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면 무조건 집어드는 음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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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누구가 연주했거나, 어떤 회사의 것은 눈에 보이면 무조건 낚는다.. 음악듣다 보면 이런 류의 습관성 기준을 갖게 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그러다 보면 폐반 또는 수입중단 등이 된 것을 구하기 위해 꽤 수고를 감수해야 하지만.

 

1.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카라얀 녹음

카라얀의 녹음은 Decca의 몇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도이치 그라모폰과 EMI에 편중되어 있는데, EMI는 녹음의 질과 음반 껍데기/해설지 등이 워낙 쓰레기 수준이기 때문에, 대부분 구하긴 했지만 굳이 100%를 채우지는 않았다. "음질이 나쁘다~녹음이 나쁘다" 라는 것은 "오래된 낡은 녹음이다"라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50년대의 것이 더 듣기 편하고 좋은 수준일 경우도 있다.

 

2. 리타 슈트라이히

여가수 중에서 목소리 자체만 가지고 날 완전히 "혹"시켜 상사병에 시달리게 만든 이는 이 성악가 뿐이다.

 

3. 바이로이트 실황

녹음상태가 심각한 것을 제외하고는 CD건 DVD건 무조건이다. 심각하더라도 연주 자체의 의미가 있으면 당연히 수거.

 

4. 칼 뵘이 지휘한 바그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전곡

이건 족보 자체가 뻔하기 때문에, 더 이상 눈에 띌 염려는 없어서 홀가분하긴 하지만, 파르지팔의 연주기록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 1968년도 바이로이트 실황 마이스터징거를 구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기대만큼의 기적적인 연주는 아니었던 것도 아쉬운 점.

 

5. 마리오 델 모나코

오페라 전곡이건, 독집음반이건 "델 모나코"란 글자가 들어 있으면 올인. 그의 독집은 오히려 정규 녹음이 아닌 마이너 해적판에서 더 끝장나는 발성을 포착해 놓은 것이 많아서 더욱 그렇다. 막힌 속을 뚫어주는 데 이 사람만큼 잘 치료해 주는 의사가 어디 있을까. 진정 남성의 표상이다.

 

6. 마리아 칼라스 오페라 전곡

칼라스의 공연녹음은 오페라 연주를 기록했다기보다는, 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점을 음반매체 속에 정형화시킨 것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공연"이 아니라 "곡 자체"란 뜻이다.

 

7. 하겐 사중주단

빨리 베토벤 전집이 완결되어야 하는데.

 

8. 그라모폰 Original Masters Series 박스 세트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발매된 것들이 모두 32박스인데, 며칠 전에 마지막 남은 2개를 채웠다. 처음엔 하나씩 구해들으면서, 어쩌면 이렇게 하나같이 훌륭한 연주를 품위있는 음질의 리매스터링으로 만들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란 생각을 갖긴 했지만, 내가 이 시리즈에 완전히 돌아버린 결정타는 2세트가 시간차로 날렸다. 야나첵 사중주단.. 나는 현악 사중주의 음색이 이토록 부드러우면서 고품격인 경우는 처음 봤다. 그리고 최후에 남아 있던 10여 세트 나머지들을 몽땅 싹쓸이하게 만든 촉발제.. 이고르 마르케비치 세트.. 한마디로 말해서.. 들어 있는 모든 곡이 "끝장을 내는" 명연들이다. 브람스1번/차이콥스키6번/베토벤3번/베토벤레오노레3번.. 하여튼 9장 전부 다에서 거장의 냄새를 팍팍 풍기며 사람을 몰아댄다. 듣다 보면 곡마다 최소한 두군데에서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9. 알리아 복스

가장 최신판인 45번째 발매음반인 보케리니의 판당고 신포니까지.. Auvidis 시절부터 호르디 사발을 꽤 즐겨 들었는데, 알리아 복스에서 발매하는 것들은 연주 자체도 어디 빠지는 수준이 하나도 없었는데다, 자료로서의 가치도 훌륭하다. EMI같은 음반사는 와서 좀 배워야 할 "음반만드는 수준과 성의"를 최고로 보여준, 한마디로 "제품"이 아닌 "작품" 수준의 음반이라서 생각끝에 몇장 이빨빠진 것들을 다 채웠다. 참고로 최신판(아직 국내에 수입되지는 않았다)인 보케리니 음반은 베스트 of 베스트다. 어깨가 절로 들썩인다. 끝내준다.

