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빈 신년 음악회 감상
http://to.goclassic.co.kr/concert/687
직접 가서 본 건 아니지만, 마땅히 올릴 곳이 없어 여기 붙입니다.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가 지휘하는 빈 필하모니(Wiener Philharmoniker)에 의한 2003년 빈 신년 음악회를 감상했습니다. 일본 방송이 나오지 않는 곳에 있어서 인터넷으로 어렵사리 보았습니다. 화질이 좋지 않아 약간 고생했지만 만족스러운 감상이었구요.^^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빈 필의 홈페이지에서 옮겨다 붙였습니다. 공연 실황이 CD화 되기 전에 이미 프로그램이 발표되었던 겁니다.

순서는 물론 변동이 있었습니다. 10번과 17번 곡의 순서를 바꾸어 연주하였고, 14번 곡은 생략되었습니다. 앙코르는 Johan Strauss의 Furioso Polka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라데츠키 행진곡의 세 곡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끝의 두 곡은 통상적인 앙코르 관례에 따른 것이지요. 따라서 총 20곡이 연주되었습니다.

JOHANN STRAUSS (1825-1899)
1. Kaiser-Franz-Joseph-I. Rettungs-Jubel-Marsch, op. 126
2. Schatz-Walzer op. 418 aus "Der Zigeunerbaron
3. Niko-Polka op. 228
4. Scherz-Polka op. 72

JOSEF STRAUSS (1827-1870)
5. Delirien. Walzer op. 212
6. Pêle-Mêle Polka schnell, op. 161

---------Intermission---------------------------------------


CARL MARIA VON WEBER (1786-1826)
7. Aufforderung zum Tanz (Rondo brilliant in D flat, J260 (Op.65)

JOHANN STRAUSS (1825-1899)
8. Secunden. Polka francaise, op. 258
9. Helenen-Polka, op. 203
10 Krönungslieder. Walzer, op. 184 (17곡과 순서를 바꿈)*
11. Bauern-Polka. Polka francaise, op. 276
12. Lob der Frauen. Polka mazur, op. 315

JOHANN STRAUSS, Vater (1804-1849)
13. Chineser-Galoppe, op. 20

JOHANN STRAUSS (1825-1899)
14. Ein Herz und ein Sinn. Polka mazur, op. 323 (생략)

JOHANNES BRAHMS (1833 - 1897)
15. Ungarischer Tanz No. 5 in G minor
16. Ungarischer Tanz Nr. 6 in D

JOHANN STRAUSS (1825-1899)
17. Kaiser-Walzer, op. 437 (10곡과 순서를 바꿈)*
18. Leichtes Blut. Polka schnell, op. 319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에 의한 2003년 빈 신년 음악회 실황은 아시다시피 2001년에 이은 그의 두 번째 빈 신년 음악회 지휘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2001년 실황을 보지 못했지만, 지휘자가 달라져도 그 밥에 그 나물이던 음악적 해석이 몰라보게 달라져 애호가들을 열광시켰다고 하지요.

2002년 일본의 지휘자 오자와에게 바통을 넘겨 받은 아르농쿠르는 예의 정확한 리듬감과 오케스트라 각 파트의 자발성을 최대로 살린 신선하고 개성있는 연주를 선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케스트라의 배치는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1,2바이올린이 지휘자를 사이에 두고 양 날개로 전진 배치 되어 있고 비올라가 2바이올린의 상단에, 첼로가 무대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첼로 뒷편 중앙에 목관군이 배치되었고, 금관은 관객석을 기준으로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트럼본, 트럼펫, 혼 순으로 자리했고, 팀파니와 북은 왼편 뒤, 그 앞에 하프가 있었구요, 콘트라 바스는 무대 맨 뒤 중앙에 자리잡았습니다.

