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9 쾰른 방송교향악단, 마렉 야노프스키 & 김선욱 (베피협 5번, 베교7번)
http://to.goclassic.co.kr/concert/3140

티켓이벤트에 대한 감사표시로, 용기내어 글을 작성해 봅니다.

20191119 쾰른 방송교향악단, 마렉 야노프스키 & 김선욱 (베피협 5번, 베교7번)


 

지난 봄에 부천필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 이후로 한동안 공연을 볼 여유가 없었다가,
  티켓이벤트를 통해 집에서 15분 거리인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본 공연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과분한 기회를 얻게 해주심에 대해 운영자 분들과 담당자 분들께 다시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인생의 클래식 첫 공연은 중학교 때 숙제였던, 비제의 카르멘, 예술의 전당이었습니다.
    그저 의무감이었고, 지금도 기악쪽을 선호하기에 울림이 좋았다~ 정도만 기억에 남습니다.
  파블로프의 개의 효과를 위한, 곡도 모르고 듣던 모차르트 피아노 곡들 (지금은 피협20, 21임을 알게 되었죠) 을 수능 공부할 때 매일 들은 이후로는 주로 라디오헤드 같은 락에 주로 관심이 많았습니다.
   2015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부터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독주자나 지휘자를 염두에 두고 감상을 하기 시작했으니... 만 4년이 되어 갑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읍는다는 말이 있지만 아득한 바다에 발목만 담근 느낌이랄까요...
  내공이 부족한 사람의 글임을 너그러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제의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 뜻깊은 곡들로 구성되었습니다.
  황제 피협은, 장인어른께서 들려주셨을 때, 이렇게 아름다운 곡이 있었나! 충격 받았던 곡입니다.
  베교 7번은 결혼하고 아내와 노다메칸타빌레 라는 클래식 소재의 드라마를 볼 때 인트로여서 인상깊었지요.
  실연으로는 2015년 여름쯤 예당에서 정명훈 지휘, 서울시향 베교 6,7번 때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 갑자기 허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마비로 1년간 재활병원에 입원했다가 갓 퇴원한 시점이어서 앉아있는거 자체가 힘들었음에도, 곡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용기내 예매하려 하는데, 자리가 없어서 겨우 박스석에 앉은 기억이 납니다. 우여곡절만큼 전율이 대단했지요. 그 이후로 클라이버, 카라얀, 셀, 아바도, 얀손스, 이반 피셔, 최근에 넬손스 등등등 음반과 영상을 풍부하게 접하면서, 이 곡은 인류에게 축복이라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 되었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요...
  아내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여, 근처에 뒷골목 이태리에서 속을 든든히 하고, 
  생각보다 많은 인파에 공연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하며~ 라떼 한잔 하고 입장했습니다.
  (그리고 기대보다 좋은 자리를 제공해 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첫곡인 에그몬트 서곡을 들으며, 지휘자와 악단의 무게 중심이 "정교함"에 있음을 느꼈습니다.
   홀의 영향인지, 의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최대 출력이 압도적인 맛모다는 디테일과 딱 알맞은 템포가 "설득력"을 더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대하던 김선욱 님의 입장. 피아노의 울림과 연주자의 감정이 표정과 호흡으로 전달된다는 면에서 실연은 역시 감동이었습니다. 뒤에 수시로 바스락 거리는 패딩 소리를 무시할 만큼, 집중 할 수 있는 연주였습니다.
  숨소리 마저 참게 한, 피아노의 약음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쉬울 만큼 순식간에 3악장이 마치고, 앵콜곡은 베피소 8번 2악장... 도입부부터 감전된드산 전율...
   재활 병원에 있을 때, 옆에 뇌졸중 아저씨의 알람곡이었던... 어두었던 시기가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청승맞게 눈시울이 붉어지다가 흐느끼게 되었지요. 꼭 잡아준 아내의 손이 따뜻했습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휘자 악단 연주자는, 실력의 차이보다는 취향의 차이가 아닐까요... (물론 여러 기준으로 등수를 매길수 있겠지만) 저보다 내공이 심후한 아내의 소감은... "저렇게 감정을 전달할 만큼 곡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와 연습이 이루어 졌을까" 그래서 감히 연주의 품질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교감이 중요하니까요.

  이런 관점에서 접근한 이어진 베토벤 7번의 향연도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1악장과 2악장 사이, 3악장과 4악장을 마치 연결된 것처럼 표현한 대목이었습니다.
   흥분에 취하는 1악장과 죽음처럼 가라않는 2악장이 짜릿하면서도 괴리감이 느껴질 때도 있었는데,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이어지니, 하나의 통일감이 좋았습니다. 3악장 4악장도 마찬가지였구요.
  서곡때 전해지던 톱니바퀴와 같은 "정교함"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마구 날뛰기 보다는(물론 그런 해석도 좋아합니다) 설득력 있는 흥겨움이 좋게 느껴졌습니다. 음높이의 정확성은 물론이고, 음량과 속도 멈춤의 세세함이 마치 미분된것과 같은~ 하지만 계산적이 아닌 자연스러운 전개였습니다. 차갑기보다는 따뜻했구요.
  이 조합으로 베교 5번이나 8번이 연주되면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앵콜곡으로 8번 2악장인 것도 흥미로운 요소였습니다.
시대적으로도, 계절적으로도 메말라가는 겨울에, 뜨거운 눈물과 훈훈한 재미가 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작성 '19/11/2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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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

좋은 공연 보고 오셨군요. 회복의 순간, 무너져 있던 것을 일으켜 세울 때에도 음악이 함께 있었네요. 앞으로도도 계속 좋은 음악이 곁에서 기분이 가라 앉아 있을 때 회복시켜 드릴 것입니다. 저도 고클에서 고등학교때 테잎으로 듣던 그 연주를 찾아 들으면서 새로운 기분과 감정의 상승을 느낍니다.

19/11/2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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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

답글 감사드립니다. 병원에서 네이버 음악의 선율 카테고리의 추천음반을 찾아보면서, 음원을 구입하려다가 고클래식을 알게 되었고, 자주 드나들게 되었지요. 좀 더 일찍 클래식의 깊은 맛을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소득 수준에 비해 오디오에 과한 투자를 하게 되었지만, 마음을 치료해주는 치료비라 생각하면 아깝지 않습니다. 지금도 저희 회사 팀장님 한분은 크롬테이프로 음감하시더라구요. 다시금 답글 감사드립니다.

19/11/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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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

저는 바로 전날 7번이 아닌 3번 에로이카로 짜여진 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 연주를 다녀왔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3번보다 7번을 좋아해서 부럽네요~^^

19/11/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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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

슈만과 클라라 카페에 후기를 읽어보니, 3번 연주 역시 정말 좋았을 것 같습니다! 여유가 더 있었으면 다 듣도록 일정을 계획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19/11/2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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