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미츠코 우치다 리사이틀 후기
http://to.goclassic.co.kr/concert/3138

안녕하세요 매번 눈팅만 하다가 주제 넘게 감상문을 올려봅니다. 

 

지난 11월 3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츠코 우치다의 리사이틀에 다녀왔습니다.(요새 같은 시국에 일본 아티스트 공연을 보는게 어떨까 싶기도 하지만, 미츠코 우치다는 영국 시민권을 따고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고 하니까 정확하게는 영국 사람이니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미츠코 우치다의 공연을 재수 끝에 직관할 수 있었습니다. 올 봄에 뉴저지주 프린스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리사이틀 표도 구매했었는데, 미츠코 우치다의 건강 문제로 직전에 연주자가 엠마누엘 엑스로 변경되는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당시 공연은 프린스턴대에서 운영하는 맥카터 극장에서 열렸는데 소도시의 작은 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이라 뉴욕 카네키홀 등등에서 보던 공연과는 달리 어딘가 푸근한 느낌이 들어 굉장히 좋았습니다. 엠마누엘 엑스도 갑자기 연주하게 돼서 연습도 제대로 못했다면서 사과도 하고 객석에 말도 몇마디 건네면서 조금 편안하게 진행을 했구요. 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원래 보려고 한 미츠코 우치다를 못본 것인데 이번에 보게 되었습니다.

 

공연장은 미국 빅5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의 홈이기도 한 Severance Hall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세브란스 병원으로 친숙한 바로 그 세브란스 가문의 기부로 세워진 콘서트홀이라고 합니다. 머나먼 오하이오주에서 한국과 깊은 인연이 있는 장소를 발견해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그 옛날에 머나먼 한국에 기부해서 연세대와 세브란스 병원을 세웠다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내부는 아르데코 양식의 인테리어가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기에 다소 아담한 규모가 아닌가 싶었지만, 리사이틀 공연을 하기에는 오히려 좋았구요. 

 

 

리사이틀 시작 진전 원래 사인회도 예정됐는데 미츠코 우치다의 건강 문제로 막판에 취소됐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올해 70이 넘은 고령이니 아무래도 환절기 건강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았고 그나마 공연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슈베르트, 모차르트 스페셜리스트인 미츠코 우치다는 이번 시즌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거의 슈베르트 위주로 편성하고 있습니다. 이날의 프로그램은 초기작인 소나타 4번, 소나타 15번 '미완성', 그리고 마지막 작품인 소나타 21번이었습니다. 초기작부터 마지막까지 삶을 관통하는 느낌이었네요.

 

소나타 4번과 15번을 솔직히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미츠코 우치다 실연을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컨디션 난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미스터치도 좀 빈번했던 것 같고, 공연 중간에 객석에서 알람도 울리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기침을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주관적으로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보고 싶었던 공연을 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그러나 인터미션 후 소나타 21번은 정말 좋았습니다. 그냥 21번 자체가 좋은 걸지도 모르겠군요. 1악장만으로도 정말 좋았습니다. 담담한 주제부와 아주 대조적으로 클라이막스에서는 포인트를 정말 팍팍 주더군요. 미츠코 우치다 음반으로 들었던 것과도 많이 달랐습니다. 이날 미츠코 우치다는 감기 때문에 악장 중간중간 코를 풀기도 하고 여러모로 컨디션이 안 좋았던게 분명한데 그것과 무관하게 클라이막스에서 피아노가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건강도 잃고 세상의 인정도 못받았지만 묵묵하게 자기 갈길 가는, 그러나 또 때로는 순간순간 울분을 터트리는 슈베르트가 그려진다고 할까요^^ 어쨌든 정말 좋았습니다. 

 

아티스트의 건강 때문인지 앵콜 한곡 없이 리사이틀이 마무리됐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작성 '19/11/15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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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미츠코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를 직접 들으실 수 있었으니 참으로 행복한 경험이었겠습니다.

19/11/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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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

저는 아직까지 cd가 3000장정도 되는데 미치코우치다 cd는 한장도 없네요..

19/11/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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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

우리가 여사의 연주를 실천으로 보셨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나중에 클리블랜드에 가게되면 꼭 홀을 가보고 싶네요.

19/11/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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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

클리블랜드 세버런스 홀 사진 보니 반갑네요~ 미국 떠나기 전에 딱 한 번 가봤는데 홀 로비가 무척 아름다웠던 기억이 납니다. 콘서트 홀 뒷편 Case Reserve Western 대학 캠퍼스도 예뻤구요. 홀 음향은 기대에 좀 못 미쳤었습니다.

19/11/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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