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의 그리그와 말러6번..
http://to.goclassic.co.kr/concert/371
곡을 그다지 여러가지로 접하지 않은 터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은 처음 듣는 것이였습니다. 같이 갔던 형은 "이곡 되게 좋은거야" 라고 하더군요.
팜플렛에 보니 처음부분이 팀파니와 같이 나온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지 정말 궁금했었습니다.
드디어 처음으로 듣는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처음부터 감동이였습니다. 팀파니가 우루루루루 하면서 피아노의 선율이란..
개인적으로 피아노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또 그다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 없었던 터에, 첫 부분에서부터 압도당해서 끝까지 황홀하게 감상했었습니다.
피아노곡에서 이런 경우는 라흐마니노프를 제외하고는 없었는데.. 정말 좋은곡이에요. 후우;
특히 질버스타인씨의 피아노가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듣는데도 내심 "와.. 정말 잘치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주자였습니다. 전 2층 박스석 2번에 있었기 때문에 피아노의 바로 뒤에서 연주자의 손놀림까지 바라보면서 들어서그런지, 정말정말 감동적이였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선 특히 혼소리가 무지무지 좋게 들렸었습니다. 맑고 청량하게 울려퍼지는 혼소리... 내심 생각했습니다. '오늘 혼 맡으신 분이 컨디션이 좋나보다;'라고..

인터미션이 끝나고, 말러 6번이 시작되려고 했습니다.
전 말러 실황은 부천필의 4번 이후로 두번째로 보는것이였습니다.
말러를 약간 늦게 접해서..(쩝.. 부천필의 2번.. 타임머신이 있다면 되돌아가서 꼭 듣고싶군요 ㅜ_ㅜ)
그런데... 편성이 정말 장난 아니더군요. 뒤에는 타악기가 쫘악 자리잡고있고, 관악파트는 혼만 9대(8+엑스트라 1)... 정말 무대가 꽉차는 편성..
그 광경을 보면서 약간은 걱정을 했습니다.
특히나 어려운 말러6번을 연습도 3일했다고 하는데, 관악파트쪽이 미스톤이 얼마나 많이날것인가.. 굳이 미스톤이 아니라 해도, 단원들끼리 호흡이 맞질 않으면 정말 엉망이 될 연주인데.. 라고 말이죠.;
그런데 트럼펫과 혼이 약간 안맞은 부분이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로선 굉장히 좋은연주를 들을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었습니다.
1악장이 시작되었습니다. 콘트라베이스의 저음과 시작된 곡...
위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3일이라는 짧은 연습시간때문에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1악장부터 너무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울부짖는 관악, 섬세하고도 치밀하게 연주하는 현악.. 1악장이 끝나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정말 너무도 행복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피날레때 미치는것 아닐까"라는 허무맹랑한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론 1악장에서 왠지 심벌소리가 약간은 채워지지 못하게 들렸습니다.
울림이 좀더 있는 심벌이였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구요, 2번째 팀파니 치시는분이 트라이앵글인가? 아무튼 그런 소리 나는걸 치는데... 제 귀가 이상한건진 모르지만 약간은 부정확 하게 들리더라구요. 예를들면 따르르르르 하고 쳐야하는데 따르( )르르 요런식으로 말이죠.

2악장이 시작되려고 했습니다. 팀파니와 콘트라베이스의 힘찬 연주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현파트의 부드러운 선율이 흘러 나왔습니다. 전 2악장이 안단테인것은 처음 들어봤는데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더군요.
다만 약간 아쉬웠던점은 조용한 부분이 제 귀에는 약간 크게 들렸다는것인데... 좀더... 좀더 조용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연주했더라면 정말 끝내줬을텐데요;;

3악장 스케르초는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악장입니다. 아직 말러 6번을 그다지 많이 들은것도 아니고 특히 1,4악장을 좋아하기 때문에... 3악장 후반부에는 하품(이건 너무 피곤해서이지만;;)까지 했었습니다 -_-a

4악장... 와우.. 정말 끝내줬읍니다. 30분 남짓한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는 연주였습니다. 희망을 향해 나아가다가도 추락하고... 또다시 추락하고.. 끊임없이 추락하는 가운데 어떠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곡을 즐겼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나서 어떤분이 "오늘 해머는 영 아니였어" 라고 하셨습니다.
음.. 저는 해머가 참 좋던데..
떡대 있는 아저씨가 나와서 칠줄알았는데.. 스네어 드럼과 소방울을 쳐주시던 한 갸냘픈 여자분께서 치시더라구요. 두번째 해머에서는 고개가 확 젖혀졌습니다. 아아... 실황에서의 해머란 정말 감동이더군요.
두번째 해머를 치고나서 손을 터시던 그 모습이 웃겼었습니다;(죄송해요 >.<)

그날따라 친구들과 방과후에 학교에서 농구를 했습니다.(난데 없이 왠 농구?)
한 50분 남짓 한것 같았는데요.. 너무 과격하게 해서 그런지 예술의 전당에 도착할때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거렸습니다. 상당히 심하게 말이죠. 속도 약간 울렁거리는것도 같고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는데.. 그리그 연주 때는 신기하게도 하나도 안아팠었습니다. 그런데 말러 6번을 시작하려하니 다시 머리는 지끈지끈, 속은 울렁울렁.. 아.. 90분짜리 연주를 어떻게 버티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힘든 가운데 말러 6번을 듣게되니 감동이 배가(새디스튼가 나는;;)되었습니다. 특히 4악장에서는 스스로가 지쳐서 정말 힘겨운 가운데 끊임없는 투쟁과 추락을 느끼게 되니 그 감동이 온몸으로 배어들어갔습니다.


실황을 그다지 많이 접해보지 못한 저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실황이였다고 생각합니다.(부천 2번.. ㅜ_ㅜ) 아랫분이 쓰신데로 정말이지 연습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2,3악장도 최고의 연주로 들려줄수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입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지휘자에게 박수를..
(실제로 끝나고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그날의 감동을 평생 잊을수 없을것만 같습니다.
작성 '02/04/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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