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현악사중주 제 16번 - 서울신포니에타 정기연주회 10월 15일 8시 예당 리사이틀홀
http://to.goclassic.co.kr/news/6127

 

서울신포니에타(Seoul-Sinfonietta) 129회 정기 연주회

Muss es sein? - Es muss sein!


(그래야만 했나? - 그래야만 했다!)


1. 공 연 명 : 서울신포니에타 제129회 정기연주회
        2. 장     소 :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3. 일     시 : 2008년 10월 15일 (수) 오후 8시
        4. 주     최 : 서울신포니에타 
        5. 후     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SGI
        6. 티켓금액 : 전석 30,000원
                           예매:티켓링크(1588-7890),
                           전화예매: 서울신포니에타 (02-732-0990)     
        7. 출    연 : 지 휘 /  김영준
                         연 주 /  서울신포니에타                  
        8. 공연문의 : 서울신포니에타 02) 732-0990~1



- I –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인 현악4중주 16번의 4악장 첫머리에 써 놓은 수수께끼 같은 문구…….

또한 악보의 첫머리에는 “힘들게 내린 결심(der Schwergefasste Entschluss)” 이라고 적혀있다. 그 뒤에 2분의 3박자인 1주제 “솔-미-라b” 에는 “그래야만 했나? (Muss es sein ?)”이라는 한마디의 악보가 있고, 이어서 4분의 4박자인 2주제 “라-도-솔, 솔-시b-미”에는 “그래야만 했다!” 라는 4마디의 악보가 있다. 4악장(Grave ma non troppo tratto)은 이 두개의 주제를 엮어 가면서 시작하게 된다.

과연 무슨 의도일까? 죽음을 앞둔 고뇌에 찬 베토벤이 귀머거리인 자신에게 자문자답한 철학적인 내용이라는 추측도 있고, “가정부 급료를 그렇게 주어야만 했나?- 그래야만 했다!”라는 그냥 일상적인 대화라는 추측도 있다.

이 메모에 대해서 베토벤의 일생을 그린 영화 “불멸의 연인 (immotal beloved)“ 에서도 인용하고 있는데, 베토벤의 젊은 시절의 연인이 죽어가는 베토벤의 병상에 찾아와서 귀가 들리지 않는 이 위대한 작곡가와 스케치 중인 악보 위에 적어가며 대화하는 애처로운 내용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 II –

 음악사를 바라보는 여러 관점 중에서 서양 기악음악의 정수라 할 수 있는 교향곡을 중심으로 그 산맥을 조망해 보면 누가 뭐래도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을 가장 우뚝 솟은 산으로 평가 할 것이다.  베토벤 이후의 산맥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슈베르트, 슈만, 멘델스존, 브람스, 브루크너, 차이콥스키 등 수 많은 작곡가들이 있지만, 이들에게 있어 베토벤은 오를 수 없는 산이자, 존경의 대상이요, 하나의 규범이었다.

이러한 산맥의 흐름에 베토벤 교향곡의 아성을 넘으려는 거대한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세기말 빈(Wien)의 작곡가 겸 지휘자 구스타브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이다.

베토벤을 가슴 깊이 존경한 이 세기말의 작곡가는 평생을 교향곡 작곡에만 몰두했다. 말러는 심혈을 기울여서 교향곡이라는 틀을 이용해 하나의 완성된 세계를 구축했다. 베토벤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혼란스러운 전환기에서 우뚝 솟은 영웅이라면, 낭만과 현대의 전환기에서는 말러가 교향곡에 정점을 찍었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브 클림트(Gustav Klimt, 1862-1918)가 그린 ‘베토벤 기념 벽화(Beethoven Frieze)’에 보면 ‘황금의 기사’라는 part가 있는데 기사의 얼굴 모델이 말러였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말러는 베토벤처럼 -번호가 붙어있는- 9개의 교향곡(10번은 미완성)을 남기고 심장발작으로 1911년 사망했다.

 이 높은 봉우리 이후에 자신만의 색으로 화려하게 치장한 수려한 봉우리가 솟아 있다. 바로 15개의 교향곡과 15개의 현악사중주를 작곡한 러시아의 현대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Dmitri Shostakovich, 1906-1975)이다.

베토벤과 말러 두 선배 작곡가에게서 지대한 영향을 받은 쇼스타코비치는 생존 당시에 베토벤과 견줄 정도의 천재 작곡가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쇼스타코비치는 ‘베토벤은 나 따위와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라는 언급을 했다고 전해진다. 현대 작곡가인 쇼스타코비치의 여러 곡에서 그보다 약 200년 선배인 베토벤의 영향을 느낄 수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베토벤이 후대에 미친 막대한 영향력을 증명해줌과 동시에 쇼스타코비치의 베토벤에 대한 깊은 경외심을 반증해주기도 한다.

