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 글
http://to.goclassic.co.kr/qanda/17076
지난해 (복스로 이름과 내용을 바꾸기 전) '조이클래식'에 실린 글입니다.


사회자: 이 자리에 모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각각 조금씩 다른 시대를 살아 왔고, 지상의 기준으로 따지면 이미 고인이 된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특별한 한 인물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다만 상상력의 힘으로 말이지요. 우리가 기억할 인물은 바로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입니다.
작가 밀란 쿤데라는 '큰 불멸과 작은 불멸이 있다. 작은 불멸은 생전에 그를 알았던 사람들이 기억해줌으로서 얻는 불멸, 큰 불멸은 그를 몰랐던 사람들로부터도 기억된다는 의미의 불멸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인용이 정확했는지 모르겠는데요, 어쨌던 우리는 여기서 칼라스를 여러 가지 형태로 기억함으로써 그의 불멸을 더욱 완전하게 해주는 셈입니다.
앞에도 전제했듯이 오늘 우리의 만남은 철두철미 가공의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발언 하나하나는 여러분이 과거에 분명히 이야기했던 그대로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습니다. 아니, 확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군요. 언어란 번역을 거치면서 뒤틀리기 마련이고, 긴 코멘트는 일부를 삭제해 축약해야 할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므로 달리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이야기한 바의 대의가 왜곡되는 일은 절대 없을 거라구요. 여러분의 이름을 모두 실명으로 적을 것은 물론이구요.
먼저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그 문제에 대해 질문을 드릴 수 밖에 없겠습니다. 왜 다시 칼라스일까요? 과거에 비해 훨씬 뛰어난 기량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신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는 오늘날, 왜 우리는 과거보다 어쩌면 더한 열성을 가지고 그를 추모하는 것일까요? 장 티베리 파리 시장님, 98년 '칼라스의 해'를 선포하신 바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장 티베리: 많은 성악가들이 존재해왔습니다만, 그는 단순히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에 그치지 않는 '신화' 그 자체 였습니다. 그것이 오늘날에도 그의 추모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티토 고비: 동료 성악가인 제가 조금 부연할까요. 칼라스는 오페라의 세계에서 너무나 뚜렷이 빛나는 존재였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처럼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지요. 자신만의 신비한 마술을 가지고 있었달까요. 그와 함께 활동하던 시절부터 나는 줄곧 '그녀는 언제까지나 불멸하리라'고 생각해 왔는데 정말로 그녀의 예술은 불멸하고 있습니다.

사회자: 저는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과 칼라스가 듀엣으로 부르는 '세빌랴의 이발사'중 '그렇다면 나는'을 즐겨 들었습니다. 그 생각을 떠올리니 감회가 새롭군요. 동료로서도 칼라스의 존재가 그렇게 빛나는 것으로 여겨졌다는 말씀입니까?

고비: 그건 살아 한번 들을만한 목소리죠. 한번 듣는것만으로 영광스러워해야 할 일이죠.

사회자: 그가 오늘날까지 빛나는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 선생의 이야기만으로는 뚜렷이 무엇이 칼라스를 그토록 빛나게 하는지 궁금증이 남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먼저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잠깐, '음악적인 부분'이라고 포괄적인 정의를 하는 것은 너무 과감한 일 아닐까요. 음악적인 면에도 음색, 음성연기 등 여러 가지 측면이 있을 테니까요. 토마시니 선생님, 뉴욕타임스의 정기 기고자로서 칼라스의 어떤 면을 먼저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안토니 토마시니: 모든 사람이 칼라스의 팬일까요? 누구나 의식하는 바이지만, 칼라스의 목소리에 대해 듣는 사람의 의견은 극단으로 엇갈리게 마련이지요. 칼칼한 칼라스의 목소리는 때로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글리'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죠. 기교적으로도 자주 컨트롤을 벗어납니다. 그러나 처음 당신이 그의 노래를 싫어할지라도, 언젠가 그를 위대한 아티스트로 인식하게 될 때가 옵니다. 일단 그 단계를 지나면, 다시 그를 폄하하는 쪽으로 되돌아오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로돌포 첼레티: 음반평론가로 활동해온 나도 같은 의견입니다. 칼라스의 목소리가 균질하지 않다거나 그 자체로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여러 사람이 이야기해왔고 공감도 얻고 있으니 옳다 그르다 재론할 필요는 없겠죠. 긴장이 고도로 높아지면 그 소리는 분명히 '거칠어'집니다! 그러나 역시 그런 불유쾌한 면을 잊어버릴 수 있을 때가지 그의 노래에 친숙해졌을 때 그의 매력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의 매력은, 매끄럽고 완벽한 음색의 소유자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음색이나 어떤 액센트의 이례적인 변화가 듣는 사람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거죠.