 

10. 바그너 오페라 전곡

눈에 보이는 것들은 전부 구해 들었는데,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다른 것들은 전혀 "낭비"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이건 일부 몰지각한 쓰레기 연주자들과 상태심각한 녹음들 때문에 사실 요즘은 좀 망설여지는 항목이다. 오백장 가까이 되던 것들 중에 몇년전 100 여장 정도를 처분하면서, 이제는 좀 달리 생각하기로 했던 주제다.

 

11. Opus Arte의 최신판 오페라 DVD

편차가 조금씩 있긴 하지만 훌륭한 선곡, 참신한 무대 구성, 대부분 상당히 좋은(최소한 괜찮은 수준의) 연주, 16:9 와이드의 깨끗한 화질, 충실한 Supplement, 손에 집어들면 무게감이 풍겨나는 훌륭한 재킷. 알리아 복스의 CD와 Apus Arte의 DVD는 "음반이란 이렇게 만드는 것이다." 를 보여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왜냐면 레코드음반이란 "기호품"이니까.. 확인해 보고 싶은 분은 당장 크리스티가 지휘한 라모의 <우아한 인도의 나라들>을 구해서 보시라. 시작하자마자부터 끝까지 눈과 귀를 떼지 못할 것이다.

 

12. 기타

아바도와 불레즈의 말러, 그라모폰의 호로비츠, 카루소.. 등의 여러가지 것들은, 제목의 조건에는 부합하지만 워낙 범위 자체가 좁을 수밖에 없는 것들이라 생략

 

※ 어지간하면 피하는 음반

이것은 누군가(들)를 (경우에 따라서 아주 심각하게) 욕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유는 생략

: 도밍고/빈필/푸르트벵글러/아르농쿠르/번스타인/레바인

-> 물론 이 중에서 빈필은 지휘자들 때문에 할 수 없이 꽤 구하긴 했다.

 

작성 '06/02/08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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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

저하고 비슷하시군요.
델 모나코를 좋아하시는 점하고 오리지날 시리즈
모으시는 것도 비슷하군요.(전 이제 시작입니다.^^)

그런데 전 재즈에서 Mosaic Label의 전작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재즈 다 모으자니 허리가 휩니다.^^

06/02/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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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알리아 복스 등 상당히 좋은 의견을 많이 나타내셨습니다. 그러나 방대한 클래식음악의 세계에서 너무 단정적인 양분법적 잣대로 좋고 나쁜 것을 구분하시는 것으로 보입니다. 클래식음악 입문자에게 매우 위험한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레바인의 메트실황 DVD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귀가 잘못된 사람들인지 오디오시스템이 형편없는 것인지 의아스럽군요. 물론 레바인의 기악곡 음반들이 그렇게 완성도가 높지 못한 경우는 많겠습니다만. 푸르트뱅글러의 좋은 연주도 많고 현대적 기준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연주도 많겠지만 어지간하면 피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생각합니다.
무대에서 고음역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지만 도밍고를 제외하고 1970년대 이후 오페라계를 상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델모나코가 잘하는 배역(오텔로, 팔리아치, 세니에)도 많지만 과연 델모나코의 라다메스, 만리코, 투리두를 좋은 노래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무조건 성량이 크고 소리가 시원하게 뻗는 것이 오페라의 절대요소는 아닙니다. 그외에도 번스타인의 말러해석...호불호의 문제이지 말러교향곡 해석의 역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만년의 번스타인 해석에는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젊은 시절의 번스타인은 20세기 대가의 반열에 손색없습니다. 아르농쿠르의 베토벤 교향곡, 브루크너 교향곡...역시 피해야할 대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06/02/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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