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롬슈테트와 밤베르크 심포니의 부르크너 7번 후기
http://to.goclassic.co.kr/concert/3037

날짜 :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지휘 :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연주 : 밤베르크 심포니
장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 슈베르트 교향곡 미완성, 부르크너 교향곡 7번


올한해 내한하는 많은 해외 유명악단 중에 제일 기대가 컸던,
밤베르크 심포니의 연주를 감상한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사실~ 제가 기다렸던건 밤베르크 심포니라기보단
지휘자 블롬슈테트의 부르크너 교향곡 7번 해석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부르크너 음악을 접했던 80년대 말에 DENON 레이블을 통해 처음 감상한
블롬슈테트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부르크너 교향곡 7번 연주는
제게 부르크너 음악의 신세계를 알려준 아주 고마운 음반이었습니다.

올해 내한 계획을 가진 유명 음악가들의 이름이 발표되었을때,
그중에 블롬슈테트의 이름이 들어 있어 너무나 반가웠는데,
그의 나이가 올해로 만 89세라고 하니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이 대지휘자의 음악을 들어보랴...'하는 심정으로
2016년에 꼭 가봐야할 공연으로 점찍어 두었습니다.

물론 예전 음반으로 듣던 것처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동반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밤베르크 심포니도 나름 실력있는 독일의 중견 악단으로 알고 있어서
이번 연주회에 나름대로 큰 기대를 안고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감상한 공연에 대해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지휘자 블롬슈테트의 지휘와 그의 음악적 해석에는 전혀 불만이 없었으며
아주 만족스럽게 그가 지휘하는 음악을 듣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음악을 연주한 밤베르크 심포니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1부에선 슈베르트의 교향곡 미완성이 연주되었는데
전체적으로 무난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무공해(^^) 슈베르트였습니다.

잠시의 인터미션 후
2부에서 기다리던 부르크너 교향곡 7번 연주가 시작되었는데,
과거 음반에서 듣던 것처럼 블롬슈테트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유유자적 음악의 흐름을 직조해나갔습니다.
그동안 들어왔던 다른 연주들과 비교해서 그 차이점을 느낀대로 적어보자면
작품의 세부적인 묘사들을 그냥 생략하거나 두리뭉실 넘어가는법 없이,
하나 하나 다 세부적으로 표현하려고  애 쓰는듯 했고,
그가 의도하는 음색 역시 무척 또렷하고 밝게 느껴졌습니다.

몇몇 유명 지휘자들중엔 2악장 아다지오에서 과도하게 욕심을 부려
지나치게 무겁고  늘어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는 해당 악장에 있는 추모의 정서를 넘치거나 모자람 없이 아주 적당히 표현해주었습니다.

이어지는 나머지 3 ~ 4악장 역시 상승 부분에서 과도한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상승하며
코다부분에서 자연스레 폭발시키는 아주 쾌적하고 편안한 부르크너 음악을 만들었는데,
음악을 듣는 저 역시 적당히 힘을 빼고 아주 편안하게 부르크너 사운드에 젖어들었고,
마지막 총주 부분에 도달했을때엔 마치 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
                                                           .
다음으로 이날 블롬슈테트의 지휘하에 실제 음악을 연주한
밤베르크 심포니에 대한 제 느낌을 적어보겠습니다.
그동안 독일의 몇몇 방송 교향악단들이 내한 연주회때 들려준 부르크너 음악을 감상한 경험으로는,
다른 독일의 악단들에 비해 밤베르크 심포니는 상대적으로 그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부르크너 연주에 있어 핵심이 되는 금관악기군에서 꽤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결정적인 순간마다 호른 주자가 연주하는 음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어긋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거기다 아다지오 악장에서 크게 물결쳐야 할 현악 앙상블도
독일 악단 특유의 두터운 현의 울림이 별로 없이 다소 평면적인 소리라는 생각마저 들었으며
목관 악기군 역시 그 소리결에서 별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밤베르크의 목관악기군보다는
서울시향의 그것이 훨씬 더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악기군이 이러다보니 전체가 함께 어우러지는 앙상블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월등한 독일 악단의 저력을 보여주지 못한채,
다소 평범하다 싶은 모습을 많이 드러냈는데,
딱히 흠집을 잡거나 크게 폄하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어도,
그렇다고 하여 대단한 클래스의 연주력을 보여줬다고도 말할 수 없는,
평범한 독일의 중견 악단의 연주력을 보여준 정도였습니다.