사회자: 음색의 문제에 대해서는, 칼라스에 대해 이미 세 권의 책을 썼고 칼라스의 전문가로 알려진 존 아드왱 선생께서도 한 말씀 하시고 싶을 텐데요.
존 아드왱 기술적으로 말하면, 그의 목소리는 날카로운 울림을 가지고 있었으며 호흡의 이행에 자연스럽지 못하고 과장된 면이 있었습니다. 높은 음이 날카로와지거나 떨리는 한편 낮은 음은 때로 가슴까지 공명점이 내려와 세련되지 못하게 굵게 들렸죠. 그러나 이제 이런 진부한 이야기는 필요없을 겁니다! 아름답게 울리지 않는 성대를 가지고도 음악은 연주될 구 있는 겁니다. 그는 '음향'을 벗어나는 '음성'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목소리 자체로만 보아도 장점은 많습니다. 칼라스는 낮은 A에서 높은 E플랫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넓은 음역을 갖고 있었어요. 굵은 음색이란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죠.

비벌리 실즈: 제자였던 입장에서 제 생각을 말씀드릴까요. 칼라스 선생님 또한 자기 목소리가 때로 빈약하게 들린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계셨어요. 상태가 안 좋을때는 눈에 띄게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분이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 언어의 강력함은 놀라울 정도였어요. 칼라스 선생님은 자신을 부서뜨릴 정도로 무모한 분이었어요. 이전까지 노래의 모든 규칙을 파괴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요? 수십년이 지나서도 우리가 그분에 대해 논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죠.

사회자: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음성연기적인 측면을 말씀하시는 거겠죠?

마리안 노바코스키: 동료 성악가인 제가 평하자면, 그가 무대 위에서 발하는 모든 단어 하나하나가 그 단어에 맞는 분명한 의미를 전달했습니다.

스콧 에릭 스미스: 그래서 칼라스가 맡은 배역의 폭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넓었던 거죠. 가벼운 콜로라튜라에서 바그너까지 소화했지 않습니까. 단지 소화했다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두의 배역을 자신의 '스페셜'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무한히 목소리의 색채를 변화시킬 수 있었어요.

데스먼드 쇼 테일러: 저는 '그로브 오페라 사전'에 이렇게 쓴 바 있습니다. 동시대인 중에서 칼라스는 가장 깊이있게 이탈리아의 고전 성악스타일을 이해했고, 음악에 대해 본능적으로, 또한 지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자: 음성연기 외에 배우로서의 무대연기가 뛰어났던 점 또한 외면할 수 없는 것 아닐까요.

매튜 구레비치: 오페라의 여주인공들은 대개 하루아침에 천상에서 밑바닥으로 고꾸라지는 존재죠. 그런데 칼라스가 연기할 때 그 주인공은 코나 훌쩍이고 있을 틈이 없어요. 칼라스의 연기에서는 고귀함과 자부심, 운명에 대한 단호한 복종까지 느껴집니다.

어빙 콜로딘: 그 얘기를 들으니 그가 연기하는 '토스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군요. 메트로폴리탄에서 수많은 소프라노가 연기하는 '토스카'를 보았습니다만, 오직 칼라스만이 번개처럼 빠르게 스카르피아를 찔렀습니다. 그 다음 자신의 행동에 놀란 듯 움찔 물러서는 겁니다! 음성연기와 조화된 그의 연기는 다른 모든 소프라노의 명연기를 다 합쳐놓은 것 보다 인상적이었죠.

사회자: 그토록 훌륭한 예술가, 그러나 개인사에 있어서는 항상 행복한 존재만은 아니었습니다만….

니콜라 레시뇨: 저는 1류 지휘자가 아닙니다만 칼라스와 자주 공연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옆에서 볼 때, 인간으로서 마리아는 주위에 확신감을 주는 외모와 달리 부서질 듯 연약한 인간이었죠. 그러나 그것을 줄곧 극복하고자 한 데서 그를 이해하는 열쇠가 나온다고 할까요.

데이빗 커틀러: 칼라스의 비극은 여성이고자 하는 욕망과 아티스트가 되고자 하는 욕망 사이의 갈등에 있었습니다. 젊고 매력적인 여성으로 비춰지고자 하는 욕망과, 카리스마를 지닌 여신으로 비춰지고자 하는 욕망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 그는 어마어마한 집념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 점이 오늘날 우리에게 매력으로 다가옵니다만, 개인으로서는 비극이었죠.

사회자: 약속된 시간이 끝나가는군요. 아직 말씀을 하지 않은 분들께서 과연 칼라스는 누구였는지, 짧게 정의를 내려주시는 것으로 이 코너를 마치도록 할까요?

레너드 번스타인: 칼라스는 강력한 전류였습니다. 모두들 그 힘에 정신을 잃게 만들었죠.

프랑코 제피렐리: 오페라에서 BC란 칼라스 이전을 뜻한다,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웃음)

매튜 구레비치: 이미 한마디 했습니다만, 제가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다른 디바들은 왔다가 사라집니다. 마리아 칼라스는 영원합니다!




>위의 질문자체가 말이 안되겠지만(워낙 대가들이 많기 떄문에)
>하지만 그래도 궁금해서요..
>각각의 배역마다 최고의 소프라노가 있겠지만
>종합적으로 보건데(평론가나 일반오페라애호가들의 평가)
>역시 마리아 칼라스인가요?
>
작성 '03/08/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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