 위에서 언급한 2명의 작곡가들은 다양한 방식과 자기만의 세계로 특성 있는 곡들을 썼지만 그
누구도 베토벤이 쌓아 올린 아성을 깨뜨리지는 못했다. 말러, 쇼스타코비치를 선호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어떠한 음악애호가, 연주자, 지휘자도 말러, 쇼스타코비치가 베토벤보다 위대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거산(巨山). – 이것이 베토벤 그 ‘자체’ 이다.
 
- III –

 작곡가에게 있어 실내악 특히 현악 사중주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연주회를 위한 교향곡이나 협주곡등 대편성의 곡들은 작곡가의 명성과 수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만큼 주변의 시선과 기대감으로 인해 본인의 부담감이 만만치 않은 장르였다.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 아닌 자신의 내면을 ‘읽어가기 위한 음악’이 바로 실내악이다. 또한 실내악은 형식적 명료함과 작곡상의 편의 때문에, 내용적으로 비교적 자유로이 자신의 생각과 이상을 피력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실내악은 작곡가의 대표 간판곡 뒤에 숨겨져 있는 그들만의 깊고, 심오한 정신세계를 엿 볼 수 있는 더할 수 없이 좋은 ‘창’이다.

 곡의 규모와 형식적인 면으로 보았을 때, 마치 음양(陰陽)의 조화처럼 교향곡과 실내악곡은 작곡가의 인생에서 나란히 쓰여지는 걸 볼 수 있다. 베토벤과 쇼스타코비치가 대표적이다.

 현악사중주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곡가를 꼽으라면 베토벤을 내세우는 데에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일생에 걸쳐 비교적 시기적으로 균일하게 16곡의 현악사중주를 남겼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음악적인 이상을 구현하였다. 베토벤은 현악사중주에서 교향곡으로는 표현 할 수 없었던 자신만의 감정을 표현하며, 새로운 기법과 양식의 실험을 하였다.

특히 그의 만년작품들(12번~16번)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오하며 이 장르 최고의 역작으로 손색이 없다. 인간의 깊숙한 의식의 세계에서 희미한 빛을 향해 유영하는 구도자를 보는 듯하며, 한 편의 완벽한 철학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후세에 이 후기 현악사중주는 ‘4명의 신들의 대화’라고 표현되기도 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교향곡 9번 보다는 후기 현악사중주가 그 당시 베토벤의 가슴속 본질에 더 가깝지 않을까 싶다. 이 16곡의 현악사중주가 고전주의를 넘어 후배 작곡가들의 낭만주의를 예고함은 물론 현대음악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그저 놀랍기만 할 따름이다.

 쇼스타코비치도 마찬가지이다. 15개의 교향곡과 현악사중주를 작곡한 쇼스타코비치도 교향곡과현악사중주의 작곡이 어느 정도 시기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당시 소련의 스탈린 당국이 예술적 창작을 조정하고, 음악이 공산주의의 선전용 예술로 전락하고 있던 시기에 작곡된 현악사중주는 그가 대중들에게 차마 말로 할 수 없었던 자신만의 예술적 고뇌와 이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말러는 교향곡 작곡에만 몰두한 사람이었다. 그는 교향곡을 통해 사람과 우주, 이상과 현실이 통합된 거대한 형이상학적 세계를 구축하였다. ‘거인’, ‘부활’, ’천인(千人)교향곡’ 등의 표제만 보더라도 그가 만들어 내는 세계, 즉 교향곡이 얼마나 내용적으로 철학적이고 규모적으로 큰지를 쉽게 엿볼 수 있다.

이런 그에게도 가슴 떨리는 연애편지와 같은 곡이 있는데, 사랑하는 아내 알마를 위해 썼다는 교향곡 5번 4악장 ‘Adagietto’이다. 현악기로만 연주되는 이 탐미적인 곡은 토마스 만(Thoman Mann, 1875-1955)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루치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 1906-1976)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에도 쓰여서 그 유명세를 더하였다. 세계를 향해 발산하는 음악이 아닌 자신의 내향으로 침잠하는 말러의 느린 악장 중에 백미라 할 수 있다.
 
- IV -
“Muss es sein? (그래야만 했나?)”   “Es muss sein! (그래야만 했다!)”
 
서울 신포니에타의 이번 정기연주회는 이 선문답 같은 베토벤의 메시지에 음악으로 줄거리를 넣어 하나의 음악회를 구성해 보았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이 선문답에 위대한 선배 베토벤과 그를 결코 넘을 수 없었던 후배 작곡가의 ‘가상의 대화’를 상상해 본다.
 
 말러와 쇼스타코비치가 베토벤에게 물어본다.
“그래야만 했습니까?”
 
베토벤이 답한다.
“그래야만 했다!”
 
서양음악사를 관통하는 가장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들의 높은 산을 되짚어보며, ‘간판곡’인 교향곡이 아닌 그들의 인간적인 내면과 진솔한 감정을 들을 수 있는 ‘실내악곡’으로 재조명해 본다.  


