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마젤 이야기
http://to.goclassic.co.kr/news/1385
아바도와 베를린필은 베토벤교향곡 6번과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오자와와 로스트로포비치는 첼로의 연주는 좋았는데 오케스트라가 잘 받쳐주지 못한 듯한 연주였습니다.

물론 음악은 음 자체가 중요하지만, 미술이나 무용 등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영감을 불어 넣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장된 제스쳐를 보여주는 지휘자나 제스쳐없이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는 지휘자... 아무 액션이 없어도 관객들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의 차이는 지휘자마다 천차만별이라고 할 것입니다. 이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라이브입니다. 이것은 연주곡을 알거나 모르거나 관객들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 좀 생각이 다른데 CD소리는 좀 가공된 면이 있으며 이러한 영감을 느끼기에 부족하므로 CD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을 좀 꺼려합니다. 물론 이러한 영감은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도 전달되어 지휘자마다 천차만별의 소리를 내게 하죠. 아무리 빈 필이라고 하더라도 지휘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그들이 주는 감동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살로넨과 LA필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단원개개인의 역량이 빈필이나 베를린필에 쳐질지 모르나 지휘자가 관객들과 오케스트라단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콘서트홀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하고 서로 하나가 되게 하는 능력이 탁월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초보자들이 클래식과 좀처럼 친해지기 어려운 이유도 음에 대한 이해라든지, 음악적 지식을 요구하는 그런 분위기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이러한 점은 제가 전공자도 아니고 해서 노력한다고 전문가가 되기도 어렵다고 봅니다. 모든 새로운 분야를 접할 때 그 쪽 분야의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고 저도 존경하는 바입니다만,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어떤 감성으로 이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측면도 음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하나의 신선한 시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혹시 음을 정확히 전달하는가 보다는 설사 약간의 실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감을 불어넣는 연주, 이런 연주를 저는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가슴으로 듣는다고나 할까요..


>잘 아시는 분 같은데, 부럽다니요? 미 동서부와 유럽까지 누비시면서 재미는 혼자 다 보신 것 같은데. 저야 처자식이 딸려 있는 관계로 현재 일시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무실에서 15분 거리에에 있는 카네기홀과 링컨 센터(에버리 피셔 홀, 메트라폴리탄 오페라)만을 다니고 있지만 호윤님이야 그런 부담 없이 다 돌아 다니셨지 않습니까? 작년에 살던 켐브리지 (메사추세츠)만 하더라도 강만 건너면 보스톤이고 심포니 홀에서 참 좋은 연주회가 많았는데, 학교와 집에 발목이 잡혀서 몇 번 못갔네요. 오자와와 보스턴 심포니의 고별 공연(말러 9번)과 아바도/베를린 필 공연, 바렌보임/ 시카고심퍼니의 말러 공연, 오자와/로스트로포비치의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등을 놓친 것이 두고 두고 아쉽습니다. 흐흐 우리 마누라님 들으시면 죽음이지만, 부담 없이 돌아다니던 총각때가 가끔(?) 그립군요.
>
>개인적인 넉두리는 그만하고, 말씀하신대로 제가 듣고 보기에도 마젤은 실황연주에 강한 연주자임은 맞습니다. 그말은 꺼꾸로 이야기하면 현재 지휘계에 그만큼 인재가 없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음반이야 이미 은퇴한 사람, 죽은 사람들까지도 경쟁상대인데 반해서 라이브야 제한된 풀로 움직이는 것이고, 그런 범위내에서 마젤의 존재는 특별한 것은 맞습니다.
