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예술학부 음악교육 학원경영과 이정민교수컬럼] 꼭 음악을 가르쳐야 하나요? (I-음악을 배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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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바야흐로 음악교육의 르네상스다. 상가마다 음악학원 간판이 즐비하고,

 옹알이하는 아기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가르치는 강좌가 넘쳐난다.

요즘은 실용음악이 대세여서 기타와 보컬, 밴드까지 음악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성황중이다.

서서히 망하는 게 자녀를 음악 전공자 시키는 일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실제로는 음악을 전공하면 손쉽게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음악교육의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음악을 배우려는 이유는 무엇이고,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스틸컷>

 

꼭 이유를 따져야 하겠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사회의 현상에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고, 그 근본원인을 따져 보아야

우리 음악교육의 현주소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부모님이 어린 자녀에게 음악을 가르치려는 이유는 대강 몇 가지의 복합이라고 여겨진다.

아이가 음악적 소질이 있는 것 같아서, 또는 음악적 재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아니면 막연히 음악을 배워두면 나중에 좋을 것 같아서 등의 이유일 것이다.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가서 그 집 피아노를 치며 노는 모습을 보면 아이가 음악에 관심이 많아 보이고,

피아노를 배우겠냐고 물어보면 배우겠다고 하니 당장 피아노 학원엘 등록시키게 되는 게 엄마 마음이다.

그런데 피아노책과 가방을 받고 그렇게 좋아하던 아이가 시간이 갈수록 피아노 치기를 싫어하고 학원도 안 가려 하면 엄마는 애가 탄다. 그 비싼 피아노까지 들여놓았는데... 그때부터 엄마와 아이, 그리고 선생님과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시작된다.

어떻게든 연습을 안 하려는 아이와, 시켜보려는 엄마와,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오고가는 선생님의 고달픔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이 길어지면 좀 더 오래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고, 짧게 끝나면 음악교육이 끝나든지, 아니면 악기를 바꿔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고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물론 가끔 타고난 재능과 성실함으로 음악을 전공하게 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비싼 악기와 씁쓸한 기억만을 남긴 채 음악교육과는 이별을 하고,

보통 그 시기가 학교 공부가 어려워지는 시기이므로, 음악은 자연스럽게 잊혀지게 된다.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 스틸컷>

 

그러다 청소년기가 되면 갑자기 아이가 어렸을 때 그토록 치기 싫어하던 피아노를 다시 친다거나, 기타나 드럼을 가르쳐달라며

부모님을 조르기 시작한다.

 수동적이던 아이가 능동적으로 음악을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숨어있다.

피아제의 단계이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그 시기에는 자신의 안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싶고,

주변의 또래와 비교하여 자신도 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

남들 앞에서 멋지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심리도 작용한다.

 

<영화 '도레미파솔라시도' 스틸컷>

 

소극적이거나 용의주도한 아이들은 친구들이 모르는 곳에서 몰래 배우기도 한다. 또한 예술적인 감수성이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음악을 들으면서 받은 감동을 실제로 연주하며 느끼기를 원한다.

물론 이때에도 새로운 갈등이 시작된다.

 어릴 때 그렇게 가르치려 해도 배우지 않던 음악을 한창 공부해야 하는 시기에 배우겠다는 아이를 부모는 이해할 수가 없다.

아이는 음악만 배우면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하지만 부모의 눈에는 그저 바람 든 사춘기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갈등은 아이와 부모의 힘겨루기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까지 작용하여 여러 차례의 회유와 협상, 우격다짐을 거쳐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이시기에 시작된 음악교육은 성실히 하는 경향이 있고, 어른이 돼서도 가끔 꺼내 연주해보는 평생의 동반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 되어 시작하는 음악교육은 이유가 다양하다. 폐활량 향상, 치매 예방, 동호회 활동, 이벤트 준비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음악이 좋아서일 것이다.

 

<영화 '즐거운 인생' 스틸컷>

 

 더 나이 들기 전에 악기 하나쯤 연주하고 싶은 이유도 있고, 크게 본다면 생활수준이 높아져서 여유시간을 누리는

취미생활의 하나로 갖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하는 악기는 생각보다 어렵고, 마음대로 몸이 움직여주질 않아서

이제 와서 무슨 고생이냐는 생각에 원하는 연주를 하기도 전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다양한 음악교육의 이유는 천태만상이지만, 우리는 모두 음악은 정말 좋은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음악을 배우는 것은 좋은, 적어도 해롭지는 않은 일이란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음악을 이토록 많이 배우고 가르치지만, 그래서 학원도 음악선생들도 생활을 유지하지만,

음악교육을 거쳐 간 사람들에게 그 시간이 남긴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유치원 시절에 피아노 학원에 다녔던 아이들에게 그 경험이 무엇을 남겨 주었을까.

역시 나는 음악에 소질이 없다는 확인뿐이었다면, 심지어 피아노 선생님은 마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을 심어주었다면

 그 음악교육은 실패일 것이다. 일 년을 배웠어도 그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무엇이 남아있어야 성공한 음악교육이다.

음악을 가르치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학생이 떨어져 나가지 않을까에 앞서 이것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서울종합예술학교 음악예술학부 음악교육 학원경영과 이정민 전임교수>

 

 

 

 

작성 '12/01/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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