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과 서울시향
http://to.goclassic.co.kr/concert/1671

문외한으로서 블로그에 끄적여 본 저의 느낌입니다.

양해해주시기를...

 

 

 

*********************************

 

 

그러고보니 올해의 첫 음악회 나들이였다.

 

며칠 동안 우울 모드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찌푸린 몸뚱이를 겨우 일으켜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였다.

 

정명훈과 서울시향.

레퍼토리는 베토벤 교향곡 4번과 5번.

 

티켓을 찾으러 매표소에 가니 전석 매진이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의 자리는 오케스트라 뒤 합창석.

악기의 소리들이 완전히 혼합되어 들리지 않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휘자의 모습을 정면에서 보는 건 그런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정명훈 님의 지휘를 마지막 본 게 언제였더라...

정명훈 님의 모습은 조금 수척해 보였다.

혹시 건강이 안 좋은 건 아닐까...

아니, 그보다는 세월의 그림자인 것 같았다.

 

그러나 세월은 한편 그의 거동에 고상한 아우라를,

그의 눈빛에는 투명한 불꽃을 더하여 주었다...

 

4번 1악장이 시작되고 한 5분 쯤 지났나,

지휘자 바로 옆 첼로 수석 자리에 반가운 모습을 발견하고

나는 속으로 탄성을 올렸다. 왠 일이야~

 

송영훈!

내가 정말 좋아하는 젊은 첼리스트다.

 

시향에 입단한 건가?

팜플렛에 나와있는 명단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객원으로 초청된 것 같았다.

독주자도 협연자도 아니고 수많은 오케스트라의 일원이긴 하지만

그의 아름다운 연주 모습을 보게 된 건 예기치 않은 보너스라고나 할까.

 

이제 대가의 길로 들어선 지휘자와

그를 바라보며 열정적으로 활을 긋는 젊은 첼리스트.

이 두사람의 실루엣만으로도 나에겐 이 날 연주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레퍼토리는, 평소에 거의 듣지 않는 4번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어 좋았고

5번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정명훈 님의 드라마틱한 해석.

객석을 완전히 빨아들이는 카리스마.

4악장이 끝나자 브라보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면서 열광적인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연주자들도 기뻤겠지만

관객 모두 뿌듯한 자긍심을 느꼈을 것이다.

물론 시향은 아직 많은 부분 더 다듬어져야 하지만

이제 우리도 훌륭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를 갖게 되었다는 기대 때문에.

 

게다가 어제는 마침 정명훈 님의 생일이었다.

오케스트라가 지휘자 몰래 준비한 생일축하 이벤트가 벌어져서

객석과 무대는 축하 분위기로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

오케스트라가 생일축하곡을 연주하고 관객은 노래를 함께 부르고...

그리고 미리 준비한 꽃들.

 

정명훈 님에게는 특별히 의미 있는 생일이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의미 있는 생일.

평생의 수고와 노력으로 정상에 도달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

그 분의 환한 미소에서 나는 그것을 읽을 수 있었다.

 

앵코르로 연주된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피날레의

숨가쁜 크레센도의 여운을 음미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생각했다.

다시 한번 기운 내자고, 기운 내서 잘 살아야 겠다고...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7월 연주회의 티켓을 구입했다.

역시 합창석.

그리고 이번에는 첼로가 잘 보이도록 조금 왼쪽 자리로.^^

 

 

 

작성 '06/01/2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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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

직접 가서 보셨으니 좋으셨겠어요 ^ ^ 마에스트로의 생신은 내일인데 프랑스로 출국하시기에 미리 단원들이 축하를 했다고 라디오 해설자들이 말하더군요. 그나 저나 송영훈씨가 7월까지 객원으로 연주하실 지 정말 궁금합니다...

06/01/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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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역시나 표값은 크게 비싸졌습니다. 모스크바 필하모니의 상임 출신인 키타엔코와 KBS 심포니의 연주회 표값(협연자도 있는 연주회)과 비교하면 지나치지 않은가 싶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리고 예상된 일이지만, 그래도 씁쓸합니다. 하긴 돈 벌겠다고 공언하고 나서는 마당이니.. 싼 좌석도 있지만 그 범위는 더욱 제한되겠네요. 맞습니다. 옛 시향은 잊어야겠지요. ㅠ..ㅠ

06/01/2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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