>
>다만 음악을 라이브로 듣는 것이 이상적이고 또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음반적인 기초가 없이 라이브만을 듣는 것은 위험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특히 브루크너 음악이 그런 면이 있는데, 마침 공연 감상문란에 브루크너 라이브 음악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니 제가 기회가 되면 그곳에다 코멘트 하기로 하겠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음이 귀청을 때려서 그 느낌을 전달받는 것인데, 라이브의 경우에는 귀 뿐만 아니라 눈도 큰 작용(지휘자의 동작, 악단의 연주, 관객들의 반응)을 하기 때문에 실제로 음반과는 다른 느낌을 전달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서 실연은 음반과는 달리 지휘자의 과장된 모습, 악단의 비르투오조적인 동작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가 수없이 음악회를 다녀 왔지만 느끼는 점은 역시 관객들은 내면적인 연주보다는 지휘자가 과장된 제스터를 하고 악단원들이 빠르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때 더욱 열광을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동일한 음원을 음반 또는 방송으로 들을 때에는 그러한 연주의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마젤의 경우 라이브 관객들의 취향을 아주 잘 알고 또 이에 적절하게 부합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거기다가 연주가 매우 정확하니 대중적인 면과 전문적인 면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그러나, 마젤의 한계는 너무 'generalist'라는 것입니다. 못하는 것도 없지만 유별나게 잘하는 것도 없습니다. 특히 그의 동작이 생략된 음반으로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마 이것은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코스모폴리탄적인 그의 혈통이나 배경, 그리고 가히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그의 선천적인 능력 등에도 기인하지만, 그의 찬란했던 젊은 시대 이후 어느 특정 레파토리를 파고 들지않았다는 점에 기인할 것입니다. 카라얀의 경우도 대표적인 'generallist'이기는하지만, 브루크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나 낭만파 오페라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가히 독보적이었습니다. 마젤의 경우 어쩌면 카라얀 보다도 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데뷔했고 화려한 30대를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레파토리에서 보여주는 독보적인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그의 초기 녹음들 (DG Originals로 나와 있는 라벨,프랑크 녹음이나 데카에서 나온 시벨리우스, 차이코프스키 녹음)은 매우 신선하고 충격적인 면도 있습니다만, 그 이후 녹음 스튜디오에서의 그의 모습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습니다(그의 초기 라이브에 대해서는 제가 이를 볼 기회가 없던 관계로 별도로 코멘트를 하지않겠습니다). 라이브 연주를 볼 기회가 적은 우리 나라에서는 아마 이런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마젤의 인기가 없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
>한편 호윤님께서 힘이 빠졌다는 마주어를 저의 경우에는 매우 감동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주어의 특징은 카라얀을 제외한 대부분의 독일계 지휘자들이 그러하듯이 내면적으로 음악을 몰입하는 경향이 있고 관객들의 반응을 큰 지표로 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레서 그런지 실황으로 그를보면 매우 밋밋하게 보이지만, 눈을 감고 음악을 들어보면 음이 매우 탄탄하게 재현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독일 정통 음악에 취약하던 뉴욕필이 그를 데려온 것도 아마 이런 이유 떄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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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신희강님과 동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로린마젤이 좀 과소 평가가 되어있다는 느낌이에요. 실연으로 보면 로린마젤은 라이브의 귀재, 아니 황제라고 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레퍼토리도 다양하고요.. 저는 브루크너 8번(뉴욕필), 말러1번(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보았는데 정말 둘 다 대단한 연주였어요. 과소평가된 이유가 아무래도 CD로 주로 들으신 분들이 많아서인것같습니다. 실연을 보면 카리스마가 더 발휘되는 연주자와 그렇지 못한 연주자가 차이가 나거든요.
>>
>>라두루푸의 베토벤4번을 들으셨군요.. 저도 2년전에 워싱턴의 내셔널심포니와 루푸가 4번협주곡을 협연하는 걸 들었는데. 짜임새는 좋은데 좀 힘이 달리는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곱게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인 듯합니다. 그 날 우연히 공연전 루푸를 만나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
>>아무튼 마젤이 이끄는 뉴욕필의 공연을 볼 수 있어 뉴욕에 계신분들이 부럽습니다. 제가 있을 때는 힘빠지고 이빨빠진 마주어였거든요.
>
작성 '03/02/0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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