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에는 음악과 소리가 들어있습니다.
http://to.goclassic.co.kr/qanda/207638
1.
음반에는 음악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리도 들어 있습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음반에는 소리만 들어 있습니다.
음악은 그 소리를 듣고 사람이 상상력을 동원해 마음 속에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헌우님도 이런저런 소리의 쾌감을 겪으셨고 집착하셨고
갈등하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음악은 음악이고 소리는 소리입니다.

이런 사이트에 흔히 올라오는 글들의 주류가
허접한 소리로도 얼마든지 음악을 즐긴다는 류의 글인데
처음 듣기에는 그럴 듯해 보이지만 헌우님에게는 아무런
영양가도 없는 말잔치에 불과할 겁니다.

음악과 소리의 상관관계를 요리로 비유하면
맛없는 음식도 건강하고 입맛 좋은 사람들은 아무리 맛이 없어도
매일 매일 음식을 맛있게 먹고 또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음식에도 음식 나름의 맛의 세계가 있고
자신의 상태와 입맛과 관계없이 요리에는 객관적으로 더 맛있는 뭔가가 존재하고
더 맛있는 요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먹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좋은 소리는 새로운 음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안내자이고
좋은 음악을 더욱 빛나게 하는 양념입니다.

3.
헌우님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 두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자신이 음악 뿐만 아니라 소리를 즐긴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할 것.
2) 나쁜 소리를 병행해서 들으면서 귀높이를 수시로 끌어내릴 것.

매일 매일 맛있는 음식만 먹다 보면
그 음식이 얼만큼 맛있는지 잊어버립니다.

수시로 맛없는 음식을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알게 될 것입니다.

내가 이런 저런 이유로 불평하는 요리가 실은
얼마나 맛있는 것인가를...

흔히, 오디오 병이 심해지면 오디오를 다 팔고 미니콤포를 들였다가
시간이 지나면 또 하나씩 사들이고 팔고 반복하는데,
그러지 마시고 그냥 미니콤포를 지금 들여서
그걸로 음악을 자주 들으시기 바랍니다.

4.
그리고, 오디오는 우리가 추측할 수 없이 신비롭고
돈과 노력을 엄청 들이면 뭔가 상상할 수도 없이 대단한 뭔가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세계가 아닙니다.

그냥, 좀더 편하게 상식적이고 과학적으로 소리를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시고
그것을 통해 오디오에 대한 집착을 덜어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여기저기서 비싼 소리 좀 들어봤지만,
소리는 어느 단계에 이르면 다 거기서 거깁니다.

그렇게 말하면 저보고 막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최소한 가청 영역의 소리를 음 높이별로 9단계로 나눠서
착색과 뭉개짐을 대충 잡아낼 정도는 됩니다.

5.
음악은 음악이고 소리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소리가 어느 단계가 넘으면 음악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그걸 겪은 사람들은 허접한 소리로도 음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얘기는 안 하게 됩니다.

볼륨이 작으면 잘 안들리고 키우면 시끄러운데
그걸 꾹 참고 듣는게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조금만 연구하고 돈들이고 노력하면
말러든 오르간이든 시끄럽지 않게 즐겁게 들을 수 있으니까요.

어떤 음악이든 음반에 녹음할 때 음반 엔지니어의 작업을 거칩니다.
어떤 음악이든 귀를 최대한 덜 괴롭히면서
음악의 감흥을 살릴 수 있도록 엔지니어가 소리를 조율해서
음반에 넣기 때문에

어떤 음악을 담은 어떤 음반이라고 해도 그걸 들을 때
지나치게 시끄럽거나 왠지 갑갑하거나 피곤하면 음악이 내게 안 맞는 것보다는
그 오디오가 그만큼 소리가 잘못된 비중이 큰 겁니다.

연주회장에 가서 직접 들어보면 어떤 장르의 음악이든
클라이막스에서 엄청난 소리가 쏟아져도 생각보다 시끄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똑같은 크기로 그 음악을 들었을 때 연주회장보다 더 시끄럽다면
그만큼 자신의 오디오와 소리가 부족한 겁니다.
제대로 된 소리는 연주회장과 같은 소리의 크기로 들어도
연주회장처럼 의외로 시끄럽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6.
요는 이겁니다.
내가 즐기는 음악을 들을 때 음악 감상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필요한 소리는
어디까지인가.

내가 소리 자체를 즐긴다면 그 소리만을 위해서 나는 얼만큼의 돈과 노력을
써도 괜찮은가.
어떤 소리의 쾌감을 위해서 다른 소리의 쾌감을 얼만큼 양보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을 분명히 하고, 철저히 경제적인 입장에서
오디오의 요소를 조율하시기 바랍니다.

음악을 위한 오디오와 소리를 위한 오디오는 분명히 가는 길이 다릅니다.





>요사이 개인적으로 드는 회의이자 의문입니다.
>
>여러분들은 어떤 기계로 음악을 들으시나요?
>
>그리고 오디오와 음악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성 '04/06/3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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