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과 비인 필하모닉의 베토벤.브람스 연주 후기...
http://to.goclassic.co.kr/concert/3039


날 짜 : 2016년 11월 2일 수요일
지 휘 : 정명훈
연 주 : 비인 필하모닉
장 소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프로그램 :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브람스 교향곡 4번


11월에는 유명 해외 악단의 연주가 유독 많은것 같습니다.
그중에 정명훈과 비인 필하모닉이 함께 공연하는 연주회에 대한 관심도 제법 컸을텐데,
저역시 큰 기대를 안고 이 연주회에 참석 했습니다.

사실 제겐 개인적으로 비인 필하모닉의 공연 관람에 대해 흑역사(?)가 좀 있습니다.
꽤 오래전 주빈 메타가 비인 필을 데리고 내한공연을 했을때
예매를 해놓고도 심한 감기 몸살에 걸려 못갔던 적이 있고
바로 작년에도 에센바흐가 비인 필과 내한공연을 할때,
마침 날짜가 주말이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예매를 했건만,
그날 직장에 갑작스레 일이 생겨서 급하게 출근을 하고 야근까지 하다보니
이날의 공연 관람도 펑크를 냈습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삼세번' 이라는 심정으로 티켓팅을 했고
다행이 큰 문제없이 연주회에 참석할수있어서 내심 흐믓했습니다...^^

공연 얘기로 넘어가서~
다른 분들도 그랬겠지만 저도 이날 연주회에서 가장 기대했던 곡은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 이었습니다.
평소 칼뵘과 비인 필의 음반을 통해
'전원과 비인 필은 정말 환상적인 궁합이구나...'라고 느껴왔기에 큰 기대를 갖었고
그에 비해 브람스 4번은 그동안 너무 많이 들은 탓에 다소 식상한 감이 있었습니다.

처음 1부의 베토벤 전원이 시작되며 비인 필의 현소리가 들릴때엔 마음이 두근거리도 했는데,
의외로 1악장에서부터 호른의 음정이 많이 불안하여 좀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처음엔 '이 사람들도 인간인데 그럴수있지...'라고 대수롭지않게 넘어갔지만
계속하여 호른 주자가 중간 중간 연이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곡이 진행될때 호른 파트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조마 조마 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3악장과 5악장에서는 누가 듣더라도 확연히 알수있는
소위말해 '삑사리'를 내서 듣는이를 움찔하게 만들기까지 하고....
다른 악단과 달리 마우스피스가 길고 좁아서 다루기 어렵다는 비인 호른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명색이 비인 필인데 같은 실수를 반복하다니..하는 의구심이 잠깐 스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2부에서 브람스를 연주할때엔
베토벤 전원에서 실수를 많이 했던 호른 주자가 다른 사람으로 바뀐것 같더군요.

그외 현악 앙상블도 시작에서 약간 어긋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고,
목관악기군 만큼은 전원을 연주할때에 명성에 부합하는 화사한 연주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곡을 연주하며 비인 필이 제 예상보다 무척 조심스럽게 연주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좋게 말하면~
힘을 빼고 슬슬 연주하다가 중요하거나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힘을 주는 효율적인 연주라고 볼수있고,
나쁘게 얘기하면~
너무 자신없이 소극적으로 연주한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2악장 '시냇가의 정경'을 연주하며 중간 중간 새들이 지저귀는 듯한 장면을 표현할때엔
플룻을 비롯한 목관악기들이 형형색색 그 분위기를 잘 묘사해줘서
귀를 쫑긋 새운채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 있었고
4악장 천둥치는 부분에 와서는 비로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비인필의 연주력을 맛볼수있었습니다.
이어서 감사와 기쁨을 나타내는 5악장에서는

비인 필 주자들의 몸이 풀렸는지 매우 활기차게 음악을 마무리지었습니다.

그외에 빈 필은 다른 악단에 비해 기준음 피치가 국제 표준보다 조금 높다고 들었는데,
그탓인지는 몰라도 특히 현악 앙상블의 소리가
가느다란 여러겹의 실이 모여 탄력있는 은빛 실크 같은 소리를 낸다고 느꼈으며,
바로 이부분이 다른 악단과 차별화 되는 부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1부를 평가하자면
중간 중간 금관악기와 목관악기 연주중에 눈에 띄는 실수가 몇번 있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비인 필 특유의 소리와 스타일은 자연스레 우러나왔고,
저는 힘들게 실연으로 듣게된 이 비인필의 사운드에 귀를 집중한채
온몸으로 그 연주를 음미하려 애썼습니다.

전원이 끝나고 객석에 앉아 차분히 2부를 기다렸는데,
이윽고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지휘자 정명훈이 다시 무대로 걸어나왔습니다.
사실 브람스 4번은 그동안 너무 많이 들은 탓에 좀 쉬었다 가고 싶은 곡이긴 했지만,
1부의 베토벤 전원 연주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인 비인 필이
2부에서는 그들 원래의 위력을 다시 회복해주기를 기대해봤습니다.

