시작 바로 직전에 우루루 몰려 들어오는 모습을 보이지 않나..
지나치게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치지 않나...
오히려 일반 관객들에게 방해가 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음악을 공부하는 음악학도라면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지난 겨울에 메트로폴리탄에서 마스네의 오페라 '타이스'를 관람하였는데..
르네 플레밍의 공연장 전체를 휘어잡는 카리스마에 완전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로베르토 알라냐와 안젤라 게오르규가 주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라 론디네'를 관람하였을때에도, 두 주연 가수의 풍부한 성량과 아름다운 목소리에 홀딱 반해서 아직도 마음이 울렁거리는데요..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공연을 본다는건 조금 무리겠지요..
물론 20년전에 제가 국립극장이나 세종문화회관에서 관람했던 공연들에 비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발전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공연문화는 크게 성장하였고 발전하는 단계지만 이 공연들을 세계에 내놓기에는 빈틈이 많아보이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공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조안 서덜랜드가 주연하고 리쳐드 보닝이 잉글리쉬 챔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1971년 데카 음반을 다시 듣는데..
역시~ 사랑의 묘약은 이렇게 해야해..라는 생각이 다시금 생기네요..
파바로티..역시 시원시원합니다..^^
작성 '09/10/0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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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LA 오페라도 9월에 사랑의 묘약을 공연했는데,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몇 년전에 국립오페라단에서 공연한 사랑의 묘약을 볼 때는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어서 심지어 중간에 잤습니다 -_-;; (제 오페라 관람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이었죠) 세상에 이 재미있는 작품을 그렇게 재미없게 만들다니...... 한국에서 공연되는 부파는 번역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극은 플롯이 강하기 때문에 별 상관없는데, 부파는 번역이 미숙해서 대사가 재치를 잃으면 극이 죽어버립니다. LA 오페라는 연기가 공연을 살렸어요. 몸개그도 마다 않는 배우들을 보고 안 웃을 사람이 어딨나요. 그렇다고 노래가 죽는 것도 아니고.

09/10/05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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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르네 플레밍의 음색은 너무도 매력적인데 딕션의 뉘앙스를 한번도 제대로 소화한 작품을 못본것 같습니다~ 매력적인 목소리에 빠져들다가도 전혀 이상한 이태리 딕션에 환상에서 깬적이 몇번있습니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죠

09/11/2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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