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다 콜 독주회
http://to.goclassic.co.kr/concert/933
피아니스트 나이다 콜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공연 부클릿에 나와 있는 그녀의 경력을 간단히 소개한다.

캐나다 토론토 생.
피바디 음대,몬트리올 대학교,토론토 로열 콘서바토리 수학. 레온 플라이셔 사사.
1997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기돈 크레머,크레머라타 발티카와 공동 작업,록켄하우스 페스티벌 정기 초청 멤버
DECCA의 전속 연주가-데뷔 음반 <포레,샤브리에,사티,라벨 등>
프랑스 작곡가와 메시앙을 비롯한 현대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음.

이 정도면 대략 정리가 된 듯 하다.

검게 탄 피부와 섹시한 가슴선을 자랑하는 건강 미녀의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 보니 큰 키에 다소 마른 체구로 글래머 스타일은 아니었다.(약간 실망-.-)


자,음악으로 돌아가서..

이번 내한 공연의 주요 프로그램은 슈베르트,사티,메시앙,포레,쇼팽이었는데 가급적 선입견을 배제하고 연주를 감상했는데도 소문대로 그녀의 연주는 사티,메시앙,포레에서 그 빛을 발한 것 같다.

슈베르트의 말년에 작곡된 <세 개의 피아노 소품>은 곡의 형식은 단순하나 생각보다 길이가 긴 곡이었다. 악상의 변화를 눈에 띄게 잘 대조시켜 잘 정리된 음악을 들려준 것 같은데, 간간이 미스터치도 있었고 곡 자체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려오지 않아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었다.

사티의 <세 개의 짐노페디>. 진자처럼 두 음 사이를 일정한 폭으로 느리게 오가는 그 단순한 반주가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묘하게 빨아당기는지.. 고대 그리스에서 아폴로 신을 찬양하면서 나체의 남성들이 둥근 원을 그리며 추는 춤을 묘사했다는 작곡자의 천재성 못지 않게, 아직 시위를 떠나지 않은 화살을 품고 있는 팽팽한 활과 같이 늘였다 줄였다 고무줄과 같은 탄력으로 이 원시적인 단순성의 마력을 잘 표현해 낸 연주자의 실력도 대단했던 것 같다.

메시앙의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스무 개의 시선 중 '노엘'>. 투랑갈릴라 교향곡을 들어 본 것이 내 메시앙 이력의 전부이니 섣불리 이 작품에 대해서 뭐라 언급하는 것은 실례가 될 것이다. 주선율이 없이 불협화음의 화성들이 어지럽게 흩트려졌지만, 그 폭발적인 타건과 스피디한 음악의 진행이 훌륭한 시각적, 청각적 쾌감을 준다는 것 만큼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예수 탄생의 기쁨을 현대 음악 작곡가들은 이렇게 표현하나보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포레의 발라드는 쇼팽과 리스트,슈만을 적당히 버무린 것과 같은 로맨틱한 음악이었다. 유난히 두드러진 또랑또랑한 아티큘레이션과 밝고 맑은 음색이 빠른 곡의 템포에도 중심을 잃지 않고 무리 없이 잘 표현된 것 같다. 하지만, 뭐랄까. 포레의 음악 자체의 특징이겠지만 쇼팽 음악의 멜랑콜리와 리스트의 초절적 테크닉에서 2%씩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랄까, 어떤 카타르시스의 분출이 없이 미지근하게 끓다 만 수프와 같은 연주였다.

마지막 곡인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 일전의 짐머만 내한 공연을 떠올리면서 뭔가 색다른 청각적 쾌감을 바랬지만, 기대만큼의 결과는 아니었던 것 같다. 약간 빠르다 싶은 속도, 루바토를 통한 악상의 변화에 소극적, 꿈결같은 3악장 중간부의 달콤한 선율마저 리드미컬하게 처리하고 넘어가기, 4악장의 몇 군데의 미스터치. 요즘 쇼팽의 세계적인 연주 경향이 센티멘털리즘의 탈색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듯 내 자신은 짐머만의 지난 내한 공연과 유사한 느낌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연주회였고 특히 사티와 포레의 즐거움을 새롭게 깨닫게 된 것 같아 아주 고마운 공연이었다. 다만, 조금 유명한 연주자가 온다 싶으면 의례히 생기는 공연 중 핸드폰 울림, 기침 소리, 싸인 받으러 쏜살같이 빠져 나가는 몇몇 관객 등 공연 문화의 성숙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작성 '03/08/01 10:53
ja***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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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

그리 중요한건 아니지만...1997년 반클라이번 콩쿨때 나이다 콜은 최종 결선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

03/08/02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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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공연 부클릿에 나와 있는 연주자의 프로필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착오가 있었다면 사과드립니다.

03/08/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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