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http://to.goclassic.co.kr/qanda/12756
은주님의 질문은 간단하지만, 답은 복잡합니다.

첫째, "피아니스트"는 엄청나게 많습니다.
피아노 발명 이후 지금까지 정말로 많이 존재했죠. 그런데, 그 중 일부만이 음반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모노에 SP 녹음이었죠. 그리고 피아노 롤 연주도 있었고.

생각해 보세요. 리스트나 알캉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이었을까요? 그들의 어려운 피아노 곡들이 그들의 기교의 최대한을 보여주는지 아니면 그들의 기교가 자신의 곡들보다 더 높은 곳에 있었는지 알기 어렵답니다. (물론 반대로 작곡자 자신은 연주 못하는 난곡도 상당수 존재하지만...)

그리고, 20세기로 들어와서도, 라흐마니노프나 부조니는 어느 정도 실력이었을까요? 또 고도프스키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예믈랭이 연주한 고도프스키 작곡의 쇼팽 연습곡에 관한 스터디인가요 뭐 그 곡 들어보시면 아시게 될 겁니다. 고도프스키가 얼마나 엄청난 피아니스트였는지...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는 제대로 피아노를 누구로부터 배운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겁니다. 거의 독학이었죠.

호로비츠 역시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습니다. 풀랑 같이 피아노 상당히 잘 치는 작곡자가 그에 대해 보인 존경심만 봐도 그렇죠. 또한, 어느 분이 말씀하신대로 폴리니 역시 엄청난 인물입니다. 쇼팽 피아노 콩쿨에서 루빈스타인이 말했죠. 자신을 포함한 누구(심사위원)보다 그의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그 때 아마 폴리니가 10대 중반인가 후반인가 그랬습니다.

그외에도 정말 많은 뛰어난 연주자들이 있죠.

그러니, 누가 최고라고 함부로 말하기 곤란하죠.

둘째, 테크닉이 무엇일까요?
어려운 패시지를 투명하게 연주하는 걸까요? 아니면, 남들보다 빠르게 음을 훑을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그리고, 곡해석의 능력은 감안되는건가요? 음색은 또 어떻게 되나요?

연주는 연주시의 연주자의 총체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연주를 둘러싼 환경적 요소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요. 분명, 폴리니가 동네 피아노 학원 선생보다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폴리니가 호로비츠보다 뛰어난지, 아니면 폴리니가 루빈시타인보다 뛰어난지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음악을 들을 때, 테크닉과 악곡해석 능력 등을 분리해서 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폴리니가 테크닉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거기엔 이미 그의 냉철한 해석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테크닉의 뛰어남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가끔 레코드를 사보면, 정말 어려운 패시지를 쉽게 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테크닉 면에서는 뛰어난 연주자지요. 그러나, 감흥이 없습니다. 감흥이 없으면, 테크닉은 별무소용이게 됩니다. 그리고, 처음의 놀라움도 사라지지요. 그렇게 사라진 신동들이 꽤 있습니다.

따라서, 제 생각에 누가 최고라고는 아무도 말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지금 레코드로 나와 있는 연주자들의 연주 중에서 모두들 뛰어나다고 인정하는 판들은 있습니다. 그런 연주들은 대부분 그 곡에 필요한 테크닉을 거의 완벽하게 소화한 음반들입니다.

누가 제일 잘 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어떤 곡을 잘 연주했느냐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작성 '02/12/1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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