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만 듣고나면 살맛이 난다(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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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만 듣고 나면 살맛이 난다(156)

클로드 볼링-Suite for Flute and jazz Trio

 

딸아이가 월급을 받았다며 선물로 사준 춘추용 새 양복을 입고 출근을 하던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이상하였다.

 

지난해 12,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대기업에 취직을 해서 약 3개월 동안 연수를 마치고, 근무처로 발령을 받은 곳이, 테어 나서 성장한 부산이라서 가족 모두가 내일처럼 좋아라 했는데, 딸아이의 근무처가 아버지인 내 근무처로 부터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서 딸아이의 아침 출근은 전적으로 내가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딸아이는 830까지 출근을 하게 되어 있지만, 새롭게 일을 배워야 하는 신입사원의 입장인지라 처음 며칠 동안은 아침 730분까지 한 시간 정도 조기 출근을 하더니만 , 며칠이 더 지나고 부터는 30 분을 앞당겨 7시까지는 출근을 해야만 하루의 업무를 순조롭게 진행 할 수가 있다기에 나는 딸아이를 출근시켜 주기위해 630분에는 집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평소 같으면 아침 7시경에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던 내가, 딸아이 출근을 돕기 위해 평소보다 30분이나 앞당겨 630분에 집을 나서게 되고 부터는 내 아침 일상 또한 한 순간에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딸아이는 딸아이대로 이른 출근시간의 부담 때문에 매일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있고, 나 역시도 아침부터 딸아이의 운전수 노릇을 하느라 긴장 아닌 긴장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출근길, 딸아이의 부글부글 끓는 속을 조금이나마 진정시켜 주기 위해 딸아이에게 불쑥 이런 말을 던져보았다.

 

이제 너는 직장 생활 시작과 동시에 많은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되었다.”

너가 그만한 연봉을 받기위해서는 회사에 연봉의 2-3배 이상의 이익을 안겨 주어여 하는데 너는 그럴 자신이 있겠니?”

자신의 연봉 2-3배 이상의 이익을 안겨주기는커녕 지금부터 하나 하나 일을 배워가야 하는 출발선상에 서 있는 너가 어찌 정시에 출근을 하고, 정시에 퇴근을 할 수 있기를 바라니?

아침 7시까지 출근을 해서 저녁에는 또 8시가 넘어야 퇴근을 하는 너의 입장을 이 아버지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너는 지금 한창 일을 새롭게 배워야 할 입장에 있는 신입사원 아니니, 그러니 힘이 들더라도 두 눈 딱 감고 일을 제대로 배울 때 까지는 힘이 들더라도 잘 견뎌보기 바란다. 힘든 일을 견디는 연습 또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사원에게는 필요한 덕목 중 하나인게야.

 

일본의 전문경영인 하마구치 다카노리는 그의 저서 <사장의 일>이란 책에서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은 눈이 내리는 것도 자기 책임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를 내리더군.

사장은 눈이 내리는 자연재해마져도 자기 책임이라 생각하는 사람인데 반해, 눈이 내리는 자연재해를 자기 책임으로 여기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니 ?”

 

사랑하는 딸아!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이 힘이 들 때면 김종해 시인이 쓴 어둠은 잠시, 새날은 눈부시다라는 시를 읊조려 보면 힘이 솟아날게다.

시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단다.

 

오늘 그대가 흘리는 땀과 눈물은/ 한겨울에도 향기 높은 꽃을 피운다

오늘밤 불은 꺼지지 않고/ 침상위로 멀리 높이 날아오르는 새

먼 바다가 그대를 향해 파도처럼 달려오고/한 겨울을 지낸 눈부신 봄꽃들이

사시사철 천사의 이름으로 피어서/ 그대 이름을 불러준다

살아가는 일에 상처받더라도/ 그대여, 다시 일어나라

어둠은 잠시일 뿐, 새날은 눈부시다/ 세상은 모두 그대의 것이다.

 

사랑하는 딸아.

한겨울을 지낸 눈부신 봄꽃들이 사시사철 천사의 이름으로 피어나서 그대의 이름을 불러준다고 하는데 어찌 일어서지 않을 수가 있겠니?

어둠은 잠시, 새날은 눈부시고, 세상은 모두 그대의 것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어찌 일어서지 않을 수가 있겠니?

