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passion for Verdi - Jose C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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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DVD는 제목이 Jose Cura A passion to Verdi 라고 되어 있습니다. 런던의 Barbican centre에서 열린 콘서트 실황 녹화로서 피에르 죠르지오 모란디가 지휘하는 (물론 호세 쿠라가 직접 지휘를 하기도 합니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았고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씨가 함께 나옵니다.

최근 영상물답게 음향은 DD 5.1채널로 되어 있는데 2.0과 비교해 보면 차이가 확실하게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면 역시 16:9의 와이드 화면을 즐길 수 있고, 약 50분 정도의 호세 쿠라와 다니엘라 데씨의 인터뷰를 담은 서플먼트를 제공합니다. (두 장의 DVD)

우선 아래는 이 타이틀의 캡쳐 장면입니다.

타이틀의 시작은 트로바토레의 Deserto sulla terra로 시작합니다. 한껏 분위기를 살린 하프의 반주 속에서 멋지게 노래를 하고는 곧바로 "Good evening!"으로 인사를 하네요. 여태껏 어느 연주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시작입니다.

이어 베르디의 Il Cosaro를 비롯하여 나부코, 아이다, 돈 카를로, 운명의 힘, 에르나니, 오텔로 등을 포함한 주옥같은 곡들을 계속해 나갑니다. 정장이 아닌 차림이기는 하지만 무대에는 아무런 소품도 없고 시선을 끌만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저 한 테너 가수(그리고 한 소프라노 가수)의 노래와 연기만으로 진행되어 나가는 무대는 모든 관객들이 열성적으로 빠져들만큼 충분히 열정적이고 뜨거운 무대입니다. 연기만큼은 도밍고보다도 낫다는 평가를 듣는 그인만큼 콘서트에서 부르는 아리아라고 해도 그 나름대로 파악한 극의 느낌과 인물의 성격을 최대한 표출하려는 노력이 느껴졌습니다.

그의 노래가 가지고 있는 특징, 그러니까 강력하고 힘있는 고음이나 바리톤적이면서 드라마틱한 목소리라는 장점뿐 아니라 단점들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만, 그런 부분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단순히 노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동안 여러번 배역을 바꾸어야 하는 콘서트임에도 불구하고 완벽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함께한 소프라노 다니엘라 데씨 역시 카리스마가 느껴지지는 않지만 안정감있는 노래로 콘서트의 또다른 한 축을 맡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쿠라의 진지함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은 운명의 힘의 돈 알바로 역을 부르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그는 베르디가 읽었던 "운명의 힘"의 원본 소설을 가지고 나와서 아리아에 해당되는 장면을 직접 낭독합니다. 그 낭독을 듣는 관객들은 소설의 내용이 어떻게 아리아에 반복되어 나타나고 있는지를 알게 되어 좀더 노래 속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쿠라의 설명이죠. 이 부분에서 그는 마치 목소리로만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음성극의 배우처럼, 또 한편으로는 표정과 행동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는 마임 배우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작열하는 그의 고음이란...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이 콘서트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그의 탁월한 카리스마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본 타이틀 이외에 제공되는 서플먼트에는 약 50분간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12세부터 음악계에 뛰어들었으며 15세에 지휘를 시작했다고 하니 커리어가 꽤 긴 편이죠. 흥미를 끄는 것은 "지휘는 나의 천직이고 노래는 나의 직업입니다"라는 그의 말입니다. 그가 노래를 시작한 것 역시 지휘자로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거라는 한 선생님의 충고에 의한 것이었다고 하더군요. 결국 그는 자신을 지휘하는 테너 가수가 아니라 노래하는 지휘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후디 메뉴인의 사후, 그의 오케스트라를 정식으로 지휘하게 되었다는 말을 들어볼 때, 정말로 그는 노래보다는 지휘를 자신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인터뷰 내용 중 또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에 관한 것입니다. (딱히 이 주제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라 음악가의 정직한 노력, 그리고 그의 카리스마라고 말을 하면서, 무대에서 보여주는 다른 것들은 결코 주가 될 수 없음을 강조하더군요. 결국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로큰롤을 부르는 것은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하는데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타이틀은 DVD적인 면에서도 꽤 괜찮은 듯 싶습니다. 서플먼트도 마음에 들고 음질이나 화질도 매우 뛰어납니다. 다만 서플먼트에 제공되는 한글 자막은 심각하게 웃기는 수준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 트로바토레를 '일 트로바토리오'라고 쓰는 것까지는 그런대로 봐준다고 하더라도, '메트로폴리탄, 스칼라, 코벤트 가든 등의 무대...' 부분을 '메트로폴리탄, 스칼라, 코펜하겐 등의 무대...'로 해 놓은 것은 심히 분노를 일으키게 만들더군요. 이왕 하는 번역인데 좀 신경써서 제대로 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하나 안타까운 것은 본 타이틀 중에서 쿠라가 운명의 힘 원본을 낭독하는 부분에서 자막이 전혀 없다는 것인데, 이왕 아리아는 그렇다고 치고, 말하는 것은 좀 알아듣고 싶은데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하는 것이라 전혀 알아들을 수 있는 방법이 없더군요.

제가 워낙 호세 쿠라를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지만, 이 타이틀은 쿠라의 팬이 아니더라도 이 젊은 음악가가 시도하고 있는 도전과 노력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성 '02/06/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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