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PLAY된 CD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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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용무차 서울의 북쪽에 위치한 의정부에 갔었습니다.

용무를 마치고 전철역에 들어서다가 광장에 있는 지하상가를 둘러 보았지만, 한곳 정도는 있음직한 음반점은 눈에 띠지 않고 온통 휴대폰 대리점, 옷가게, 신발가게 뿐이었습니다. 음.. 역시 장사도 시대에 따라(핸드폰), 그리고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입는것(더불어 먹는 것도..) 장사는 꽤 되는가보다 싶었습니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기분으로 전철역에 오르는데 한쪽에 제법 큰 서점이 있고, 그 안에 음반점도 보였습니다.

호기심 반 혹시나 반 기분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역시나 대부분 팝과 가요들로 채워져 있고, 그나마 진열대의 1/10 정도만 차지한 클래식음반은 대부분 EMI와 유니버설의 오래 된 수입반들과 라이센스, 국내 제작 컴필레이션 음반들이 몇몇 종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아래 2장을 건졌습니다.
 
 
◄ 프랑크: 교향곡 D단조 - 레너드 번스타인 / 프랑스 국립 관현악단(DG)
► 홀스트: 행성 - 존 윌리엄스 /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PHILIPS)
 

음반점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살펴본 작곡가는.. 브루크너? 말러?.. 큰 오프라인 음반점들이 많았던 수 년 전에는 그랬었습니다..ㅋㅋ 그런데 오늘 들렀던 곳에서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인 음악가들이지요. 그래서 제일 먼저 살펴본 작곡가는 바로 홀스트 였습니다(제 아이디가 그 음악가의 대표작이지요^^).

라이센스 발매된 적 있는 데카 클래식 사운드 시리즈의 카라얀/WP의 행성과, 베를린 필 버전 행성의 색바랜 라이센스(게다가 카라얀 골드 시리즈 이전의..) 그리고 헉.. 존 윌리엄스가 행성을? 그것도 수입반이라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처음 보는 음반이었고, 이런 음반도 있었나 싶었습니다(아마존이나 hmv에서는 검색이 안 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아마도 폐반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뒷 자켓에 보니 웬 신디사이저를? 이거 혹시 편곡 연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사오 토미타의 신디사아저 편곡 연주(RCA)는 원곡의 오리지널리티를 지나치게 훼손해서 '이건 좀 아니다'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음반도 그런 연주가 아닐까 싶어서 살까말까 망설여지긴 했지만, 연주 시간도 다른 음반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고, 이번이 아니면 언제 구할까 싶어서 그냥 질렀습니다.

집에 와서 들어 보니 다행히도 편곡 연주는 아니고, 오르간 대신 사용했습니다. 악단의 특성 상 혹은 녹음시의 사정으로 인한 조치였던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도 오래 전 예술의 전당에서의 연주회에서 오르간 대신 사용하기도 했었기는 합니다.. 그런데.. 으악! 간혹 들리는 팝송 풍의 루바토란 으..-_-;;

번스타인의 프랑크 교향곡 음반도 존재를 몰랐던 음반이기는 마찬가지이긴 합니다..(애고 챙피..-_-;;) 고클 디스코그라피에 보니 미드 가격의 마스터스 시리즈로 재발매 된 적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다 폐반된 상태라 쉽게 눈에 띠는 음반을 아닐 것 같습니다. 조금 건조한 듯한 음향이지만, 연주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산 음반들의 공통점은 수입된 지가 엄청 오래 된 음반들이라는 것입니다. 번스타인의 것에는 수입원이 폴리그램(주)로, 판매원이 (주)성음으로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 있고, 문화부 허가 제 91-525호라고 인쇄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CD케이스 앞면에 C. TOP 이 인쇄됀 원형의 스티커가 붙어 있고요.. 이 스티커는 행성 음반에도 붙어 있습니다.
 

허가번호의 앞 숫자가 대개 수입년도임을 감안할 때, 위 두 음반들은 처음 수입(혹은 제조)되고 나서 최소한 1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잠자고 있었다는 이야깁니다. 많은 다른 음반들(=마술 불꽃) 속에 파묻혀서 그 긴 세월 동안의 수면을 취하고 있던 위의 두 음반들(=브륀힐데)을 깨운 저를 지그프리트라고 사칭하면 아마 짱돌이 날아 오겠죠?^^;;
 
작성 '08/09/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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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인상적인 구입기입니다.~17년만의 세상빛구경한 CD들이 감사해할것 같습니다...비슷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제게도 19년 되어가는 CD가 한장 있습니다...그놈을 오랜만에 한번 돌려줘야겠습니다..^^

08/09/0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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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제가 좋아하는 것(사람)에 대한 얘기가 나와 반갑습니다. 번스타인, 홀스트의 행성, 존 윌리엄스 ^^ 윌리엄스가 내한공연 한번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08/09/0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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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

번스타인 음반의 포스가 장난아니네요. ^^ 보물을 발견할 가능성은 큰 매장보다 그런 작은 매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서울의 왠만한 큰 매장은 수 많은 '선수'분들이 수도 없이 들락날락하셔서... ㅋㅋㅋ

08/09/0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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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번스타인의 프랑크 교향곡 음반은 저도 비슷한 곡절로 구입했었더랬습니다. 비닐 포장에 먼지와 때가 묻은 재고품이었지요. 저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귀한 음반입니다. 저는 이 음반을 발견했을 때 '번스타인이 프랑크를?' 이라는 좀 의아한 생각을 했는데, 번스타인은 뉴욕 필 상임 시절 CBS에서 동곡을 세 차례나 출반했다더군요.

08/09/23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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