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야니그로의 바흐 무반주 첼로 LP가 나온다는데
http://to.goclassic.co.kr/diary/2032

(걱정) 나라꼴이 엉망인데 너무 답답해서 음악도 못 듣다가 그냥 제가 아는 이야기 조금 끄적였습니다. 순시리랑 상관없는 손실 이야기입니다. ㅠㅠ

2016.11.02. 22:55

http://blog.naver.com/berceaux/220852023956 

요즘 아날로그 레코드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다. 2015년에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제작된 엘피가 2,200만 장이라고 하니 정말 새삼스럽다.

2016년 11월 2일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은 암담하다. 나라의 현실이 암담하니 음악을 듣고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 조차도 죄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삶은 계속되는 것이기에 새로 발매될 리이슈(reissue)에 대한 언급을 살짝 하고 지나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달 14일에 발매된다는 안토니오 야니그로 연주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소식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최초로 레코드 발매된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의 바흐 무반주(워너뮤직 4LP:원래는 EMI 녹음이지만 EMI는 워너에 합병됨)의 사운드는 놀라웠다. 기존의 CD에서 들을 수 없었던 섬세함과 풍성함을 담고 있는 180그램 프레스의 한정반 박스는 가격도 착해서 도무지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는 음반이었다. 1995년의 디지털 스테레오 레코딩을 엘피로 제작하면서 아날로그 애호가들을 배려해 트랙을 넉넉하게 배치하다 보니 4장이나 되는 구성이 되었다.
 

1995년 EMI 디지털 스테레오 레코딩, 2016년 워너뮤직 4LP


요요마의 1983년도 디지털 녹음도 소니에서 3장의 레코드로 재발매되었는데 음질이 훌륭했다. 이런 와중에 유니버설에서 발매한다는 안토니오 야니그로의 음질에 대한 기대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별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의 두 종류의 녹음은 모두 디지털 시대의 것으로 원본이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기에 녹음 당시보다 발전한 디지털 사운드 기술의 적용을 통해 조금 더 나은 사운드를 구현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야니그로의 녹음은 그렇지 않다.
 

안토니오 야니그로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2번과 제6번, 1954년 웨스트민스터 모노 녹음


1954년 모노 레코딩인 야니그로의 바흐 무반주 모음곡은 미국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레이블에서 모두 3장의 레코드로 발매되었다. 2번과 6번, 4번과 5번, 1번과 3번의 커플링이다. 모노 시대의 녹음들은 "아세테이트"재질의 마스터 테이프에 기록되었는데, 이 아세테이트 재질의 테이프는 습도와 온도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테이프에 자화(磁化) 된 정보들이 손실이 이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후에 마그네틱테이프의 재질이 바뀌면서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하게 되지만 말이다.
때문에 대형 음반회사들은 산속에 이런 음원들을 저장하고 유지할 수 있는 동굴형 창고도 만들었다고 하니 마스터 테이프를 보존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세테이트 재질의 마스터 테이프의 사운드 소실을 막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이내에 복사본을 만들어서 다시 유지해야만 했는데 복제 과정에서는 반드시 "손실"이 동반된다. 이런 이유로 처음 녹음된 마스터 테이프로부터 만들어진 레코드인 초반(first issue)의 음질이 뛰어나다는 근거를 찾아볼 수 있겠다. 

웨스트민스터는 모노 시대에 뛰어난 품질의 레코드를 제작한 것으로 애호가들에게 알려진 클래식 전문 레이블이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안정적인 경영을 유지하지 못하고 이후 클래식과는 거리가 먼 abc 레코드, MCM, MCA 등을 거쳐 현재는 유니버설 레코드에 부속되어 과거의 명성을 다시 알리기 시작한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소유권이 험난하게(?) 바뀌어 온 녹음의 마스터 테이프가 과연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져본다.

설령 비교적 온전한 마스터 테이프(copied master)가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수차례의 보존을 위한 복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원래의 녹음 사운드와는 다른 상태가 되었을 것도 분명하다. 심지어 1972년 데카 녹음으로 발매되었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집(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앙드레 프레빈, 런던 심포니)의 유니버설 재발매반을 구입하고서 받은 실망감을 돌아보아도 이런 우려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개인적으로 안토니오 야니그로의 바흐 무반주 오리지널 레코드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사운드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우려는 더욱 크다. 

물론 오리지널 레코드를 들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거나 CD로만 이 연주를 접해보았던 애호가라면 충분히 만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본래의 레코딩이 가진 사운드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은 녹음에 어떤 덧칠을 훌륭하게 해낼 것인지 물음표가 찍힌다. 유니버설 뮤직이 공들여서 발매한다는 이번 웨스트민스터 레이블의 레코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들어보시길 바란다.

작성 '16/11/0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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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

몇 장 사보고 난 후 reissue반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때문에 이제 좀처럼 손이 가지 않더군요. 저번에 말씀하신 Haydn project는 덕분에 모처럼 구입한 리이슈반이 됐습니다만 가운데 책자가 떨어져 있어 교환했더니 또 떨어진 놈이 왔습니다 -.- 그냥 그대로 들어야 할 것 같아서 더이상 교환은 않고 있습니다만 그 정도는 사실 문제가 될 것도 별로 없는데 굳이 씨디로 가지고 있는 음반을 다시 LP로 구입하는 이유는 음질 때문이겠죠. 소리만 괜찮다면야 모든 걸 용서해 줄 수 있는데... 한 장 한 장의 음질에 대한 평가를 구입한 분들이 할 수 있는 섹션이 마련된다면 좋겠어요.

16/11/0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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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

여기에서라도 조금씩 정보를 공유하다보면
자료들이 축적되지 않을까 합니다!!

16/11/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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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은 음반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야니그로의 무반주 초반은 Complete Set 기준으로 500$ 이상하는 가격입니다. 더 비싼 초반들이야 여전히 많이 있지만 사실 모든 사람들이 50,60년대 초반을 사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특히 LP로 리이슈 되는 음반들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좋게 생각은 하고 있지만 Origital Analog Master에서 제대로 리마스터링하는 Speakers Corner / Analogue Production / Classic Records / Mobile Fidelity등의 음반을 제외하면 기타 리이슈 업체와 본사 발매반까지도 음질 / 패키지 상태등에서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더 많은것도 사실입니다.
(본사 발매반은 대부분 디지털 리마스터링한 소스를 가지고 하고 있기도 하죠.)
가격이 그다지 싸지도 않구요.

아날로그 마스터의 열화는 어쩔수 없는 것이고 사실 초반과 동일하게, 혹은 그 이상의 음질로 만들어내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을 대부분의 LP 음반을 듣는 분들이 더 잘알고 있긴 할겁니다.
저도 초반과 잘 만들어진 리이슈반을 섞어서 구매하는 편인데 negative 님 말씀처럼 리이슈반의 경우 음질등에 대한 자료가 국내에는 정말 부족합니다. 저도 별도의 섹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16/11/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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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바흐 무반주 LP재발매로는, 아날로그포닉의 [미샤마이스키 두 번째 무반주 녹음] 발매분이 아주 훌륭합니다. 들쭉날쭉하는 퀄리티의 아날로그포닉이지만 로스트로포비치(EMI LP)급의 LP최초발매(?)였던 거 같아요. 소리자체는 마이스키 것이 더 낫더군요. 야니그로의 바흐는 연주자체가 별루 취향이... 아닌....

16/11/0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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