 

나는 딸아이를 출근시켜주면서 매일 아침 좋은 음악 한곡씩을 들려준다면 큰 위로가 될 것만 같아 이를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첫날은,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OP.24 “spring"를 들려주면서 딸아이의 반응을 살펴보았는데, 딸아이는 음악이 너무 좋다며 손뼉까지 치면서 기뻐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딸아이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져서, 봄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이 만물이 샘솟는 4월과는 이 음악이 너무 잘 어울릴 수밖에 없다면서, 간단하게 곡 해설과, 소나타 형식, 연주자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음반명:(바이올리니스트: David Oistrakh. 피아니스트:Lev Oborin 레이블: PHILIPS)

 

둘째 날은 프랑스의 작곡가 겸 재즈피아니스트 클로드 볼링(Claude Bolling 1930-)

과 플루트 연주의 거장 장 피에르 랑팔(Jean-Pierre Rampal 1922)1976년 함께 만들어 크로스오버 음악의 시작이자 완성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Suite for Flute and Jazz Trio>을 들려주었더니, 두 번째 곡 <센티멘탈>을 듣더니만 그건 소공녀에 나오는 곡이라며 좋아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 음반이 1976년 출시된 이후, 빌보드 클래식 차트에 530주 동안이나 장기 랭크된 음반이며, 이러한 기록은 레코드 발명이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출시된 그 해에 골드레코드상플레티넘레코드상을 받았으며 미국의 전국레코드상인연합상을 76,77년에 걸쳐 두 차례나 연속 수상하였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1976년에 음반이 출시되어 올해로 37년이 지났지만, 아버지 세대에 듣던 음악을 이제는 아버지와 딸아이가 함께 듣고 즐길 수가 있으니 이 얼마나 감개무량한 일인가. 음반명:(재즈피아노: Claude Bolling. 플루트: Jean-Pierre Rampal. string bass: MAX HEDIGUER. drums: MARCEL SABIANI 레이블: BMG)

 

셋째날에는 클로디 볼링의 <Suite for Flute and Jazz Trio>을 플루티스트 최나경

(재스민 최)이 연주한 음반을 들으며 나와 딸아이는 또 다른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최나경은 2006년 신시내티 교향악단의 플루트 부수석이 되면서 미국 메이저 오케스트라 첫 한국인 관악연주자가 되었으며, 2012년에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 오디션에 합격을 함으로서 비엔나 심포니 오케스트라 112년 역사상 첫 한국인 단원이 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플루티스트이다.

최나경의 플루트음색에는 여성 특유의 풋풋함과 나긋나긋함이 묻어 있어 출근길 기분을 한껏 북돋워 주기에 충분하였다.

음반명(플루트: 최나경(Jasmine Choi. 피아노:휴성(Hugh Sung). bass: Sam Minaie

drums:Nathaniel Smith 레이블:SONY)

 

셋째날 이후부터도 나는 출근을 함께 하는 딸아이에게 매일 클래식음악 1곡씩을 들려주고 있는데 클래식에 정을 붙일 때 까지는 선곡에 더욱 신경을 써 볼 생각이다.

 

나는 딸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마다 톨스토이가 한 말을 떠 올려 보곤 한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언제인가?

바로 지금 이 순간.

 

아래 음반들은 그동안 내가 심혈을 기울려 선곡을 해서 딸아이에게 들려준 음악들이다.

 

1.이네싸 갈란테가 부르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레이블:Campion Records)

 

2.로드리고가 로메로 가족 4명을 위해 만든<Concierto Andaluz for Four Guitars and Orchestra> 레이블:MERCURY

 

3.George Winston: December

 

4.베토벤 교향곡 9합창4악장: 1951.7.29. 푸르트뱅글러가 바이로이드 축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이끌고 녹음을 한 기념비적인 음반 (이 음반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다시 부활한 바이로이드 음악축제 전야제 실황 연주의 현장 녹음) 레이블:EMI

 

5.Rampal Play The Best of Flute Pieces(레이블: DENON)

이 음반에는 모두 10곡이 실려 있는데 출근길 음악으로는 그저그만일 정도로 매력적인 곡들이 실려 있음

도플러;항가리 전원환상곡/비제: 아를르의 여인중에서 미뉴엣/구노;아베마리아

모차르트:플루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안단테/ 글룩: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중 정령의춤/ 텔레만: 이탈리아풍의 아리아/ 고색:가보트/ 하이든:바이올린 협주곡중 아다지오

바흐: 관현악 조곡 2번중 폴로네이즈/ 바흐: 관현악 조곡 3번중 에어

 

6.베토벤: 피아노 3중주 op.97 대공 (연주자: 첼로: 파브로 카잘스/피아노 알프레드 코르토/ 바이올린: 자크 티보 레이블:EMI)

 

 

작성 '13/04/28 9:41
ch***수정 삭제 트랙백 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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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행복하시겠습니다. 자상하신 아버지의 부정에 마음이 포근해 지는군요.

13/04/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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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존경스럽습니다. 저도 클래식음악 감상의 기쁨을 자녀들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마음 뿐입니다. 언젠가는 그럴 기회가 오겠지 하며 혼사서 열심히 듣고 있답니다. 아빠가 느끼는 행복의 근원이 무엇인지 물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지요.

13/04/30 15:29
덧글에 댓글 달기    
em***:

따뜻한 아빠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부럽습니다--

13/05/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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