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카니니와 카라얀
http://to.goclassic.co.kr/symphony/8020
홍성화님의 글 마지막 부분에 대한 첨언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토스카니니가 카라얀의 음악을 싫어했다거나 폄하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는 푸르트벵글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토스카니니는 히틀러의 나치정권에 대한 항의와 바이로이트 내에서의 독일계 음악가들과의 불편한 관계 등을 이유로 1933년부터는 바이로이트 축제에 불참하였으며, 독일의 오스트리아 침공이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도 1938년부터는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1930년대에 갓 데뷔한 카라얀의 연주를 실제로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으며, 게다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거장 토스카니니로서는 카라얀이라는 신인 젊은이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당시 토스카니니는 70대, 카라얀은 20대)

이에 비해 카라얀은 토스카니니의 연주를 듣고 "번개에 맞은듯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술회하였습니다. "'팔스타프'에서는 놀랍도록 생동감 넘치는 음악을 들었고 '트리스탄'에서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들을 수 없었던 고도의 서정성을 맞보았다" "나는 처음으로 '연출' 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토스카니니의 오페라 공연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는 말을 할 정도로 초창기의 그는 토스카니니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인지 그의 EMI와 DG 초창기에 녹음한 곡들중에는 토스카니니와 매우 유사한 구조적 접근을 시도한 것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라얀의 음악을 토스카니니의 영향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못지않게 푸르트벵글러를 비롯한 여러 음악가들의 역할도 크게 작용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카라얀 자신의 개성이 궁극에는 이 모든 장점들을 융화시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내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토스카니니가 사망하고 나서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토스카니니가 카라얀의 음악성을 논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오히려 그가 카라얀을 싫어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카라얀이 나치당원이었기 때문이며, 자신의 음악적 출세를 위해 나치당을 적극 활용한 그 행위에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열혈남아였던 토스카니니는 무솔리니, 히틀러 등의 파시스트에 대해 기회있을 때마다 열변을 토하면서 비판하였으며 (이 때문에 무솔리니 당원들에 의해 죽을뻔 하기도 하였고, 결국 스위스로 망명하기에 이릅니다) 인기절정의 시기에 바이로이트와 잘츠부르크를 박차고 떠났습니다. 게다가, 그는 미국 정부가 히틀러 정권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인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성격의 그가 나치당의 선두에 서서 음악을 연주했던 카라얀을 곱게 바라볼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작성 '03/12/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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