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브루크너 교향곡
http://to.goclassic.co.kr/symphony/5438

>소중한 고견에 감사드립니다. 아래 답변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
>여담이지만, 제가 굳이 이 세 음반에 대해 문의드린것은 가입해있는
>음반클럽에서 선택할수 있는 리스트에 포함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이지요.
>
>브루크너는 말러에 비해서 호흡이 길고 유장한 편이어서 성질 급한 제게는
>아직 어렵군요. 므라빈스키가 레닌그라드필과 연주한 9번을 듣고 있는데
>이 연주가 입문으로 적당하지 않은지도 모르겠읍니다......

지금 쓰는 글은 제 사견입니다. 저도 브루크너 교향곡들에 대해 명확하게 개념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라서...

제 아이디는 나우누리에 1995년부터 계속 써왔는데 그 동안 저한테는 브루크너 교향곡에 대해 설명을 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매번 제대로 답변해주지 못했죠. 그러면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브루크너를 듣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브루크너를 설명하기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이죠. 왜 어려울까 생각하다가 브루크너의 곡을 대표하면서 흥얼거릴 수 있는 선율이 많지 않다(제 생각엔 거의 없습니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다 못해 말러의 교향곡들도 가곡의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습니다. 무한선율을 선사한다는 바그너의 반지 시리즈에도 멜로디를 흥얼거릴 수 있죠. 하지만 브루크너는 아닙니다. 왜?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 가장 감동적인 곳을 떠올려보세요. 파편이 되어버린 선율들의 얽매임으로 웅장하게 또는 소박하게 울리고 있을 것입니다. 마치 르네상스의 폴리포니처럼요. 실제로 브루크너는 작곡가로 나서기 이전에 성당의 성가대원이었고 이후에도 성당에서 연주자로 봉직했습니다. 그러면서 들었던 모테트들이 브루크너 음악의 자양분이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브루크너의 모테트들을 들어보시면 르네상스 모테트들과 고전주의 모테트들의 영향이 간간히 발견됨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그가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사사받은 스승은 고전주의 양식의 대가인 지몬 제히터였습니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형식적 틀이 베토벤 이후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이후 키츨러에게 배웠던 것은 바그너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었습니다. 따라서 브루크너의 교향곡에서 바그너의 영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전부는 결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제가 이해하고 있는 브루크너 교향곡의 모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후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의견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이렇습니다.

"고전주의, 특히 베토벤의 틀에 재료를 폴리포니적으로 쌓고 바그너적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마감한 교향곡" 입니다.

따라서 지휘자들의 성향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나는 곡이고 연주들입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결론이 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브루크너 교향곡에서 '결정판'이라고 하는 것들이 평론가들마다 제각각으로 나타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고르기 더 어렵습니다.

-梨軒-

postscript :
므라빈스키가 레닌그라드필과 연주한 9번은 객관적으로도 어렵긴 합니다. 저도 참 많은 생각을 하면서 들었던 연주니까요. 어떻게 보면 수긍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아닌 그런 연주였습니다. 제 생각엔 이수룡님의 현재 브루크너 교향곡에 대한 이해와 맞아떨어지지 않는 연주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연주를 찾아보세요. 불행히도 9번을 다양하게 듣지 않았습니다.

줄리니(DG) - 상당한 경지의 연주입니다. 다만 1악장 마지막의 추진력이 아쉽죠.
아바도(DG) - 깔끔한 연주입니다. 다만 제 성향과 맞지 않아서 저와 결별을 했습니다.
슈리히트(EMI) - 무미 건조합니다. 메마른 느낌은 녹음과 마스터링 과정의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주도 좀 뻑뻑한 느낌이 듭니다.
도흐나니(Decca) - 이 연주를 가장 좋아한다면 사람들이 다들 의아해합니다. 음향적으로 줄리니나 아바도에 못미친다는 것. 인정합니다. 사운드가 웅장하지 못하고 단정한 것. 역시 인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흐나니의 연주에는 3악장을 한 흐름으로 꿰뚫는, 그래서 한 호흡으로 연주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전 브루크너에서 호흡을 상당히 중시합니다. 긴 호흡이고 이 호흡이 끊어지는 연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도흐나니의 연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도흐나니의 고집때문인데 예전에 읽은 기사를 보면 도흐나니가 스튜디오 녹음을 하더라도 음반에 들어가는 음원은 한날 한시 한 흐름의 것을 쓴다고 하더군요. 첫째날에 1악장, 둘째날 오전에 2악장 이런 식이 아니라 리허설 식으로 한번 녹음하고 엔지니어랑 같이 들은 다음 수정할 사항을 반영하여 다시 하고 만족스러우면 그 Take를 통째로 쓴다고 하더라구요.:)
작성 '03/02/0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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