맘씨 좋은 동네 아저씨처럼 생긴 악장(Kuchl은 아니었고 Honeck,Steude,Hink 중 한 사람일 듯)과 갈색 뿔테 안경을 낀 첼로 수석, 그 뒤로 Gottfried Boisits로 생각되는 짱구 앞대머리 아저씨, Martin Gabriel 이 두 사람의 오보 주자가 보였고, 왼편 하프와 비올라 파트에서는 여성 주자의 모습이 보여 인상적이었습니다.

5번의 <섬망 왈츠>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길이가 짧고 유명세가 덜한 곡으로 꾸며진 1부에서는 지휘자와 단원들이 몸을 푸는 정도로 보였습니다. 제가 곡을 잘 몰라서 그런 탓이 크겠지만, 어찌됐든 그다지 깊은 인상은 없었습니다.

베버의 유명한 곡 <무도회에의 권유>로 시작한 2부에서 비로소 아르농쿠르의 진가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독주 첼로와 클라리넷의 주고 받음이 인상적인 도입부를 거쳐 왈츠 풍의 중간부에서 아르농쿠르 특유의 강한 악센트가 팀파니와 금관에서 뿜어져 나오도록 하면서 템포를 조여 tension을 잃지 않는 모습이 과연 탁월하다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 총주가 끝나고 박수가 일찍 터져 나오자 지휘자가 관객석을 향해 몸을 돌려 쉿~하고 주의를 주고는 첼로 독주로 시작하는 첫 부분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조용히 끝을 맺는 여유를 보여주더군요.

이어지는 제 8곡에서는 단원들로 하여금 박자에 맞추어 목소리를 내게 하더니, 열 번째 순서로 예상을 깨고 <황제 왈츠>를 집어 넣더군요. 유연한 도입부에 이어 중간부로 들어서면서 빈 필 특유의 펑펑거리는 소가죽 팀파니가 작열하고 금관이 빵빵거리며 매우 리드미컬한 진행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제서야 느낀 것이지만, 유려하기로 소문난 빈 필의 현은 과도한 음량과 레가토를 자제하고 절도있게 끊으면서 리듬감을 뒷받침 하더군요. 노골적인 아르농쿠르 사운드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새삼 그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하긴 빈 필 단원들에게 아르농쿠르는 너무 익숙해진 지휘자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중국 갤럽>을 지나 잠시 포디엄을 떠난 아르농쿠르는 14곡을 생략하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6번>을 지휘했습니다. 아주 타이트하고 빠른 템포의 헝가리 무곡을 기대했는데, 왠걸. 템포를 느슨하게 잡더니 한 템포씩 느리게 총주를 터뜨리고, 선율의 끝 부분을 매우 느리게 처리하는 적극적인 루바토를 구사하는게 아닙니까. 5번에서 먹은 충격을 6번으로 고스란히 가져가 황당함을 극적인 박력으로 깨끗이 마무리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석에서 "브라보"가 터져 나온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오늘 연주의 백미라고나 할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지휘자도 대단하지만, 몇 번의 리허설에 그 정도로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빈 필의 위력이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로서는 한동안 얼얼했지만, 정규 곡이 마무리 되면서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고 단원들의 신년 인사에 이어지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라데츠키 행진곡>을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했습니다. 해석은 말할것도 없는 아르농쿠르 사운드 그 자체였구요. 앙코르의 진행이 다소 평면적이었던 것은 아쉬웠습니다.

맨 손으로 지휘하며 때때로 둥그런 눈알을 더 크게 굴리는 아르농쿠르만의 제스처를 잘 비추고 단원들과 객석을 골고루 잘 비춰준 촬영팀의 역량도 훌륭했던 것 같구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빈 악우협회 대 연주회장(Musikverein Saal)의 당당한 위용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이 곳에서 빈 필이 연주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8,9번을 언젠가 꼭 직접 보고 말리라는 가당찮은(?) 기대를 하면서 졸필을 접겠습니다.

작성 '03/01/01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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