물론 단 한번의 공연을 보고 특정 악단의 전체적인 모습과 연주력을 평가하기엔 많은 무리가 따를텐데
다음번에라도 이들이 자신들의 진정한 저력을 한번 제대로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어째든 실연으로 부르크너 교향곡 7번을 감상하는 일은 늘 행복한 경험이라,
그런 의미에서 이날의 연주는 오랜만에 부르크너 사운드에 흠뻑 빠져서 보낸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본 연주가 끝나고 내심 블롬슈테트가 앵콜곡을 들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만
앵콜곡 없이 그냥 연주회가 마무리되어 다소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부르크너를 끝까지 지휘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기는게 맞을것 같네요.
객석의 다른 분들도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는지,
이날 관객들의 열띤 환호와 박수 세례는 '정말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열광적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을 걸어나오며,
'앞으로 언제 또 이 노 지휘자를 볼수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소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는데,
그와 한 공간에서 음악을 공유했던 이 경험을 앞으로도 잊지 않고 계속 기억속에 남겨두려고  합니다.



 

작성 '16/11/0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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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호른 (특히 2호른)과 바그너튜바 (베이스 파트)의 불안은 컨디션의 문제라고 쳐도, 플룻, 오보에가 전혀 명성에 걸맞지 않아서 (이 오케스트라를 거쳐간 오보에 연주자로 마이어, 프람브겐 등이 있죠) 의아했는데, 일본에서의 6번 공연을 위해 먼저 이동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서 더욱 불쾌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펫은 정말 뭔가 싶었습니다. 컨디션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현악파트의 경우 첼로와 더블베이스는 세계 최고수준.. 2바이올린, 비올라는 안정적, 그런데 1바이올린은 앞뒤 풀트 음질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특히 작년 11월 드레스덴 현악사운드가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더욱..

지휘자의 브루크너 해석은 좋았습니다. 관파트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코다 등 주요 총주에서는 무난히 나와서 브루크너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16/11/0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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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

저도 글쓰신님과 공연을 본 느낌이 거의 유사하네요. 전 1악장 초반 호른의 소리(앞줄 여성 연주자였던것 같습니다.)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 거친 소리때문이죠. 부드럽게 뻣어줘야 할 부분에서 쇳소리가 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보기 힘들노거장을 봤다는 점에 위안을 받았습니다.ㅋ

16/11/0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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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호른 앞줄 여성이면 2호른 맞습니다. 원래 밤베르거 호른 파트도 명성이 있는 편이죠. 수석은 상당히 유명한 연주자.

16/1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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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

예전에 Marie Luise Neunecker였는데 아직도 하고 있나요?

16/11/0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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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블롬슈테트와 밤베르크 교향악단은 내한 연주 며칠 전 독일에서 동일한 레퍼토리인 슈베르트 7번, 브루크너 7번을 두차례 공연하고 왔기 때문에 준비가 부족하진 않았을겁니다. 지휘자의 역량에 비해 악단의 실력이 다소 아쉬었지만, 그래도 브루크너 7번에서는 현이 잘 살아나면서 전체적으로는 좋은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악단의 기량은 예상했던 수준이었고, 객석에 빈자리가 보인 것은 상대적으로 티켓가격을 생각해봐야 할 듯 싶습니다. 하여튼 나름 만족스럽게 보았습니다.

16/11/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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