무대의 포디엄에 선 정명훈은 지체하지 않고 막바로 지휘봉을 휘둘렀는데,
이게 웬일인가........
브람스 교향곡 4번의 유명한 도입부가 시작되며,
예당 콘서트홀 공간 전체를

아주  유연하고 풍성한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빛나는 비인 필의 사운드가 가득 채우는 것이었습니다.
다소 과장을 섞어서 표현하자면
평상시 다른 악단의 연주로 들었던 1악장 시작 부분이
늦가을 바닥에 떨어진 납엽들이 이리 저리 바람에 휩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이날 비인필의 도입부 연주는
마치 큰 파도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썰물처럼 쏴~ 하고 빠져나가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금관악기와 목관악기군의 소리는 일단 음량부터 크고 강렬하게 울려 퍼졌고
무엇보다 비인 필 단원들이 1부처럼 소극적이지 않고
아주 적극적으로 연주에 임해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바뀐 탓인지 우려했던 호른의 실수도 없었고,
기왕에 잘하던 목관 악기군들도 2부에서는 그들의 기량을 120% 발휘한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현악 앙상블은 비인 필 특유의 은빛 날개와 같은 풍성하게 빛나는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주었습니다.

큰 감동을 받으며 1악장을 다 듣고 나니 이윽고 조용히 2악장이 시작되었고,
상대적으로 박력있는 3악장을 넘어서 드디어 마지막 4악장까지 도달했는데,
이 종악장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할때엔 모든 악기군이 힘차게 비상하며
1부의 부진을 만회하듯 비인 필의 능력을 십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마지막 4악장의 해석은
2년전쯤 들었던 정명훈과 서울시향의 해석과 아주 유사한 분위기였습니다.

이날 연주에 다소 사족을 달자면 비록 1부 전원 교향곡에서 몇번의 실수가 있긴 했지만
비인 필의 오보에 주자가 들려준 악기 소리가 너무 인상깊게 남았다는 것입니다.
그 톤이 마치 스코틀랜드의 전통악기인 백 파이프를 여리게 부는듯한 소리였는데,
그게 그 오보에 주자가 나름대로 본인의 악기를 튜닝하여 그런 소리가 나는건지,
아니면 비인 필에서만 쓰는 오래된 악기를 사용하여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 오보에 소리에 푹 빠져 더욱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고,
그밖의 플룻이나 클라리넷등 다른 목관악기들도

브람스 연주에서는 비인 필의 명성이 헛된게 아니라는걸 제대로 증명해주었습니다.

연주가 다 끝난후 다소 성급한 박수 세례가 시작되었고
이렇게 열띤 호응탓인지 앵콜곡으로 브람스 교향곡 3번의 3악장, 헝가리 무곡...2곡을 연주해주었는데,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눈에 담아두려고 열심히 지켜봤습니다.

지휘자 정명훈은 비인 필을 앞에 두고 성심.성의껏 지휘하는게 누가 보더라도 확연히 느껴질 정도였는데
지휘자가 누구든지 간에 특정 곡에 대한 자신들만의 해석의 틀을 고집한다는 비인 필하모닉의 특성상,
이날 연주회에서 과연 정명훈만의 해석이 어느정도 음악속에 녹아들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귀엔 기존에 서울시향과 동곡을 연주할때와 유사한 해석으로 느껴졌습니다.

마지막 앵콜까지 다 끝내고 나자 지휘자 정명훈은 관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이날 연주하느라 수고한 비인 필 단원들에게 큰 박수를 쳐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고,
이에 호응한 많은 관객들이 기립하여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제가 볼땐 처음 기대보다 다소 부족한 인상을 남긴 비인 필 연주자들에 대한 박수라기보단
세계적인 명문 악단을 동반하여 한국에서 함께 공연한
지휘자 정명훈에 대한 기립 박수의 의미가 더 컸다고 봅니다.

이날의 연주를 전체적으로 되돌아보면,
비록 1부와 2부의 연주 편차가 커서 이에 실망한 관객들도 적지 않았겠지만
개인적으론 오랜 세월동안 음반과 영상물로만 접했던 비인 필의 사운드를
2시간동안 오롯이 즐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매우 큰 기쁨을 느꼈고,
주변 지인들에게 제가 실제 들어본 비인 필의 사운드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도 함께 가질 수 있게 되어 참  좋았습니다.
아울러 내년에도 지휘자 정명훈이 세계적인 훌륭한 악단을 동반하고 와서
계속하여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줬으면 하는 바램이 드네요.

미루다보면 못쓸것 같아서 급하게 후기를 써봤는데........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 '16/11/04 15:11
sa***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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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호른 주자의 실수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서 말이 많군요. 좋은 후기 잘 보았습니다.

16/11/0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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