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apest Festival Orchestra - Ivan Fischer
http://to.goclassic.co.kr/concert/1609

2005년 10월 18일 화요일 "BFO - Ivan Fischer"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연주회의 후기입니다.

 

집에서 가깝다는 '원초적(?)인' 이점 때문에 한 때 자주 드나들었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5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1층 R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음향에 크게 실망했던 후유증 탓인지 아니면 무대를 멀찍이서 '허허' 관조해야 하는 세종문화회관 3층과 비교되서 그런지, 이날 새삼스럽지 않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3층임에도 웬지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 솔직히 이번 연주회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 곡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연주회를 포함해서 올해 베토벤 교향곡 7번을 3개의 연주단체를 통해서 실황으로 접했습니다. SCP(Seoul Classical Players) / KBS교향악단 / BFO(Budapest Festival Orchestra). 원래 좋아하는 곡이었던 탓도 있지만 국내 악단과 외국 악단의 비교도 가능하기에 꽤나 끌리는 연주회였습니다.  

 

 

우선 BFO가 들려준 현은 고클의 평가 기준(별1-5)에 의거하면 4.5 가까이 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매력적인 사운드였습니다. 이번 공연의 핵심 포인트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비단을 두른 듯한 현의 소리는 화사하면서도 부드럽고 매끄러운 질감, 고쳐 말하면 그러한 청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호흡을 많이 맞춘 듯한 현의 앙상블은 가히 "간드러지는 사운드"였다고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 중 이번 공연의 백미는 3악장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뉴에트 부분에서는 현의 진가가 드러났으며 트리오 부분에서는 관의 합주력이 돋보였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었던 것은 이반 피셔의 지휘 모습이었는데 그의 발랄한 움직임에서 3악장의 리듬감을 살려보고자 노력한 흔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전반적으로 금관의 움직임이 눈에 선명히 보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만 3악장에서 만큼은 나름대로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였다고 생각됩니다.

 

1악장과 4악장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허전함을 느꼈던 연주였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7번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리듬감이 아니겠느냐는 말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렇다면 그 리듬감을 어떻게 이끌어 내느냐. 다수의 매니아들 사이에서 명반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베토벤 7번은 주로 현의 유려한 움직임을 통해서 리듬감을 획득하고 있습니다. 클라이버의 최대 장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리듬감을 이끌어 내는 방법에는 현의 움직임 뿐만이 아니라 금관과 팀파니의 울림도 한 몫을 차지합니다.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저는 금관과 팀파니의 울림에 더 호감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저는 아르농쿠르의 베토벤 교향곡 7번에 적극 동의하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1악장 서주 부분은 현이 긴장감을 잃지 않고 잘 이끌었습니다. 플륫 수석은 실력이 있는 것 같은데 다른 플륫 주자가 이를 잘 받쳐주지 못하더군요. 가끔 귀에 거슬리는 바람 소리가 들렸습니다. 제시부에서 눈여겨 본 것은 호른과 트럼펫이었습니다. SCP와 KBS교향악단의 연주 모두에서 매끈한 호른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호른이 등장할 부분이 되면 저도 모르게 아슬아슬 마음을 졸입니다. 묻히지는 않았지만 머지않아 묻힐 것 같았던 호른 소리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아예 확 질러버리는 호그우드의 1악장이 그립더군요. 이처럼 1악장, 그리고 4악장에서 저의 허전함을 자극했던 것은 앞에서 시사했듯이 금관의 움직임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SCP와 KBS의 연주에서는 금관의 실력에 물음표를 던졌지만서도 어쨌거나 터질 때 잘 터져주었습니다. 오히려 트럼펫은 그나마 만족스러운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내 악단보다 분명히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던 BFO의 호른이었지만 조금 더 크게 울려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공연 후에 잔잔하게 남더군요. 트럼펫의 울림에 있어서도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밸런스에 문제 될 것은 없었습니다만 역시 개인 취향이라는 게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현의 소리에 있어서는 만큼은 앞서 SCP와 KBS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BFO/이반피셔의 공연을 좋은 인상으로 남게 한 일등 공신이었던 만큼 4악장에서도 그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되었고, 빠르고 격렬한 부분에 있어서도 현의 앙상블은 크게 뒤틀림이 없었습니다. 이로 인해 저의 아쉬움은 조금이나마 상쇄되었습니다.

 

요컨대 현의 사운드와 정교한 앙상블이 돋보였고 금관의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명확히' 드러났다고는 볼 수 없으며 3악장의 트리오 부분에서 관의 합주력이 특히 주목할만 했습니다.

  

 

 

(덧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백건우 협연)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실력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피아노 소리에 빠진 채 그만 협주곡 1번이 다 흘러버려서 길게 쓸 말이 없습니다. 뭐, 베토벤 교향곡 7번에 더욱 초점을 맞춘 탓도 있겠지만요.

 

 

그럼 이상 공연 후기였습니다

 

- 時炯 -

 

작성 '05/10/20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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