 
 Program-
 
 
 
------------------------------------------------------------------
- 1 부 -
 
- 이소연 : Searching for the blue bird (파랑새를 찾아서)
 
- G. Mahler : Symphony No. 5 in c# : 4th mov. Adagietto Sehr langsam
 
- D. Shostakovich : String Quartet No.3 in F op. 73 : 3rd mov. Allegro non troppo
 
- Intermission -
 
- 2 부 -
 
- L. v. Beethoven : String Quartet No.16 in F op. 135
 
I: Allegretto
    II: Vivace 
    III: Lento assai e cantata tranquillo
    IV: Grave ma non troppo tratto – Allegro
------------------------------------------------------------------


이소연 : Searching for the blue bird (파랑새를 찾아서)
 
 
G.Mahler : Symphony No. 5 in c# : 4th mov.  Adagietto Sehr langsam

 자신을 억누를 수 없는 사람은 무제한의 눈물과 무제한의 사랑을 여전히 똑같이 허용하는 비개념적인 언어로 몸을 피한다 - 형식 속의 그런 몸짓과 때때로 손을 잡고 나타나는 것은 "이 다음에는…?”이라는 독특한 느낌이다.  즉, 동경으로 가슴이 부풀어 자신을 넘어서기를 원하는 그 무엇은 이별인 동시에 기억이기도 하다. 프란츠 베르펠(Franz Werfel)의 초기 시에 나오는 “미소를 털면서(entlaechelnd)”라는 낱말에는 그런 느낌이 얼마간 살아 있다. …(중략)… 초월의 이념은 음악의 도해곡선이 되어버렸다.

     - 테오도르 아도르노 <말러. 음악적 인상학>중 T. W. Adorno <Mahler. Eine musikalische Physiognomik>
 
D. Shostakovich : String Quartet No.3 in F op. 73 : 3rd mov. Allegro non troppo

 번호상으로 현악사중주 제3번 (1946년 작곡)으로, 그의 현악사중주 중 앙상블로 편곡 된 4곡 중의 하나이다. (루돌프 바르샤이에 의해 3,4,8,10번이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었다.)

작곡가의 전쟁교향곡 중 가장 장엄하다는 교향곡 8번의 구상을 현악 사중주로 응집한 곡으로, 교향곡과 동일하게 총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제 3악장은 변박자가 난무하는 Tocata 형식의 폭발적이고 파괴적인 곡으로, 음향 자체만으로 청자를 폭력의 한복판으로 인도한다.

그 폭력성의 마력에 압도되어 청자는 살인을 하고 있는지 살해를 당하고 있는지 조차 분간 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

Nirvana등의 alternative rock의 유행시절, 기타리스트가 공연도중 기타를 바닥이나 스피커에 내리쳐서 부숴버리는 ‘짜릿한’ 연출이 자주 있었다. 낙하 및 가속운동으로 부서지는 힘이 Rock의 벡터(vector)라면, 파동의 울림과 간섭은 클래식의 벡터이다.

이 곡에서 광란의 다운 보잉(down-bowing)이 만들어내는 울림만으로 현악기의 몸통이 부서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Intermission -
 
L. v. Beethoven : String Quartet No. 16 in F op. 135

 어느 작곡가라도 생애 마지막 곡이라면 그 점만으로도 그 곡은 충분히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그 작곡가가 베토벤이라면 생각해 볼 것이 많다.

갈리찐 공작의 요청으로 쓰기 시작한 12번부터의 후기 현악사중주군 중 마지막 곡으로 베토벤이 생애 마무리한 곡으로는 마지막 곡이다.

이 곡에서 형식적으로는 13,14,15번에서 파괴되었던 고전적 4악장제로 돌아왔으며, 내용적으로는 앞선 곡들보다 간결해진 맛이 있다. 하지만 마치 신선의 너털웃음처럼, 현세를 초월한 아득함의 깊이는 감히 가늠할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이 곡은 귀의 청각세포를 통해 뇌세포로 전달되는 기존의 신경체계로 전부 인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음은 두개골을 관통하여 뇌세포 안을 유영하며, 주제는  몸을 관통하여 호흡과 심박동을 어루만진다.
악성(樂聖) ‘베토벤’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병든 귀머거리 영감 ‘루드비히’를 마음 속으로 그려보자. 마지막 현악사중주에서 그는 이 세상에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해설 : 임형우 - 서울신포니에타 뮤직 큐레이터(Music cuator)
                                                                극단 '청춘극장' 연출부 드라마트루기(Dramatrugie)
                                                                게릴라 오케스트라 "Che" 총감독 겸 지휘자
                                                                고려대학교 의료원 성형외과 수석 전공의(Chief Resident) 

 
 




 
작성 '08/10/0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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