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 라 보엠]
http://to.goclassic.co.kr/concert/1438
예술의 전당에서 본 오페라 [라 보엠]
우리에게 너무 잘 알려진 오페라 라보엠의 어제 연주회는 정말 좋았습니다.
지난 해였지요? 영국의 존 엘리어트 가드너경의 공연에서 온몸으로 느꼈던
전율만큼은 아니었지만 실제 공연실황이나 DVD나 LD를 통해서 지금껏 내가 본 공연중 최고였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출연진들의 탄탄한 성량과 연기력도 대단했습니다.
시인 로돌프역의 리차드 리치의 폭넓고 맑은 음색에 힘까지 실린 그의 노래는 그 누구에 비교하더라도 결코 뒤지지 않을 대단한 성량이었습니다.
연기력도 뛰어나 전문 배우 뺨치는 섬세한 연기...

미미역의 홍혜경은 과연 명불허전이 아니었어요.
라 보엠의 미미역의로 미국과 유럽 무대에서 극찬을 받았다는 그간의 단신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음역을 넘나든다는 그녀의 음색은 리릭 메조소프라노여서 더욱 힘있는 무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처연함을 느끼게 하는 미미역의 연기는 정말로 어느 전문 배우도 감히 따라 갈 수 없을 경지가 아닐까 하는 제 생각입니다.

그 외 화가 마르첼로 역의 바리톤 노대산도 처음 듣는 이름이었으나 탄탄한 성량과 연기력이 좋았고, 철학자 콜리네역의 임철민 역시 그에 뒤지지 않은 성량을 과시했습니다.
음악가 쇼나르역의 샤무엘윤은 지난 해 부천필과 협연에서 만났는데 그 때는 갸우뚱했던 기억인데 두 주역을 제외하고는 돋보이는 역량을 보여주어 박수만 보냈습니다.

참, 술집 작부로 분한 무젯타역은 예리한 음색을 가진 소프라노 황후령이 연기를 했는데 극중 마젯타의 신분과 성격을 아주 잘 나타내어 오페라 라보엠의 감초 같은, 아니 구수하나 매운 양념구실을 톡톡히 해 내어 앞으로 제가 주목하고 싶은 성악가였습니다.

어제 그 공연을 보면서 3박자가 잘 맞은 오페라라 생각을 했는데 존 코풀리의 섬세하고 뛰어난 연출력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여느 오페라에서 처럼 연기보다는 성악가들의 성량을 위주로 한 반쪽 오페라가 아니라 말 그대로 오페라란 이런 것이다 라고 우리에게 보여주는 무대 연출이었습니다.
출연자들의 역량도 좋았겠지만 그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어 일반 연극이나 여느 오페라 또, 뮤지컬에서 느끼는 과장된 행동이나 대사가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가 실제로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섬세한 연출이었습니다.

각 장 마다 흔히들 생략해 버리거나 느슨하여 우리가 놓혀버릴 사소한 부분들도 출연자 모두가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히 챙기어 온전한 극이 연출되었습니다.
그 많은 장면 장면중 한 예를 든다면, 무대에 4사람이 등장한 장면에 로돌프와 미미가 사랑을 나눌 때 기존에 제가 봤던 오페라에서는 나머지 두 사람은 엄거주춤 서 있거나 아니면 마지못해 하는 연기로 다음 자기가 노래를 불러야 할 기회를 기다리는 듯하여 오페라 공연의 흐름에 티를 남기는데 그들은 마치 그들이 실제 상황에서 극 라 보엠의 무대가 된 현실 속의 사람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들의 역할을 하여 관중을 오페라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좌석이 1층 C열 200번인지라 이따금 망원경으로 연기자들의 표정 연기를 훔춰 보곤 했는데, 어느 한 시도 느슨하지 않은 극중 인물의 자세...
표정 하나 하나까지 흐트러지지 않는 혼신을 다한 연기들...




무대와 의상 또한 너무나 훌륭하여 관중들을(나를) 오페라 라 보엠을 현실인양 착각하게까지 하게 하는 대단한 무대였습니다.
아쉬움이 있다면 조명이 조금은 어둡지 않았나 하데요.
물론 라 보엠 극 자체가 어둡고 질긴 삶들이어 그렇게 연출했을 것이지만,
무대와 가까운 거리의 VIP석과 일부 앞쪽의 R석이 아닌 다른 좌석에서는 연기자들의 표정 연기를 감상하기에는 조금은 어둡지 않았나 하는 것은,
시야가 아주 좋은 앞 죄석이 아니라서 늘 느끼던 제 자신의 좌석 선택에 대한 불만과 함께 내겐 과분한 오페라를 보고 난 후의 거드름은 아닐지...

그리고, 거장 줄리어스 루델이 지휘봉을 잡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도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연주로, 오페라 라 보엠의 감상에 한 몫을 했던 무대였습니다.

그 외 각종 행상인들과 동네 사람들로 분한 합창들과 어린애들로 분한 어린이 합창단원들의 분방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연기 또한 마음에 든 오래 간만의 수작 오페라 공연이었습니다.

아~ 또 있습니다.
4막에서 화가 마르첼로가 누드화를 그리는 장면인데 등을 온전히 노출을 한 여자 모델이 나오는데 헤어진 애인 무젯타를 그리워하며 탄식을 하는 장면 뒤에 모델이 일어서 나가는데, 등부분만 노출을 한 것이 아니고 젖가슴까지도 확연히 보여주는 완전한 노출이어 깜짝 놀랐으나 그것에 까지 섬세히 신경을 쓴 연출가에게 박수만 보낼 수밖에 없는 감동,
그리고 원작의 한 편의 시와 같은 아름다운 대사와 재치있는 대화들...
작자의 표현력과 단단한 구성, 대단한 어휘력의 번역에 경의를 표해야 겠습니다.









작성 '05/03/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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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잘 봤습니다 가수들도 좋아지만 특히 연출이 인상적이더라구여 다른 영상물은 안 봐서 그런지 정말 함축적으로 잘 표현 한것 같습니다.

05/03/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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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일요일에 가는데... 좋았다는 글을보니 두근두근 합니다.

05/03/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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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6***:

바리톤 "노대산"씨는 영국 "카디프"콩쿨 리트부문에서 저희 가곡 "산아"를 불러서 수상한 경력이 있으신 분인데요.. 한양대를 졸업하셨길래 바리톤 고성현(한양대 교수셨었죠?)씨를 생각했었는데, 목소리가 고성현씨하고 똑같으시더군요...

05/03/0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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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y***:

아~~ 실례를 햇습니다.
맞습니다 코리안 심포니입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05/03/0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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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

기대되네요! 전 마지막 공연, 이번 주 토요일 거 보러 갑니다>_<

05/03/0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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